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2.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제3부 2.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 혜범 스님
  • 승인 2021.09.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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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소설 미륵

 “내가 끝나면 너는 무사할 거 같아?”
갑자기 뒷덜미가 싸했다. 부장이 했던 말이다.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놈들, 칼자루를 잡은 놈들은 시스템, 카르텔을 구축하고 있었다. 곳곳에 놈들이 포진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 중 위 대가리를 쓸어버리면 중간 대가리들이 다시 그 위로 기어 올라와 대신 행세했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려하는 것인지. 도대체 무엇을 감추려는 것인지.” 
 “경찰에 알려요.”
 “경찰은 도움이 되지 못해. 계속 울어봐 울면 징징거리면 그 즉시 널 버리고 넌 너의 난 나의 길을 갈 것이야. 내길 가는 것만으로도 벅찬 거 너도 알지?”

 늙어가는 것, 단지 멸해가는 것과 이제 성장하는 아이와의 차이랄까, 지명의 말에 쓸쓸해하는 정우의 눈을 보았다.
 섬뜩한 지명의 태도에 크게 소리 내어 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웃어라, 온 세상이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게 될 것이다.’라며 얼마나 다그쳤던가. 아버지가 죽어도 정우는 어쩔 수 없이 지명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펐을 것이다.

 “우린 아마 아버지의 그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지 못할 지도 모를 거야. 지나간 일들은 지나간 일일 뿐이야.”
 이미 혹독한 시련을 거친 지명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정우는 길바닥에 서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어디로 갈 꺼나, 어디로 가야하나? 어찌해야 하는지.”

 지명이 넋두리처럼 말했다.
 “왜 꼭 놈들은 엄마 아빠를 망자로 만들어야 했을까요? 꼭 아빠를 자살시켜야 했는지요? 개새끼들. 왜 이렇게 까지……. 놈들 잡아서 주리를 틀고 죗값을 다 치르게 해 주실 거죠?”
 “노력해 보라고…….”
 두 번 세 번 약속했던 정우였다. 정우는 긴가민가해 하는 눈치였다. 울며 보이지 않는 놈들에게 악을 쓰고 욕을 해대던 정우였다. 사람은 짐승과 사이를 잇는 밧줄, 그 심연 위에 걸쳐 있는 하나의 밧줄을 외줄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전단을 끌어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스님.”
 “응?”
 지명이 쓴 웃음을 지으며 정우의 얼굴을 보았다. 입술이 부르튼 초췌한 얼굴의 정우의 눈에서 독기서린 눈빛이 어렸다.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순간 아들은 그 아비의 운명을 닮는다는 말을 떠올렸다.
 “그건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지.”
 “복수는 안 된다, 며요?”
 “……그렇지.” 
 “그럼요?”
 “정우가 되물었다. 어둠이 회오리바람처럼 불빛 밑으로 소용돌이쳤다.
 “때는 때때로 물은 물대로 흐르게 하고 우리는 어디로든 가면 되지……. 어느 길로나. 우린 틀림없이 도착하게 되어 있어. 계속 가다 보면 어디든 도착하게 될 거라고.”

 정우가 분노, 자괴감으로 어금니를 깨물고 있었다. 눈물이 흥건한 그러나 원망하는 눈빛이었다.
 정우의 속뜻은 이쯤에서 헤어져 복수의 길을 가던가, 아님 지명과 함께 진실을 파헤치고 벌을 주고 끝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걸 모를 리 없는 지명이었다. ‘빌어먹을’ 지명은 하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늙은이처럼 머리를 득득 긁었다.
 이편으로 가는 거도 위험하고 저편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멈춰 서 있는 것도 위험했다.
 사람에게 위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교량일 것이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성장한다는 건 하나의 과정이요 몰락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그렇게 정우의 출현은 지명의 생에 의외였으며 또한 필연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지명이었다.
​ “……다 죽여 버리고 싶어요.”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잖아.”
 “……이렇게 끝낼 수는 없어요.”
 “…….”

 정우의 결정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그렇지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할 수도 없었다. 문득, 지명은 니체를 떠올렸다. 자라투스트라는 강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 단계를 말했다. 첫 번째는 복종하고 남의 짐을 짊어지는 낙타요, 두 번 째는 용감한 정신을 의미하는 자유를 쟁취하고자 노력하는 사자였다. 

