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은 일불제자로서 승가화합을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을 석가세존께 우러러 고(告)하오며, 모든 허물이 이기심에서 비롯되었음을 인정하고 불보살님께 진심으로 참회하옵니다. 지혜로움과 자비심으로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이라는 본연의 길을 여일(如一)하게 걷겠노라고 역대조사께 서원하옵니다.”
조계종 총무원, 중앙종회, 화쟁위원회 관계자들이 조계종 적폐청산 및 개혁을 염원하며 종단과 긴장 상태를 유지한 스님들과 한 자리에 모여 ‘종단 화합 대법회’를 16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지난 2020년 신년기자회견 시 대화합조치를 피력했고, 이에 화쟁위원회가 지난 8월 종단의 화합과 안정, 승가의 대통합을 위해 종단화합대법회 개최를 건의하자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수용해 이루어졌다. 화쟁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승가화합을 위한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고, 법회를 준비했다. 지난 10월 25일 종정 진제 스님을 예방해, 종단화합대법회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진제 스님은 종단화합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종단화합 교시를 내리겠다고 했다.
화쟁위원장 호성 스님은 “종단화합대법회가 여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증명해 주신 종정예하와 격려해 주신 총무원장스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총무원의 부실장스님과 종단안정과 화합의 길에 마음을 내어 함께 동참해 주신 스님들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법회는 참석 대중이 모두 허물을 참회하고 화합 승가공동체로 거듭날 것을 발원하며 참회의 절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날 호성 스님은 ‘참석 대상자’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 33배를 함께 드렸다.
종정 진제 스님은 교시로 ‘화합된 승가공동체’를 당부했다.
종정 진제 스님은 “우리 조계종은 국민과 뜻을 함께하며 원융화합으로 종단의 안정과 정체성을 확립하여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불교의 중흥에 초석을 쌓아 올리고 귀일심원 요익중생(歸一心圓 饒益衆生)으로 조계법등을 높이 밝히고 있다.”며 “납자의 본분과 율장정신을 망각하였음을 자각하시고 발로참회하니 참으로 성스러운 법연의 장”이라고 했다.
진제 스님은 이어 “사부대중은 일불제자로서 대립과 반목을 초월한 영원성을 가진 동체대비의 비원을 실현하여야 하겠다.”며 “서로가 용서하고 존중하는 대화합의 장에서 우리의 시대정신인 불조의 소명을 우러러 높이 받들어 불교중흥의 대장정에 백절불굴의 신념과 원력으로 대법륜을 굴리어 우리 다함께 동참하여 이 땅에 불국정토를 성취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어떤 사람들은 참회가 부족하다고 하고, 반면 어떤 사람들은 종단 운영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현세간의 일은 시비분별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본이 아닌 가지를 붙잡으면 길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상대 역시 나만큼 정당할 수 있고,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주장하되 고집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비심과 공심公心의 토대 위에 서 있을 때 주장과 비판은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참회하고, 관용하는 것이 부처님께서 물려주신 우리의 오랜 법도이며 대강大綱”이라고 했다.
원행 스님은 이어 “미숙했던 조직 운영 역량을 함양하고, 종도 대중이 인정할 수 있는 종단 운영 제도를 갖추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내홍이 불가피했다. 수많은 갈등과 고통의 계단을 하나하나 딛고 올라 마침내 오늘날의 안정과 화합을 이루어낸 것”이라며 “36대 총무원 집행부가 무엇보다 종단 화합에 역점을 기울이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인식 때문이다. 오늘의 법회를 계기로 우리는 서로가 함께 승가를 이루는 도반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종단의 화합과 혁신을 통한 발전에 손을 맞잡고 나아가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화쟁위원회는 앞으로 화쟁행자和諍行者를 양성하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며 “오늘의 법요식이 원만히 봉행될 수 있도록 교시를 내리고 덕화德化를 드리워주신 종정예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사부대중께도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날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된 종단화합 대법회에는 원로의장 세민 스님, 총무원장 원행 스님, 교육원장 진우 스님, 포교원장 범해 스님, 백년대계본부장 정념 스님(월정사 주지), 화쟁위원장 호성 스님, 중앙종무기관 부실장스님, 참석 대상자들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저희들, 부처님 유훈 따라 승가공동체 화합을 제일덕목으로 삼겠다.”며 “내 주장을 앞세우기 전에 다른 이의 견해에 귀 기울이고 우리의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모든 행위가 환희로운 법보시가 되도록 하겠으며 참회와 화합을 통한 조계종의 혁신으로 미래의 한국불교를 열어가는 디딤돌이 되겠다.”고 발원했다.
법회는 50여분 동안 진행됐으며, 법회 후 조계사 대웅전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끝으로 회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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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정스님도 자기동상을 시주로
조성한것은 참회 안하나?
머리.수염 기르는것도 참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