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도 기본권·인권 보장되는 종단을 희망한다”
“종도 기본권·인권 보장되는 종단을 희망한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1.10.14 10:5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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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징계 6년여 만에 주지 임명장 받은 도정 스님
“불평등한 승가 현실…종법도 표현·언로·집회 자유 보장해야”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 등 종단 개혁 운동에 나섰던 도정 스님.



조계종 부조리와 개혁, 그리고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을 위해 거리에서 뛰었던 도정 스님에게 제주 남선사 주지 임명장이 나왔다. 2015년 4월 16일 초심호계원이 ‘공권정지 3년 및 종덕을 대덕으로 법계강급’ 징계를 처분했고, 2018년 10월 17일 재심호계원이 ‘공권정지 5년’ 징계를 처분한 것이 모두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된 이후 일이다. 도정 스님은 초심호계원 징계 처분 후 2345일, 6년 2개월 만에 다시 자신이 창건한 남선사의 주지가 될 수 있었다. 사회법 판결 후 3개월 여 만의 일이다.

도정 스님은 중앙종회의원(선운사)도 지낸 인물이다. 미얀마 등에서 상좌부 불교 수행도 경험했다. 제주 남선사는 대웅전도 없는 작은 시골 절이지만, 문화도량으로 제주에서 입소문이 난 절이다.

도정 스님이 남선사를 운영하는 일은 만만찮다. 종단 징계로 주지로서 활동할 수 없었고,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은 가중됐다.

도정 스님은 파계 행위로 징계를 받은 것도 아닌데, 신도들의 발길이 끊겼다. 종단의 건강성 회복에 나섰던 스님에게 징계는 가혹했다. 징계 기간 동안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지만, 남선사 현판과 주련을 한글로 새겨 각 건물에 걸어 둔 것이 알려지고, 이 일이 지난 해 <동아일보> 한글날 특집기사로 게재되면서 세인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스님은 “징계로 오랫동안 조용히 지냈지만, 옛 기와에 부처님의 일생을 그리고 파서 와판화를 만들며 정진했다. 올해 책으로 펴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남선사 향적당. 한글로 새긴 현판과 주련이 눈에 띤다. 도정 스님이 직접 쓰고 새겼다.



징계 기간은 길었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송사도 길었다. 징계 이유도 석연찮았다. 2015년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발언들이 징계 사유가 됐다.

도정 스님은 “전국구에 출연해 전 총무원장이 불교 행사 때 박근혜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가 축사를 하러 올라가자 물잔 위에 팸플릿을 덮어놨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오자 컵 위에 덮어 놓았던 팸플릿을 들어내면서 '각하 제가 먼지 들어갈까봐 덮어 놨습니다'라고 말한 것에 '아니 무슨 머리 깎은 내시도 아니고 출가자가 뭔 그런 짓거리를 하냐'라는 말을 한 것이 비위에 거슬렸던 것 같다. 적광 스님에 대한 폭행 교사 의혹을 제기한 것이 종단 내의 문제를 밖에 알려지게 한 것이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도정 스님은 “국가권력이 일반인을 사찰하고 무조건 조사하고 처벌하지는 않는다.”며 “조사를 하더라도 그 이유가 분명해야 하는데, 우리 종단은 범죄 행위를 밝히지도 않고 소환장을 보내 출두하라고 한다.”며 “이는 종도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월권”이라고 보았다.

유권무죄일까. 종법이 종도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많은 스님들이 느낀다. 도정 스님도 그랬다.

스님은 “종도들의 비판에 인색하고, 힘없는 종도들을 불러들여 조사하고 호계원은 애매한 잣대로 승풍실추라는 죄목을 지워 공권을 정지하는 징계 처분을 내린다.”며 “어떤 힘 있는 스님은 오랫동안 삭발하지 않고 지내도 불러들여 조사하지 않는다. 불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데 힘 있는 자에게는 법이 통하지 않고 힘없는 종도는 개혁의 염원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기본권조차 무시하면서 징계를 내린다. 불평등한 승가로 변해 가는 현실에서 차별을 많이 느낀다. 징계 처분과 소송 기간 동안 내내 느낀 것”라이고 했다.