 명령에 길들여진 정우가 되지 않았음 했다. 열네 살, 중학교 1학년이어야 할 아이가 이미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했다지 않은가. 낙타처럼 복종하고 순종하며 바보처럼 사는 정우라면 지명도 정우에게 곧 환멸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정우에게는 묘한 마력이 있었다. 그렇다고 정우가 사자처럼 날뛴다면 그 또한 용서 되지 않을 것이다.

 “제 아버질 죽인 범인이 교도소 안에 있다 고요.”
 정우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찌그러졌다. 세상 탓을 한다면 용서 하지 않겠다는 지명의 말에 막막했을 것이다. 놈들에게 대한 복수심이 속에서 부글거리겠지만 이를 악물고 참고 있을 터였다.

 디스토피아의 시민들은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유토피아가 아니라 잘못된 세상에서는 자본과 권력이 세상을 휘둘렀다. 자본이 잘못해도 권력이 뒤를 보아주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지배 체제가 자행하는 온갖 억압과 속임수에 저항하지만 저항하는 자들은 결국 비참하게 파멸했다. 자본과 뒷거래 없이 권력을 잡을 수 없으니까. 카르텔을 이루고 있는 종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교부금(交付金), 국가나 공공 단체가 개인이나 단체를 지원하기 위하여 주는 돈으로 종교단체를 얽어 놓은 것이다. 권력과 자본이 주는 젖과 꿀을 받아먹는 종교는 굴종 적이고 타협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곤 했다.  

 얌전히 교도소에 갇혀있던 사람이 자살 당한 것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사실을 모르는 이 과연 몇이나 될까. 두터운 콘크리트의 높은 벽. 철조망이 쳐진 담. 창문마다 쇠창살이 있고, 하루 종일 30촉짜리 백열등이 켜진 곳이었다. 들어갈 때도 열쇠로 열고 나갈 때도 자물쇠를 열어야 하는 곳이었다. 문문마다 열쇠담당이 있고 뼁끼통, 사물보따리, 찐밥, 심지어 복도마다 CCTV가 달려 있는 곳이었다.

 잘못된 세상에서 칼자루 쥔 이들은 자기들의 잘못도 정의라고 주장하며 만행을 저지르곤 했다. 잘못된 언론, 경찰, 검찰. 일부 악의 쓰레기 같은 놈들. 정권과 자본과 손잡은 부정과 부패. 부정의 원흉들을 잡아 치우면 아래 있던 놈들 치고 올라와 그 윗자리를 차지하고 전에 놈들보다 더 나쁜 짓거리들을 해대고 있었다.

 교도소는 입구도 출구도 엄중한 곳이었다. 처음 입소하면 옷을 벗기고 엎드려 항문을 조사하고 주소 본적 생년월일 이름, 전과유무를 외치고 푸른 색 수의와 플라스틱 식기를 대나무 젓가락과 검은 고무신 한 켤레를 받았을 것이다.
 “없는 듯이 살아. 공연히 나댔다가는 어디서 시신이 발견 되지도 않을 거야. 체제에 승복하지 못하고 암암리에 반기를 든다고? 빅 브라더(Big brother)가 너를 그냥 둘 거 같아?”
 돌아보면 꿈만 같았다. 
 “권력은 권력 속에 있을 때 행사할 수가 있다고. 권력이 없을 때는 복종해야 되는 거라고. 권력자는 복종하는지 안 하는지 금세 알 수 있어. 권력이 아니면 고통과 모멸이지. 권력이 없이는 어떤 세계도 창조될 수가 없다고. 반역과 공포의 세계일뿐이지.”

 한때, ‘거짓이 진실이 되는 세상, Big Brother is watching you.’ 지명을 괴롭히던 귀 울음 중 하나였다. 사표를 던지고도 한동안 누군가 도청장치를 귀에 꽂아 넣은 듯 이명으로 괴로워했었다. 눈앞이 아득해지고 어지러워 벽을 붙잡고 무너지듯 주저앉아야 했던. 
 깨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지난 밤 곡차를 마시고 필름이 끊겼다. 지명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몸을 일으키고 보니 테이블에 정우의 핸드폰과 함께 메모지가 보였다. 머리가 빠개지는 거 같았다. 침대에 걸터앉은 채 ‘제기랄, 난 나쁜 놈들에겐 절대 너그럽지 않아.’라고 정우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명은 태워 물었던 담배를 몇 모금 빨지 않고 재떨이에 눌러 껐다. 기침이 쏟아져 나왔다. 아무래도 감기인 모양이었다. 옷 입은 채 그대로였다. 

