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 두고, 조계종 사찰 '도난' vs 태고종 사찰 '기증'
성보 두고, 조계종 사찰 '도난' vs 태고종 사찰 '기증'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1.06.02 10: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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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논란 휩싸인 충북도 지정문화재 '백의관음보살후불도'
조계종 사찰과 태고종 사찰이 서로 도난과 기증 주장을 하고 있는 충북 문화재자료 제97호 백의관음보살후불도 (사진=문화재청 누리집)
조계종 사찰과 태고종 사찰이 서로 도난과 기증 주장을 하고 있는 충북 문화재자료 제97호 백의관음보살후불도 (사진=문화재청 누리집)

 

충북 문화재자료 제97호 '백의관음보살후불도'를 두고 조계종과 태고종 사찰이 각각 "도난 당했다"와 "기증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그림은 마곡사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활동한 화승 금호 약효가 1904년 조성한 불화이다. 백의관음보살과 제자들 사천왕 등이 그러져 있다. 백의관음 머리 위로 흩날리는 듯한 천의 표현은 약효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특징이다.

지난 3월 충북도는 이 백의관음도를 도 문화재자료로 지정했다. 

문화재청 누리집은 이 백의관음도가 "본래 보살사 자운암에 봉안됐던 불화"라며 현 소재지를 청주 운용사로 밝히고 있다.

백의관음도가 원래 있던 보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법주사 말사로 조계종 원로의장을 지내다 지난해 입적한 종산 스님이 주석하던 곳이다. 

백의관음도를 현재 소장하고 있는 운용사는 한국불교태고종 사찰이다.

도 지정 두달여 후인 지난달 31일, 청주 보살사와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는 "'백의관음보살후불도'는 보살사가 소장하다 잃은 문화재"라며 반환을 촉구했다.

보살사 측은 "지난 1월 신임 주지스님 취임 후 성보 목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백의관음보살도 분실을 확인했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에 도난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보살사 측 도난 주장에 그림을 갖고 있는 운용사는 "종산 스님 확인을 통해 기증 받은 것"이라고 했다.

운용사 측은 "이 백의관음보살도는 보살사 자운암에 있던 것인데, 자운암을 철거하면서 자운암 주지로부터 기증을 받았다. 보살사 주지였던 종산 스님에게서 받은 기증사실확인서도 있다. 도난문화재가 아니다"고 했다.

운용사가 종산 스님의 기증사실확인서를 갖고 있는 것에 보살사 측은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종산 스님은 노인성질환 등으로 정상 활동이 어렵던 시기로, 사실확인서는 강제 날인 받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종산 스님 상좌로 보살사 총무 소임을 보던 원각 스님은 "종산 스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스님 대신 내가 일처리를 했다. 후불도 등 중요 유물이 포함된 줄 모르고 종산 스님 명의 기증사실확인서에 직인을 찍은 사실이 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잘못된 일이었다"고 '한겨레'를 통해 밝혔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문화재 지정에 앞서 충북도와 청주시가 확인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 문화재 지정 뒤 소유 사찰의 사업에 국고보조금이 투입될 수 있는 만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충북도는 "문화재 지정 과정에서 청주시 문화재 담당이 백의관음보살도 소유 등 관련 사찰과 관련자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 문화재 지정 예고 기간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보살사 측의 도난 신고를 받고, 단속반을 통해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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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떨고있겠는데 2021-06-05 20:50:21
범인은 분명히 있어보인다. 그게 둘인 것 같은데 서로 아니라다고
책임만 떠넘기려 한다면 누가 책임 지는가 ?


둘다 공모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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