도정 스님은 옛기와를 주워 부처님일대기 등을 새긴 와판화를 직접 제작한다.



법원이 도정 스님 징계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한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하나는 호계원이 도정 스님을 징계 처분하는 과정에서 징계 사유에 명백한 중대 하자를 범했고, 또 다른 이유는 방송에 출연해 발언한 것을 이유로 징계를 처분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또 종단 구성원의 자유로운 발언이나 의견 표명을 봉쇄하는 것은 건전한 비판을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처사이기 때문에 특정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발언했다는 이유로 징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도정 스님은 “우리 종단은 과거 총무원장 선거에서 절차상 하자로 인해 세속 법원이 총무원장의 자격을 상실케 하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며 “결국 우리 종법도 헌법이 보장하는 것처럼 종도들의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종권을 비판하는 스님들을 묻지마 식으로 조사하고 징계를 처분하는 것은 종헌종법은 물론 헌법이 정하는 기본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종도들의 인권마저 무시하면서 종권의 부조리와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으려는 스님들의 애종심에 상처를 준다면 한국불교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며, 출가자 감소로 미래불교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계종의 미래를 암당하게 하는 처사여서 이를 아는 이들이라면 그 누가 조계종단의 승려가 되려 하겠느냐”고 보았다.

그러면서 도정 스님은 “종도들의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은 깨달음과 자유를 추구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는 심대한 잘못”이라며 “이 역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법원이 판결문에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인권 침해 문제를 적시한 것은 조계종 등 종교단체와 종교인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헌법을 준수해야 하고, 종교단체 내부의 일이어도 헌법이 명시한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을 확인해 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초심호계원은 공권정지 외 법계 강급의 징계로 내렸다. 영담 스님을 징계할 당시도 법계 강급이 있었다. 법계는 수행력과 종단 지도력의 상징이다. 종단 내부 문제를 비판했다고 수행력이 줄거나 지도력이 감소할까.


와판화로 찍은 그림.


도정 스님은 “법계는 종단의 위계를 행정상 편의로 만든 법으로 여겼다. 법계 강급의 징계를 받고 보니 이는 부처님께서 계급을 타파하고 누구나 평등하다는 근본이념을 세운 불법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 생각된다.”며 “스님들에게 계급을 매기고 신도들에게 계급을 매기고, 계급에 따라 가사의 쪽수를 정하는 것은 불교적인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사미와 사미니 등 예비승려의 복장에 띠를 두르도록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며 등급을 정해 차별하는 것은 비불교적이며, 계급을 타파해야 할 불교가 법으로 계급사회를 만드는 행위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도정 스님은 “종법에 종도들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했다.

스님은 “내 징계 과정은 종단이 종도들의 인원과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사례”라며 “종헌종법에 승려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호하는 장치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했다.

‘해종’ 굴레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승가사회는 물론 교계 언론 등에서 ‘해종’ 논리는 종권 보호 장치로 작동한다.

도정 스님은 “옛 조사 스님들이나 선조 스님들은 사찰 주지나 종단 주요직책에 임명되면 허명에 매달리지 않았다.”며 “종단의 주요직책은 종도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닭 벼슬 보다 못하다는 중 벼슬에 매달려 건전한 비판과 건강한 종단 회복에 힘쓰는 스님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징계를 주려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화쟁위원회 이름으로 ‘해종행위 관련자’들에게 호법부 조사에 응하라고 권고하고, 모임에 참석하라고 한 것”으로 안다.

스님은 “화쟁위원회가 무슨 벼슬자리라도 되는 것처럼 하나. 법원 판결문에서 보듯 오히려 종도들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종단에 종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조계종 승가에 진보개혁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종단을 건전하게 비판 견제할 세력이 없다.

도정 스님은 “출가 연령이 높아지고, 불교관과 수행관이 정립되지 않은 스님들이 노후 대책 대책에 매달려 당동벌이의 삶을 살고 있다.”며 “기득권에 기대어 살겠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했다.

도정 스님은 “현대사회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이를 스님들이 따라 잡기 어렵다.”면서 “종단 개혁도 승가의 몫이지만 세속의 일처럼 외면하는 게 현실”이라며 “종단에 부조리가 없어지지 않으면 결국 승가의 일원인 스님들의 삶도 나아지지 않는다. 종단의 일을 모르는 척하고 수행한다고 수행자로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종단의 문제를 내 일처럼 여겨야 한다.”고 했다.

