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본위화폐] 3. 똥을 통해 만난 자연이라는 생태
[똥본위화폐] 3. 똥을 통해 만난 자연이라는 생태
  • 조재원 울산과기원 교수.
  • 승인 2021.04.12 14: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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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남원 산내면 작은마을 필자(조재원) 어머니 집 생태화장실. 볼일 볼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똥의 한문 글자 분(糞)를 보면 “쌀 미(米)” 밑에 “다를 이(異)”가 있다. 똥 분이라는 것은 쌀이 변해서 만들어진 쌀의 다른 모습이라는 뜻을 가진다. 쌀은 사람이 먹으면 분해되어 영양분이 되는데 사람의 몸을 유지하고 살린다. 그리고 남은 쌀의 다른 모습이 똥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살기위해 음식을 먹는다. 여전히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은 생존보다는 건강과 먹는 즐거움 자체를 위해 음식을 먹는다. 음식점은 이제 맛 집, 건강을 지켜주는 전문가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레스토랑의 사업성공 여부는 맛 그리고 건강이 좌우하게 되었고 배달음식과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음식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이제 먹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때론 걱정하지만 그것은 건강상의 문제이지 다른 이유는 특별히 없다.

쌀밥, 빵, 고기, 생선, 채소를 먹으면서 이 음식이 어떤 똥으로 만들어질까 생각하면서 먹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가끔 TV 건강프로그램에서 변비를 치료할 수 있는 얘기를 할 때는 음식이 똥과 살짝 연결되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건강 또는 병을 치료하는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똥을 누기 위해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요리하여 먹어야 한다는 얘기를 우리는 하지 않는다. 똥을 음식과 연결시키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음식을 먹기 위해서 우리는 쇼핑, 요리를 포함하여 긴 시간과 많은 돈을 들이고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지만 똥 누는 것은 가능하면 짧게 돈은 적게 드는 방법으로 멀리 보내 처리하기를 원한다. 환경을 위해 똥을 생태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현재 잘 유지되고 있는 하수처리시스템을 왜 굳이 바꾸려 하는지, 경제성은 있냐고 반문하기 일쑤다. 하수와 분뇨를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인프라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예산은 얼마나 많이 드는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자연은 쌀, 밀, 고기, 채소를 사람과 동물에게 제공하고는 왜 더러운 똥을 받아줄까? 우리는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짐작은 하고 있다. 사람과 동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증식과 에너지 칼로리가 필요한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기물이 있어야한다. 그런데 유기물에 포함된 것 중에서 탄소가 질소보다 많이 필요하다. 쌀밥과 빵을 먹으면 쌀과 밀 속에는 많은 탄소가 있고 이를 우리 몸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쌀과 밀 속에는 상대적으로 탄소에 비해서 적은 양이지만 질소도 포함되어 있다. 즉 우리는 상대적으로 많은 탄소와 적은 질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탄소의 양이 질소의 양보다 20배 이상 필요하다. 음식을 먹고 소화시켜 탄소를 최대한 이용하고 상대적으로 적게 쓰는 질소는 남아 똥과 오줌에 많은 양이 포함된다. 똥과 오줌에서 냄새나는 거의 모든 물질은 질소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물질이 암모니아이다.



볼일 볼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그럼 자연 속 식물과 미생물은 음식으로 무엇이 얼마만큼 필요한가? 식물과 미생물도 당연히 탄소와 질소가 필요하다. 탄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속에 모두 들어 있다. 질소는 단백질 속에 주로 들어 있다. 미생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단 음식인 당, 탄수화물을 좋아하며 또 탄수화물을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사람과 동물은 음식을 두고 식물과 미생물과 경쟁하기도 하지만 공생하면서 함께 살아가는데, 그 이유는 식물과 미생물은 사람과 동물에 비해 탄소보다는 질소를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탄소를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 공기 속에서 질소를 흡수하여 영양분을 만드는 능력을 식물은 가지고 있지만 사람과 동물의 똥, 오줌에 포함되어 있는 양질의 질소를 이용하면 식물은 훨씬 빨리 자란다. 탄소와 질소의 균형이 사람, 동물, 식물사이에서 맞추어 지고 있는 것이다. 필요한 영양소를 두고 이렇게 서로 균형이 맞추어져 있다. 즉, 자연이다. 미생물은 흙, 물, 식물에도 있지만 사람의 몸 여러 곳에서 살고 있다. 특히 사람의 대장에는 대장균이라는 박테리아가 있는데 대장균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다. 우리가 똥을 누면 약 4분의 1은 대장균이라는 박테리아 덩어리이다. 대장 속에서 살고 있는 대장균은 질소를 주로 먹고 자라는 미생물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수천종 이상의 다른 미생물들이 사람의 대장 속에서 경쟁하면서 때로는 공생하면서 살고 있다. 사람들 배 속 자연의 모습이 그러하다.