 스님, 어제 출소한, 아버님께서 스님과 저를 보호해 줄 수 있다는 이를 만나러 가요. 밑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 하시면 펜션 측에서 아침식사를 보내준다 했어요. 다녀올 게요. 식당 전화번호 적어 놓았어요. 자비행 보살님께 여러 번 전화 왔어요. 장에 혹, 용정이 있어 다시 날 잡아 수술해야 한 대요. 만나고 보살님 병실로 갈 게요. 병원서 만나요. 정우올림

 정우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오동팔, 52세. 강남에 밤의 제왕이라고 했다. 어둠의 왕국을 일으켜 세운 사람. 일개 강남의 강 박사(박사는 룸살롱 업주를 뜻하는 은어)였던 그는 전쟁은 평화이며 자유는 속박이고 무지는 돈으로 왕국을 세웠다 했다. 30만 원 정도에 술자리와 성매매가 가능한 풀 살롱을 처음으로 개발한 사람이라고 했다. 미행했던 세 사람이 펜션 밖에 나란히 무릎을 꿇은 채 합장을 하고 앉아 있었다.

 “누구랍니까?”
 “모르겠답니다.”
 오동팔이 대답했다. 
 “어떻게?”
 “던지기 수법으로 돈을 보낸답니다. 택배로요. 그것도 현찰로요. 그리고 지시사항은 대포폰으로 문자하고요. 또 문자로 보고를 받고요.”
 “…….”
 “저한텐 사기 치지 못해요. 여기는 흥신소가 없어요. 천안 거지파 애들 이예요.”
 “대포폰 가져 와 보라 하세요.”

 지명은 정우로 하여금 놈들의 전화 문자내역을 사진으로 찍게 했다. 그리고 수신 발신, 양쪽 번호를 제목으로 사진으로 캡처해 두라 하며 ‘돈만 주면 무슨 일이든 다 한다?’하고 정우랑 눈을 맞추며 빡빡 머리를 득득 긁었다. 

 “피곤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 일을 시키신 분에 대해 짚이는 사람이 있으신지요?”
 “…….”
 “말씀해 보세요.”
 “……저희는 그저 시키는 대로.”
 “예, 나가들 일보세요.”

 순간 지명은 정우랑 다시 눈을 맞추었다. 지명은 짚이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었다. 큰 쇠망치로 한방 얻어맞은 거 같았고 온 몸으로 전류가 휘저으며 지나가는 거 같았다. 
 오동팔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동팔, 한때 조사관과 피의자로 만났던 인연이었다. 증거는 차고도 넘쳤다. 증거 앞에서 피의자는 30초면 모든 가식적인 행동이 불필요했다. 그러나 거물답게 그리 굽실거리지 않았다. 

 “……쟤네들 보내시고 곡차나 한 잔 하시죠.”
 스님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는 듯 오동팔이 말했다.
 “그래요……. 고생했다고 곤히 보내주세요.”
 그리고 펜션 여주인이 술상을 차렸고 지명은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지명은 한동안 멍 때렸다. 순간, 과거의 긴 그림자를 이쪽으로 끌어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정우가 두고 간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강 미정. 전화번호를 누르자 핸드폰에 입력이 되어 있었다. 사랑, 한때 목숨과 같았던. 지명의 생에서 일어난 한 과거였다. 연수원 동기. 한 때 미래를 약속했던 사이였다. 열렬히 사랑했던 날들. 그 길고 멀었던 잠시나마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 추억은 신기할 정도로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힘이 되어주곤 했다.