도정 스님은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했었다. 수년 전 총무원장 직선제를 둘러싸고 여러 논의가 있었다. 2022년 조계종은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한다. 총무원장 직선제는 여전히 유효할까.

도정 스님은 “당시 여론 조사에서 종도의 82%가 총무원장 직선제를 지지했다.”며 “총무원장 직선제는 종도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종도들이 종단 운영에 참여하는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불교가 살고 당동벌이하는 출가자들의 삶도 달라질 것이다. 총무원장 뿐 아니라 포교원장 교육원장 등 주요 직책들도 직선제로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권을 장악한 몇몇 사판들이 종단을 사유화하고 주요 보직을 차지해 왔다. 언로를 차단하고 비판과 견제, 자정의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 지속되면 종단 발전은 꿈같은 얘기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문화공간인 춘다원. 춘다원 현판과 주련도 도정 스님이 직접 쓰고 새겨 만들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 등 종단 개혁 운동에 나섰던 도정 스님.

조계종 부조리와 개혁, 그리고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을 위해 거리에서 뛰었던 도정 스님에게 제주 남선사 주지 임명장이 나왔다. 2015년 4월 16일 초심호계원이 ‘공권정지 3년 및 종덕을 대덕으로 법계강급’ 징계를 처분했고, 2018년 10월 17일 재심호계원이 ‘공권정지 5년’ 징계를 처분한 것이 모두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된 이후 일이다. 도정 스님은 초심호계원 징계 처분 후 2345일, 6년 2개월 만에 다시 자신이 창건한 남선사의 주지가 될 수 있었다. 사회법 판결 후 3개월 여 만의 일이다.

도정 스님은 중앙종회의원(선운사)도 지낸 인물이다. 미얀마 등에서 상좌부 불교 수행도 경험했다. 제주 남선사는 대웅전도 없는 작은 시골 절이지만, 문화도량으로 제주에서 입소문이 난 절이다.

도정 스님이 남선사를 운영하는 일은 만만찮다. 종단 징계로 주지로서 활동할 수 없었고,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은 가중됐다.

도정 스님은 파계 행위로 징계를 받은 것도 아닌데, 신도들의 발길이 끊겼다. 종단의 건강성 회복에 나섰던 스님에게 징계는 가혹했다. 징계 기간 동안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지만, 남선사 현판과 주련을 한글로 새겨 각 건물에 걸어 둔 것이 알려지고, 이 일이 지난 해 <동아일보> 한글날 특집기사로 게재되면서 세인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스님은 “징계로 오랫동안 조용히 지냈지만, 옛 기와에 부처님의 일생을 그리고 파서 와판화를 만들며 정진했다. 올해 책으로 펴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남선사 향적당. 한글로 새긴 현판과 주련이 눈에 띤다.
남선사 향적당. 한글로 새긴 현판과 주련이 눈에 띤다. 도정 스님이 직접 쓰고 새겼다.

징계 기간은 길었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송사도 길었다. 징계 이유도 석연찮았다. 2015년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발언들이 징계 사유가 됐다.

도정 스님은 “전국구에 출연해 전 총무원장이 불교 행사 때 박근혜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가 축사를 하러 올라가자 물잔 위에 팸플릿을 덮어놨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오자 컵 위에 덮어 놓았던 팸플릿을 들어내면서 '각하 제가 먼지 들어갈까봐 덮어 놨습니다'라고 말한 것에 '아니 무슨 머리 깎은 내시도 아니고 출가자가 뭔 그런 짓거리를 하냐'라는 말을 한 것이 비위에 거슬렸던 것 같다. 적광 스님에 대한 폭행 교사 의혹을 제기한 것이 종단 내의 문제를 밖에 알려지게 한 것이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도정 스님은 “국가권력이 일반인을 사찰하고 무조건 조사하고 처벌하지는 않는다.”며 “조사를 하더라도 그 이유가 분명해야 하는데, 우리 종단은 범죄 행위를 밝히지도 않고 소환장을 보내 출두하라고 한다.”며 “이는 종도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월권”이라고 보았다.