사람, 동물, 식물, 미생물은 자연이라는 생태계에서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을 교환하면서 공생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룬다. 사람과 동물은 탄소라는 것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두며 식물과 대장균 미생물은 탄소보다 높은 가치를 질소에 둔다. 아쉬운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지구상에서 함께 살 수 있다. 식물은 질소를 좋아라 하지만 무한정 많은 질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질소의 양이 너무 많을 때는 식물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죽을 수 도 있다. 사람도 너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병이 올 수도 있고 건강을 유지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필요하고 귀한 것을 조금은 보관하여 활용하기도 하지만 과하게 보관하면서 정작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하면 병들게 마련이다. 이 또한 자연의 자연스런 모습이다. 미생물은 식물과 비슷한듯 다르다. 미생물은 질소를 많아 분해하기 힘들면 다른 미생물에게 분해를 부탁한다. 대신 분해된 물질을 먹는다.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여러 단계를 서로 협력하면서 공생한다. 똥은 이런 미생물들의 분해 협업이 다양하게 일어나는 미생물 생태계이다.

탄소라는 가장 기본적인 그릇에 자연은 탄수화물, 지방 등을 담고, 질소라는 그릇에는 단백질 등을 담아 생명체들이 자연 속에서 생존하도록 허락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에 탄소와 질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분석해 내는 시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을 이해하는 기본단위로서의 수단을 중심으로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똥에는 엄청난 양의 질소가 있다. 엄청난 양의 질소를 포함하고 있는 똥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미생물 뿐이다. 미생물 중에서도 질소분해 전문가 그룹인 미생물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장균이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이들은 많은 질소를 무리 없이 분해해 낸다. 당연한 얘기지만 생명체인 대장균도 호흡을 해야 살 수 있다. 사람과 동물은 산소로 호흡하지만 대장균 미생물은 산소로 호흡하지 않는다. 아니 호흡할 수 없다. 왜냐하면 대장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이다. 동물, 미생물 모두 음식을 섭취하면 호흡을 하여 마무리 해야하는데 산소가 없는 곳에서 동물은 질식해 죽지만 미생물은 어떻게든 숨을 쉬고 생존한다. 산소를 대신할 수 있는 호흡 물질을 찾아내어 이용한다.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질산, 황산으로 호흡하고, 철, 망간을 이용해서 호흡하기도한다. 냇가, 강가에서 돌을 덮고 있는 노란색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아마 질산으로 호흡하는 미생물 덩어리일 가능성이 높다. 붉은 얼룩같은 것이 덮여 있는 돌을 발견되기도 하는데 철로 호흡하는 미생물일 것이다. 미생물 호흡을 통해 알게된 자연의 모습이다.



볼일 볼 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 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 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미생물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엄청나다. 산소가 없으면 산소를 대신하여 다른 물질을 찾아내어 숨을 쉬지만, 산소가 생기면 미생물은 산소를 이용하여 숨을 쉬기도 한다. 산소로 호흡하는 것이 질산, 황산, 철 등으로 호흡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똥을 누고 그 똥을 공기 속에 놓아두면 똥 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미생물 중에서 산소로 호흡하는 것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 미생물은 질산, 황산, 철 등으로 호흡하는 미생물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똥을 먹고 분해한다. 사람의 대장 속에서는 이 미생물들이 산소가 없어 죽은 듯이 지냈지만 일단 산소가 풍부한 밖으로 나오면 활동을 개시한다. 이것이 퇴비화과정이라고 한다. 즉, 대장 속에서 똥을 분해하는 미생물과 산소가 있는 대장 밖에서 산소로 호흡하면서 똥을 분해하는 미생물은 다른 종류이다. 대장 속에서 산소 없이 똥을 분해하는 과정을 발효라고 하고 산소로 호흡하면서 똥을 분해하는 과정을 퇴비화라고 한다.

