정부부처가 크리스마스에 캐롤 활성화 캠페인을 나서기로 했다. 내년 부처님오신날에는 찬불가 활성화 캠페인을 정부부처가 나서서 해 줄까.

경기도 광주시가 가톨릭 수원교구와 업무협약으로 추진한 ‘남한산성-천진암 순례길 조성사업'을 역사왜곡 문제로 전면 백지화한 사건이 잊히기도 전에, 이번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종교와 관련된 크리스마스 캐롤을 활성화하는 캠페인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예수그리스도 탄생을 찬양하는 노래 일색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기독교교 회협의회, 한국교회총연합와 KBS, MBC, SBS 등 지상파 라디오방송사, 그리고 음악 서비스 사업자인 멜론, 바이브, 벅스뮤직, 지니뮤직, 플로와 함께 12월 1일 (수)부터 25일(일)까지 캐럴 활성화 캠페인 ‘12월엔, 캐럴이 위로가 되었으면 해’를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캠페인은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이 캐럴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연말 따뜻한 사 분위기를 만들자고 제안함에 따라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천진암 주어사 역사왜곡 문제를 일으키고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는 가톨릭이 이번엔 예수 그리스도 찬양에 정부부처와 지상파 방송사, 음악 사업자까지 동원한 모양새다.

캠페인 참여 기관들은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 자주 찾는 커피전문점, 일반음식점, 대형마트 등의 매장에서 캐럴을 가급적 많이 재생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저작권료 납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매장에서 캐럴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일부 지적을 감안해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최병구)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한국음악실연자 연합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음악 저작권 관련 4개 단체가 함께 운영하는 ‘매장음악공연권료 불편신고센터’(perf.or.kr)와 상담전화(☎ 1811-7696)를 통해 저작권료에 대한 안내를 강화한다.

멜론, 바이브, 벅스뮤직, 지니뮤직, 플로 등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은 캐럴 홍보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와 일반인에게 이용권(30일권) 총 3만 장을 제공한다. 저작권위원회 누리집에서는 캐럴 무료 음원 22곡을 제공한다. 저작권위원회 누리집을 통해 제공하는 캐롤음원은 고요한 밤(Silent Night), 기쁘다 구주 오셨네(Joy To The World), 오 거룩한 밤(Oh Holy Night), 오 베들레헴 작은 마을 (O Little Town Of Bethlehem), 저 들 밖에(The First Noel), 징글벨(Jingle Bell), 천사들의 노래가(Angels We Have Heard on High), The First Noel(저 들 밖에),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등이다. 이 곡들은 대부분 예수그리스도를 찬양하는 곡들로, 특정종교 찬송에도 많이 쓰인다.

문체부 대변인실 디지털소통팀도 캠페인 기간에 ‘공유마당’의 캐럴 음원들을 문체부 누리소통망(SNS)에 소개한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순례길 사업에서 천진암과 주어사의 역사를 왜곡하고, 가톨릭 성지화 내용으로 보편적 역사를 덧씌우려던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와 대한불교청년회 등 불교계가 천진암 주어사 역사 바로알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특정종교와 손잡고 크리스마스 캐롤 활성화 캠페인에 나서 종교편향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코로나팬데믹에 국민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하지만, 크리스마스 캐롤이 가두에서 사라져 가고 탈기독교 현상에도 가톨릭 등 특정종교가 정부 부처를 설득해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결국 선교를 하기 위한 행위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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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