유권무죄일까. 종법이 종도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많은 스님들이 느낀다. 도정 스님도 그랬다.

스님은 “종도들의 비판에 인색하고, 힘없는 종도들을 불러들여 조사하고 호계원은 애매한 잣대로 승풍실추라는 죄목을 지워 공권을 정지하는 징계 처분을 내린다.”며 “어떤 힘 있는 스님은 오랫동안 삭발하지 않고 지내도 불러들여 조사하지 않는다. 불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데 힘 있는 자에게는 법이 통하지 않고 힘없는 종도는 개혁의 염원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기본권조차 무시하면서 징계를 내린다. 불평등한 승가로 변해 가는 현실에서 차별을 많이 느낀다. 징계 처분과 소송 기간 동안 내내 느낀 것”라이고 했다.

도정 스님은 옛기와를 주워 부처님일대기 등을 새긴 와판화를 직접 제작한다.
도정 스님은 옛기와를 주워 부처님일대기 등을 새긴 와판화를 직접 제작한다.

법원이 도정 스님 징계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한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하나는 호계원이 도정 스님을 징계 처분하는 과정에서 징계 사유에 명백한 중대 하자를 범했고, 또 다른 이유는 방송에 출연해 발언한 것을 이유로 징계를 처분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또 종단 구성원의 자유로운 발언이나 의견 표명을 봉쇄하는 것은 건전한 비판을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처사이기 때문에 특정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발언했다는 이유로 징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도정 스님은 “우리 종단은 과거 총무원장 선거에서 절차상 하자로 인해 세속 법원이 총무원장의 자격을 상실케 하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며 “결국 우리 종법도 헌법이 보장하는 것처럼 종도들의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종권을 비판하는 스님들을 묻지마 식으로 조사하고 징계를 처분하는 것은 종헌종법은 물론 헌법이 정하는 기본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종도들의 인권마저 무시하면서 종권의 부조리와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으려는 스님들의 애종심에 상처를 준다면 한국불교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며, 출가자 감소로 미래불교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계종의 미래를 암당하게 하는 처사여서 이를 아는 이들이라면 그 누가 조계종단의 승려가 되려 하겠느냐”고 보았다.

그러면서 도정 스님은 “종도들의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은 깨달음과 자유를 추구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는 심대한 잘못”이라며 “이 역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법원이 판결문에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인권 침해 문제를 적시한 것은 조계종 등 종교단체와 종교인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헌법을 준수해야 하고, 종교단체 내부의 일이어도 헌법이 명시한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을 확인해 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초심호계원은 공권정지 외 법계 강급의 징계로 내렸다. 영담 스님을 징계할 당시도 법계 강급이 있었다. 법계는 수행력과 종단 지도력의 상징이다. 종단 내부 문제를 비판했다고 수행력이 줄거나 지도력이 감소할까.

와판화로 찍은 그림.
와판화로 찍은 그림.

도정 스님은 “법계는 종단의 위계를 행정상 편의로 만든 법으로 여겼다. 법계 강급의 징계를 받고 보니 이는 부처님께서 계급을 타파하고 누구나 평등하다는 근본이념을 세운 불법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 생각된다.”며 “스님들에게 계급을 매기고 신도들에게 계급을 매기고, 계급에 따라 가사의 쪽수를 정하는 것은 불교적인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사미와 사미니 등 예비승려의 복장에 띠를 두르도록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며 등급을 정해 차별하는 것은 비불교적이며, 계급을 타파해야 할 불교가 법으로 계급사회를 만드는 행위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도정 스님은 “종법에 종도들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했다.

스님은 “내 징계 과정은 종단이 종도들의 인원과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사례”라며 “종헌종법에 승려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호하는 장치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했다.

‘해종’ 굴레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승가사회는 물론 교계 언론 등에서 ‘해종’ 논리는 종권 보호 장치로 작동한다.

도정 스님은 “옛 조사 스님들이나 선조 스님들은 사찰 주지나 종단 주요직책에 임명되면 허명에 매달리지 않았다.”며 “종단의 주요직책은 종도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닭 벼슬 보다 못하다는 중 벼슬에 매달려 건전한 비판과 건강한 종단 회복에 힘쓰는 스님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징계를 주려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화쟁위원회 이름으로 ‘해종행위 관련자’들에게 호법부 조사에 응하라고 권고하고, 모임에 참석하라고 한 것”으로 안다.