자연생태는 사람의 똥을 만난다. 천하장사, 노벨상 수상자, 아이돌 스타도 똥에 대해서는 특별하지 않다. 똥을 만나는 미생물은 누구의 똥인지 관심이 없다. 똥은 먹은 음식과 대장에 따라 만들어지며 몸 밖으로 나오면 미생물 차지가 될 뿐이다. 누구 똥인지 관계없고 오직 어떤 똥인지 미생물은 살펴볼 뿐이다. 분해하기 힘들어 먹기 힘든 똥이 있으면 다른 미생물에게 분해를 넘긴다. 미생물은 똥을 먹어 에너지도 만들고 증식하기도 한다. 수십 분 정도면 2배가 되어 금방 그 수가 불어난다. 대장균 미생물은 대장 속에 머물기도 하지만 똥과 함께 사람의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사람의 몸 밖 생태계로 나온 똥과 미생물은 전혀 다른 환경에 노출되고 가장 큰 변화는 산소가 풍부하고 햇볕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산소가 생기면 그동안 힘을 못 쓰고 있던 산소로 호흡하는 미생물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햇볕에 노출되면 어둠보다는 밝고 자외선이 강한 환경에서도 활동이 가능한 미생물이 활발해진다. 대장 속에서 발효되던 똥은 이제 산소, 햇볕 환경 속에서 퇴비화를 거치면서 퇴비가 되고 흙으로 변하게 된다. 약 한달 정도의 퇴비화 과정을 거치면 똥은 검은 갈색의 흙으로 변한다. 공기가 잘 통했기 때문에 똥은 수분이 낮은 상태가 된다. 똥 시절에 비하면 냄새도 훨씬 덜하게 된다. 검은 갈색으로 변한 흙같은 똥은 손으로 만져도 괜찮을 정도로 이제 더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퇴비화과정의 특징 중 하나는 똥 더미의 온도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손을 넣으면 화상을 입을 정도의 온도까지 상승한다. 높은 온도에서 똥 속에 포함되어 있었던 많은 미생물과 기생충도 대부분 죽는다. 이렇게 똥은 흙이 되어 생태계의 구성요소가 된다. 흙은 식물과 만나고 식물은 다시 사람과 만난다. 똥은 모습을 바꿔가며 사람 밖으로 나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가축과 만나 우회하는 경우도 있다. 그 모든 과정을 미생물과 함께 한다. 미생물 없는 자연생태계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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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남원 산내면 작은마을 필자(조재원) 어머니 집 생태화장실. 볼일 볼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똥의 한문 글자 분(糞)를 보면 “쌀 미(米)” 밑에 “다를 이(異)”가 있다. 똥 분이라는 것은 쌀이 변해서 만들어진 쌀의 다른 모습이라는 뜻을 가진다. 쌀은 사람이 먹으면 분해되어 영양분이 되는데 사람의 몸을 유지하고 살린다. 그리고 남은 쌀의 다른 모습이 똥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살기위해 음식을 먹는다. 여전히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은 생존보다는 건강과 먹는 즐거움 자체를 위해 음식을 먹는다. 음식점은 이제 맛 집, 건강을 지켜주는 전문가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레스토랑의 사업성공 여부는 맛 그리고 건강이 좌우하게 되었고 배달음식과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음식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이제 먹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때론 걱정하지만 그것은 건강상의 문제이지 다른 이유는 특별히 없다.