 번호를 누르니 문자 교신 흔적이 보였다. 
지명은 문자를 눌러보았다. 서로 문자교신한 내용들을 찬찬히 훑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우: 예, 부탁해요.
 미정: 그래……. 또 무슨 일 있음, 문자하거나, 전화 해.
 정우: ……다 방법이 있어요.
 미정: 알았어. 보안과장 인적사항만으로 어떻게 하려고? 
 정우: 글쎄요, 밝힐 수 있을까요? 
 미정: 그 인간, 알아서 자기 몸 잘 지킬 거야. 너의 아버지 사건도 수사관들도 공정하게 수사할 거고.
 정우: 네, 우리 스님요. 그리고 저요. 제겐 소중한 사람에요. 화가 나시면 물불 안 가릴 거 같아서요. 
 미정: ……아버지도 죽은 마당에 이제 와서 누굴 지켜?
 정우: ……이제 저는 더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으려고요. 저 화이트 해커에요. 마음만 먹으면 화이트 하우스도 뚫을 수 있을 걸요.
 미정: ……그건 왜?
 정우: 그럼 거기 보안과장 인적사항 좀 알 수 있을 까요?
 미정: 총무과장
 정우: 저 특별면회 시켜주었던 분이 무슨 과장이라 하셨죠?
 미정: 과실치사로 1년 반을 살았네. 
 정우: 네. 아버지가 믿는 사람이라고 했으니까요. 스님과 저를 지켜 줄 수 있다고요.
 미정: 그 사람 그런데 믿을 수 있겠어? 살인전과가 있는데.
 정우: 네, 감사합니다. 김 두만, 그 사람을 제가 직접 만나보고 판단하죠, 뭐.
 미정: 결과 나왔다. 신원조회에 락이 걸려있어. 내 비밀등급으로도 안 되네.
 정우: 네.
 미정: 그래.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절차를 밟으려면 한 삼십 분 기다려야 할 거야.
 정우: 네. 성명 김 두만, 66년 4월 20일생이요. 열 시에 출소하셨다는데 열두 시에 저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메일로 사진도 제게 보내주셨으면 해요. 
 미정: 이름하고 생년월일은 알아?
 정우: 이 분이 출소하신 날 아버지가 교도소 내에서 자살하셨다는 통보가 왔는데 아버지는 자살할 이유가 없으시거든요. 그리고 면회했을 당시 여주 강 근처에 아버지 이름으로 된 땅에 가서 조립식이라도 짓고 기다리라고 하셨거든요.
 미정: 그런데?
 정우: 교도소에서 아버지를 지켜주신 분이었대요.
 미정: 누군데?
 정우: 한 사람 신원조회 해 주실 수 있어요?
 미정: 무슨 부탁?
 정우: ㅎㅎㅎ검사님이시라고 특수부에 계시다 들었어요.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되요?
 미정: 응, 나 그 인간의 전 애인. 발로 뻥 차인. ㅎㅎㅎ
 정우: 그런데 누구세요?
 미정: 정우?
 정우: 말씀 낮추세요. 저 이제 열네 살. 강 정우예요. 
 미정: 네. 그렇군요.
 정우: 네. 특별 면회하게 해 주신 분이 저의 아버지셨어요.
 미정: 상좌라면……제자? 양아들?
 정우: 네……. 스님께서 저를 상좌로 받아 주셨어요. 
 미정: 실례지만 이 전화기를 갖고 계신 분하고 전 특수부 변동인 검사, 현 지명스님하고 어떤 관계이신지?

 “깜찍한 것들.”

 문자내역을 훑어보던 지명은 입을 실룩이다 빙그레 웃었다. 정우의 싸움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핸드폰에 문자로 찍어 지명의 눈앞에 내용을 들이밀었다. 원하는 돈을 줄 터이니 흥신소 사람들에게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들, 주변 식당, 유흥주점, 심지어 룸살롱까지 주변 탐문수사를 부탁하겠다, 할 때 지명은 정우를 말리지 않았다. 어느덧 지명의 눈빛에 광기가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정우는 전혀 물러 설 기세가 아니었다. ‘소중한 사람?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겠다고?’ 이제 자기가 지킬 거라는 그 말이 뇌리에 꽂혔다. 어느덧 소중한 사람이 되었던가.
 창문이 바람에 덜컹거렸다. 창밖을 보니 눈은 그쳐있었다. 온통 눈에 뒤덮인 풍경이었다.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날 것만 같은 해맑은 아침이었다. 아무래도 시간이 몸을 씻고 병원으로 가야 할 것 같았다.

계속
 

혜범 스님

1976년 입산, 1991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바다, 뭍, 바람」당선. 1992년 『언제나 막차를 타고 오는 사람』이 영화화되었으며, 1993년 대전일보에 장편소설 『불꽃바람』을 연재했고, 1996년 대일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장편소설 『언제나 막차를 타고 오는 사람』(흙출판사),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청림출판사), 『천기를 누설한 여자』(흙출판사) 『반야심경』(밀알출판사), 『업보』(밀알출판사), 『남사당패』(태일출판사), 『시절인연』(밀알출판사), 『플랫폼에 서다』(북인) 등을 출간했으며,

산문집으로는 『행복할 권리』(도서출판 북인), 『나비는 나비를 낳지 않는다』(밀알출판사), 『달을 삼킨 개구리』(북갤럽), 『숟가락은 밥맛을 모른다』(북갤럽)를 펴냈다.

현재 강원도 원주 송정암에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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