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본사 은해사 주지 덕관 스님이 사직했다. 회주 돈명 스님이 종단 기관지에 법상좌 덕관 스님과 이연했다는 광고를 내고, 이를 <불교닷컴>이 보도한 지 3일 만이다.
이에 따라 은해사는 직무대행체제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은해사 A 스님은 “덕관 스님이 종무소에 사직서를 냈다지만 (총무원장의) 수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오늘(26일) 월주 스님 영결식이 있어 총무원과 은해사 내부에서 주지 사임과 이후 대응에 대해 구체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덕관 스님이 사직서를 낸 만큼 빠르게 이후 일정이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A 스님은 “선출직 교구장이 사직해 직무대행이 불가피하겠지만, 아직 직무대행을 누구로 할지는 깊이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은해사 안정과 화합을 위해 회주 스님과 문중 중진 스님들이 깊이 고민해 결정할 것 같다.”고 전했다.
덕관 스님은 25일 회주이자 은사인 돈명 스님에게 참회의 뜻을 밝혔지만,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이 나왔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고, 덕관 스님이 회주 돈명 스님과 문중 내 몇몇 스님들에게 조건 없이 참회해야 하는 상황이란 것이 은해사 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은해사 B 스님은 “이연 공고를 기관지에 낼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을 끝내겠다는 것 아니었겠느냐”면서 “본사주지가 회주 스님에게 참회했다지만, 회주 스님 외 다른 중진 스님과 문제도 중첩돼 문제를 풀기 어려웠고, 이미 때가 늦었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덕관 스님과 회주 돈명 스님을 비롯한 중진 스님들과 마찰, 임기가 남은 주요 말사 주지 교체 시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A 스님은 “선본사(갓바위), 거조사, 대전사 등 말사 주지 인사권 문제와 문중 내 중진 스님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을 회주 스님에게 전달하며 이간질하고, 경내에서 불경한 태도로 생활하는 등 문제가 쌓이면서 교구본사주지 자격론까지 일었다.”고 전했다.
은해사 스님들에 따르면 덕관 스님은 회주 돈명 스님 등의 도움으로 교구본사주지에 신승했다. 또 덕관 스님을 돈명 스님 법상좌로 입당할 수 있게 도운 화엄사 중진 C스님이 은해사에 주석했지만 이번 사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스님은 “그동안 은해사는 문중 어른스님들, 그리고 운영위원회에서 말사 주지 인사를 비롯해 종무행정을 논의해 왔지만, 덕관 스님은 이런 전통을 깨고 ‘주지 인사권이 본사주지의 고유권한’이란 점만 부각했으며, 덕관 스님의 의견에 D 스님이 동조했지만 역효과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덕관 스님은 25일 “대중들에게 알려진 마당에 맞다 틀리다 등 변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무조건 참회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6일 사임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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