쌀밥, 빵, 고기, 생선, 채소를 먹으면서 이 음식이 어떤 똥으로 만들어질까 생각하면서 먹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가끔 TV 건강프로그램에서 변비를 치료할 수 있는 얘기를 할 때는 음식이 똥과 살짝 연결되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건강 또는 병을 치료하는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똥을 누기 위해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요리하여 먹어야 한다는 얘기를 우리는 하지 않는다. 똥을 음식과 연결시키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음식을 먹기 위해서 우리는 쇼핑, 요리를 포함하여 긴 시간과 많은 돈을 들이고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지만 똥 누는 것은 가능하면 짧게 돈은 적게 드는 방법으로 멀리 보내 처리하기를 원한다. 환경을 위해 똥을 생태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현재 잘 유지되고 있는 하수처리시스템을 왜 굳이 바꾸려 하는지, 경제성은 있냐고 반문하기 일쑤다. 하수와 분뇨를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인프라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예산은 얼마나 많이 드는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자연은 쌀, 밀, 고기, 채소를 사람과 동물에게 제공하고는 왜 더러운 똥을 받아줄까? 우리는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짐작은 하고 있다. 사람과 동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증식과 에너지 칼로리가 필요한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기물이 있어야한다. 그런데 유기물에 포함된 것 중에서 탄소가 질소보다 많이 필요하다. 쌀밥과 빵을 먹으면 쌀과 밀 속에는 많은 탄소가 있고 이를 우리 몸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쌀과 밀 속에는 상대적으로 탄소에 비해서 적은 양이지만 질소도 포함되어 있다. 즉 우리는 상대적으로 많은 탄소와 적은 질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탄소의 양이 질소의 양보다 20배 이상 필요하다. 음식을 먹고 소화시켜 탄소를 최대한 이용하고 상대적으로 적게 쓰는 질소는 남아 똥과 오줌에 많은 양이 포함된다. 똥과 오줌에서 냄새나는 거의 모든 물질은 질소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물질이 암모니아이다.

지리산 남원 산내면 작은마을 필자(조재원) 어머니 집 생태화장실. 볼일 볼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똥의 한문 글자 분(糞)를 보면 “쌀 미(米)” 밑에 “다를 이(異)”가 있다. 똥 분이라는 것은 쌀이 변해서 만들어진 쌀의 다른 모습이라는 뜻을 가진다. 쌀은 사람이 먹으면 분해되어 영양분이 되는데 사람의 몸을 유지하고 살린다. 그리고 남은 쌀의 다른 모습이 똥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살기위해 음식을 먹는다. 여전히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은 생존보다는 건강과 먹는 즐거움 자체를 위해 음식을 먹는다. 음식점은 이제 맛 집, 건강을 지켜주는 전문가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레스토랑의 사업성공 여부는 맛 그리고 건강이 좌우하게 되었고 배달음식과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음식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이제 먹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때론 걱정하지만 그것은 건강상의 문제이지 다른 이유는 특별히 없다.

쌀밥, 빵, 고기, 생선, 채소를 먹으면서 이 음식이 어떤 똥으로 만들어질까 생각하면서 먹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가끔 TV 건강프로그램에서 변비를 치료할 수 있는 얘기를 할 때는 음식이 똥과 살짝 연결되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건강 또는 병을 치료하는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똥을 누기 위해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요리하여 먹어야 한다는 얘기를 우리는 하지 않는다. 똥을 음식과 연결시키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음식을 먹기 위해서 우리는 쇼핑, 요리를 포함하여 긴 시간과 많은 돈을 들이고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지만 똥 누는 것은 가능하면 짧게 돈은 적게 드는 방법으로 멀리 보내 처리하기를 원한다. 환경을 위해 똥을 생태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현재 잘 유지되고 있는 하수처리시스템을 왜 굳이 바꾸려 하는지, 경제성은 있냐고 반문하기 일쑤다. 하수와 분뇨를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인프라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예산은 얼마나 많이 드는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자연은 쌀, 밀, 고기, 채소를 사람과 동물에게 제공하고는 왜 더러운 똥을 받아줄까? 우리는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짐작은 하고 있다. 사람과 동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증식과 에너지 칼로리가 필요한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기물이 있어야한다. 그런데 유기물에 포함된 것 중에서 탄소가 질소보다 많이 필요하다. 쌀밥과 빵을 먹으면 쌀과 밀 속에는 많은 탄소가 있고 이를 우리 몸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쌀과 밀 속에는 상대적으로 탄소에 비해서 적은 양이지만 질소도 포함되어 있다. 즉 우리는 상대적으로 많은 탄소와 적은 질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탄소의 양이 질소의 양보다 20배 이상 필요하다. 음식을 먹고 소화시켜 탄소를 최대한 이용하고 상대적으로 적게 쓰는 질소는 남아 똥과 오줌에 많은 양이 포함된다. 똥과 오줌에서 냄새나는 거의 모든 물질은 질소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물질이 암모니아이다.



