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기장 장안사 인근에 대규모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이 예정돼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지역은 반딧불이와 고리도룡뇽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빼어난 경관과 청정 환경을 갖춘 장안사 계곡은 부산 경남시민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매립지는 이 지역과 1.5km 떨어진 곳에 6만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시(시장 박형준)는 지난 6월 3일 기장군(군수 오규석)에 장안읍 명례리 일원 민간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업계획서 접수에 따른 의견 협의 공문을 발송했다.
기장군은 이미 군수 입장문, 주민 결의문, 부서별 검토의견을 부산시에 전달했다.
기장 장안사(주지 무관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는 주민들과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무관 스님은 "장안사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대웅전과 보물인 삼존불을 모신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다. 이곳에 산업폐기물매립장이 들어온다면 1400여 년 된 장안사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장안사와 인근에는 반딧불이와 고리도룡뇽이 살고 있다. 청정 환경인 이곳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천혜의 청정 지역인 장안사 인근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면 북동풍을 타고 온 악취가 진동하고, 폐기물 침출수로 지하수 오염은 피할 수 없다는게 장안사와 주민들 걱정이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부산시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오 군수는 "부산시는 천년고찰 장안사와 부산 경남 시민의 휴식처인 장안읍 치유의 숲, 대운산 치유의 숲, 울산수목원 인근에 대규모 폐기물매립장 사업신청을 즉각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장안사와 기장군민 울주군민 등은 부산시청 앞에서 두차례 집회를 열고 부산시의 매립지 반대 결정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삭발도 했다.
김정대 장안읍 이장협의회장은 "일개 민간 사업체가 보존산지인 사업지 용도를 바꿔 축구장 25개 크기의 6만평 부지에 산업폐기물 매립지를 짓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부산시는 이 지역 매립지 건설 계획이 민간 특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연환경 훼손 사실이 부각되는 것은 맞다. 폐기물 처리시설 신청은 민간 제안 방식으로 들어왔고, 특혜가 주어진 것은 없다"고 했다.
16일,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산하 환경위원회는 부산시에 산업 폐기물 매립 처리시설 반대 결정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계종 측은 "부산시가 장안사 인근 산업 폐기물 매립장 사업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지역 교구본사와 사찰, 환경단체와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