스님은 “화쟁위원회가 무슨 벼슬자리라도 되는 것처럼 하나. 법원 판결문에서 보듯 오히려 종도들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종단에 종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조계종 승가에 진보개혁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종단을 건전하게 비판 견제할 세력이 없다.

도정 스님은 “출가 연령이 높아지고, 불교관과 수행관이 정립되지 않은 스님들이 노후 대책 대책에 매달려 당동벌이의 삶을 살고 있다.”며 “기득권에 기대어 살겠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했다.

도정 스님은 “현대사회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이를 스님들이 따라 잡기 어렵다.”면서 “종단 개혁도 승가의 몫이지만 세속의 일처럼 외면하는 게 현실”이라며 “종단에 부조리가 없어지지 않으면 결국 승가의 일원인 스님들의 삶도 나아지지 않는다. 종단의 일을 모르는 척하고 수행한다고 수행자로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종단의 문제를 내 일처럼 여겨야 한다.”고 했다.

도정 스님은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했었다. 수년 전 총무원장 직선제를 둘러싸고 여러 논의가 있었다. 2022년 조계종은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한다. 총무원장 직선제는 여전히 유효할까.

도정 스님은 “당시 여론 조사에서 종도의 82%가 총무원장 직선제를 지지했다.”며 “총무원장 직선제는 종도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종도들이 종단 운영에 참여하는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불교가 살고 당동벌이하는 출가자들의 삶도 달라질 것이다. 총무원장 뿐 아니라 포교원장 교육원장 등 주요 직책들도 직선제로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권을 장악한 몇몇 사판들이 종단을 사유화하고 주요 보직을 차지해 왔다. 언로를 차단하고 비판과 견제, 자정의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 지속되면 종단 발전은 꿈같은 얘기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문화공간인 춘다원. 춘다원 현판과 주련도 도정 스님이 직접 쓰고 새겨 만들었다.
문화공간인 춘다원. 춘다원 현판과 주련도 도정 스님이 직접 쓰고 새겨 만들었다.

도정 스님은 남선사를 문화포교 도량으로 가꿔가고 있다.

도정 스님은 “남선사는 제주 중산간 시골마을에 위치한 대웅전이 없고 인법당을 갖춘 암자 같은 작은 절이라 법회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그래도 문화 포교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17평 강당을 지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2년 동안 사용도 못하고 있다가 작지만 영화관 시설을 갖춰 지난 9일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도 보고 몇몇 분들과 이야기도 나눴다.”고 했다.

스님은 “남선사는 불교 아카데미를 개설해 신도들이 불교관을 확립하고 신행활동을 하도록 돕고 싶다.”며 “또 지역주민과 함께 영화도 보고 서각, 전각 동호회를 만들어 전시회도 열고, 콘서트 등 음악 활동으로 지역주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문화와 포교사찰로 키워갈 생각”이라고 했다.

도정 스님이 전하는 불교는 심플하고 명확하며, 쉽다. 해석도 어려운 한문투는 없다. 모두 한글이다. 현판이나 주련도 직접 밑그림을 그리고 새기고 쪼고 깎고 새기며 정진한다. 모두 수작업이다.  "자비심이란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라는 가르침을 전하는 한글 주련이 도정 스님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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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월 2021-10-26 21:11:46
응원합니다 도정스님!!!

사회법을 따르는 종법으로 자유를 앗아버리는 종단의 무례하고 깡패스러운 행정을 슬퍼합니다

無影塔 2021-10-15 07:17:07
조계종 총무원장은 직선제가 옳다.
몇명이서 돈봉투 오가고 쑥떡쑥떡해서 않된다.

영암 2021-10-14 17:09:22
파사현정의 열혈사문 도정스님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ㅡ
마음고생...수고하셨습니다ㅡ
매불하고 종권의 붙어사는
파리때들은 부끄러운줄을 알아야 합니다ㅡ

백남이 2021-10-14 11:56:12
도정스님께 두손 모읍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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