볼일 볼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그럼 자연 속 식물과 미생물은 음식으로 무엇이 얼마만큼 필요한가? 식물과 미생물도 당연히 탄소와 질소가 필요하다. 탄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속에 모두 들어 있다. 질소는 단백질 속에 주로 들어 있다. 미생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단 음식인 당, 탄수화물을 좋아하며 또 탄수화물을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사람과 동물은 음식을 두고 식물과 미생물과 경쟁하기도 하지만 공생하면서 함께 살아가는데, 그 이유는 식물과 미생물은 사람과 동물에 비해 탄소보다는 질소를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탄소를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 공기 속에서 질소를 흡수하여 영양분을 만드는 능력을 식물은 가지고 있지만 사람과 동물의 똥, 오줌에 포함되어 있는 양질의 질소를 이용하면 식물은 훨씬 빨리 자란다. 탄소와 질소의 균형이 사람, 동물, 식물사이에서 맞추어 지고 있는 것이다. 필요한 영양소를 두고 이렇게 서로 균형이 맞추어져 있다. 즉, 자연이다. 미생물은 흙, 물, 식물에도 있지만 사람의 몸 여러 곳에서 살고 있다. 특히 사람의 대장에는 대장균이라는 박테리아가 있는데 대장균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다. 우리가 똥을 누면 약 4분의 1은 대장균이라는 박테리아 덩어리이다. 대장 속에서 살고 있는 대장균은 질소를 주로 먹고 자라는 미생물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수천종 이상의 다른 미생물들이 사람의 대장 속에서 경쟁하면서 때로는 공생하면서 살고 있다. 사람들 배 속 자연의 모습이 그러하다.

사람, 동물, 식물, 미생물은 자연이라는 생태계에서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을 교환하면서 공생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룬다. 사람과 동물은 탄소라는 것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두며 식물과 대장균 미생물은 탄소보다 높은 가치를 질소에 둔다. 아쉬운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지구상에서 함께 살 수 있다. 식물은 질소를 좋아라 하지만 무한정 많은 질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질소의 양이 너무 많을 때는 식물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죽을 수 도 있다. 사람도 너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병이 올 수도 있고 건강을 유지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필요하고 귀한 것을 조금은 보관하여 활용하기도 하지만 과하게 보관하면서 정작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하면 병들게 마련이다. 이 또한 자연의 자연스런 모습이다. 미생물은 식물과 비슷한듯 다르다. 미생물은 질소를 많아 분해하기 힘들면 다른 미생물에게 분해를 부탁한다. 대신 분해된 물질을 먹는다.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여러 단계를 서로 협력하면서 공생한다. 똥은 이런 미생물들의 분해 협업이 다양하게 일어나는 미생물 생태계이다.

탄소라는 가장 기본적인 그릇에 자연은 탄수화물, 지방 등을 담고, 질소라는 그릇에는 단백질 등을 담아 생명체들이 자연 속에서 생존하도록 허락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에 탄소와 질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분석해 내는 시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을 이해하는 기본단위로서의 수단을 중심으로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똥에는 엄청난 양의 질소가 있다. 엄청난 양의 질소를 포함하고 있는 똥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미생물 뿐이다. 미생물 중에서도 질소분해 전문가 그룹인 미생물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장균이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이들은 많은 질소를 무리 없이 분해해 낸다. 당연한 얘기지만 생명체인 대장균도 호흡을 해야 살 수 있다. 사람과 동물은 산소로 호흡하지만 대장균 미생물은 산소로 호흡하지 않는다. 아니 호흡할 수 없다. 왜냐하면 대장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이다. 동물, 미생물 모두 음식을 섭취하면 호흡을 하여 마무리 해야하는데 산소가 없는 곳에서 동물은 질식해 죽지만 미생물은 어떻게든 숨을 쉬고 생존한다. 산소를 대신할 수 있는 호흡 물질을 찾아내어 이용한다.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질산, 황산으로 호흡하고, 철, 망간을 이용해서 호흡하기도한다. 냇가, 강가에서 돌을 덮고 있는 노란색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아마 질산으로 호흡하는 미생물 덩어리일 가능성이 높다. 붉은 얼룩같은 것이 덮여 있는 돌을 발견되기도 하는데 철로 호흡하는 미생물일 것이다. 미생물 호흡을 통해 알게된 자연의 모습이다.



볼일 볼 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 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 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미생물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엄청나다. 산소가 없으면 산소를 대신하여 다른 물질을 찾아내어 숨을 쉬지만, 산소가 생기면 미생물은 산소를 이용하여 숨을 쉬기도 한다. 산소로 호흡하는 것이 질산, 황산, 철 등으로 호흡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똥을 누고 그 똥을 공기 속에 놓아두면 똥 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미생물 중에서 산소로 호흡하는 것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 미생물은 질산, 황산, 철 등으로 호흡하는 미생물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똥을 먹고 분해한다. 사람의 대장 속에서는 이 미생물들이 산소가 없어 죽은 듯이 지냈지만 일단 산소가 풍부한 밖으로 나오면 활동을 개시한다. 이것이 퇴비화과정이라고 한다. 즉, 대장 속에서 똥을 분해하는 미생물과 산소가 있는 대장 밖에서 산소로 호흡하면서 똥을 분해하는 미생물은 다른 종류이다. 대장 속에서 산소 없이 똥을 분해하는 과정을 발효라고 하고 산소로 호흡하면서 똥을 분해하는 과정을 퇴비화라고 한다.

자연생태는 사람의 똥을 만난다. 천하장사, 노벨상 수상자, 아이돌 스타도 똥에 대해서는 특별하지 않다. 똥을 만나는 미생물은 누구의 똥인지 관심이 없다. 똥은 먹은 음식과 대장에 따라 만들어지며 몸 밖으로 나오면 미생물 차지가 될 뿐이다. 누구 똥인지 관계없고 오직 어떤 똥인지 미생물은 살펴볼 뿐이다. 분해하기 힘들어 먹기 힘든 똥이 있으면 다른 미생물에게 분해를 넘긴다. 미생물은 똥을 먹어 에너지도 만들고 증식하기도 한다. 수십 분 정도면 2배가 되어 금방 그 수가 불어난다. 대장균 미생물은 대장 속에 머물기도 하지만 똥과 함께 사람의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사람의 몸 밖 생태계로 나온 똥과 미생물은 전혀 다른 환경에 노출되고 가장 큰 변화는 산소가 풍부하고 햇볕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산소가 생기면 그동안 힘을 못 쓰고 있던 산소로 호흡하는 미생물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햇볕에 노출되면 어둠보다는 밝고 자외선이 강한 환경에서도 활동이 가능한 미생물이 활발해진다. 대장 속에서 발효되던 똥은 이제 산소, 햇볕 환경 속에서 퇴비화를 거치면서 퇴비가 되고 흙으로 변하게 된다. 약 한달 정도의 퇴비화 과정을 거치면 똥은 검은 갈색의 흙으로 변한다. 공기가 잘 통했기 때문에 똥은 수분이 낮은 상태가 된다. 똥 시절에 비하면 냄새도 훨씬 덜하게 된다. 검은 갈색으로 변한 흙같은 똥은 손으로 만져도 괜찮을 정도로 이제 더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퇴비화과정의 특징 중 하나는 똥 더미의 온도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손을 넣으면 화상을 입을 정도의 온도까지 상승한다. 높은 온도에서 똥 속에 포함되어 있었던 많은 미생물과 기생충도 대부분 죽는다. 이렇게 똥은 흙이 되어 생태계의 구성요소가 된다. 흙은 식물과 만나고 식물은 다시 사람과 만난다. 똥은 모습을 바꿔가며 사람 밖으로 나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가축과 만나 우회하는 경우도 있다. 그 모든 과정을 미생물과 함께 한다. 미생물 없는 자연생태계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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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 볼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그럼 자연 속 식물과 미생물은 음식으로 무엇이 얼마만큼 필요한가? 식물과 미생물도 당연히 탄소와 질소가 필요하다. 탄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속에 모두 들어 있다. 질소는 단백질 속에 주로 들어 있다. 미생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단 음식인 당, 탄수화물을 좋아하며 또 탄수화물을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사람과 동물은 음식을 두고 식물과 미생물과 경쟁하기도 하지만 공생하면서 함께 살아가는데, 그 이유는 식물과 미생물은 사람과 동물에 비해 탄소보다는 질소를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탄소를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 공기 속에서 질소를 흡수하여 영양분을 만드는 능력을 식물은 가지고 있지만 사람과 동물의 똥, 오줌에 포함되어 있는 양질의 질소를 이용하면 식물은 훨씬 빨리 자란다. 탄소와 질소의 균형이 사람, 동물, 식물사이에서 맞추어 지고 있는 것이다. 필요한 영양소를 두고 이렇게 서로 균형이 맞추어져 있다. 즉, 자연이다. 미생물은 흙, 물, 식물에도 있지만 사람의 몸 여러 곳에서 살고 있다. 특히 사람의 대장에는 대장균이라는 박테리아가 있는데 대장균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다. 우리가 똥을 누면 약 4분의 1은 대장균이라는 박테리아 덩어리이다. 대장 속에서 살고 있는 대장균은 질소를 주로 먹고 자라는 미생물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수천종 이상의 다른 미생물들이 사람의 대장 속에서 경쟁하면서 때로는 공생하면서 살고 있다. 사람들 배 속 자연의 모습이 그러하다.

사람, 동물, 식물, 미생물은 자연이라는 생태계에서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을 교환하면서 공생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룬다. 사람과 동물은 탄소라는 것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두며 식물과 대장균 미생물은 탄소보다 높은 가치를 질소에 둔다. 아쉬운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지구상에서 함께 살 수 있다. 식물은 질소를 좋아라 하지만 무한정 많은 질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질소의 양이 너무 많을 때는 식물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죽을 수 도 있다. 사람도 너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병이 올 수도 있고 건강을 유지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필요하고 귀한 것을 조금은 보관하여 활용하기도 하지만 과하게 보관하면서 정작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하면 병들게 마련이다. 이 또한 자연의 자연스런 모습이다. 미생물은 식물과 비슷한듯 다르다. 미생물은 질소를 많아 분해하기 힘들면 다른 미생물에게 분해를 부탁한다. 대신 분해된 물질을 먹는다.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여러 단계를 서로 협력하면서 공생한다. 똥은 이런 미생물들의 분해 협업이 다양하게 일어나는 미생물 생태계이다.

탄소라는 가장 기본적인 그릇에 자연은 탄수화물, 지방 등을 담고, 질소라는 그릇에는 단백질 등을 담아 생명체들이 자연 속에서 생존하도록 허락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에 탄소와 질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분석해 내는 시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을 이해하는 기본단위로서의 수단을 중심으로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똥에는 엄청난 양의 질소가 있다. 엄청난 양의 질소를 포함하고 있는 똥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미생물 뿐이다. 미생물 중에서도 질소분해 전문가 그룹인 미생물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장균이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이들은 많은 질소를 무리 없이 분해해 낸다. 당연한 얘기지만 생명체인 대장균도 호흡을 해야 살 수 있다. 사람과 동물은 산소로 호흡하지만 대장균 미생물은 산소로 호흡하지 않는다. 아니 호흡할 수 없다. 왜냐하면 대장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이다. 동물, 미생물 모두 음식을 섭취하면 호흡을 하여 마무리 해야하는데 산소가 없는 곳에서 동물은 질식해 죽지만 미생물은 어떻게든 숨을 쉬고 생존한다. 산소를 대신할 수 있는 호흡 물질을 찾아내어 이용한다.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질산, 황산으로 호흡하고, 철, 망간을 이용해서 호흡하기도한다. 냇가, 강가에서 돌을 덮고 있는 노란색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아마 질산으로 호흡하는 미생물 덩어리일 가능성이 높다. 붉은 얼룩같은 것이 덮여 있는 돌을 발견되기도 하는데 철로 호흡하는 미생물일 것이다. 미생물 호흡을 통해 알게된 자연의 모습이다.

볼일 볼 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 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 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볼일 볼 때마다 나무 껍데기, 말린 풀들을 뿌려준다. 변기 아래 똥이 쌓이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옮겨 놔주기만 하면 된다. 한 두달 정도 지나면 똥은 퇴비로 변한다. 똥 속에 있던 미생물이 산소로 호흡하면서 퇴비화를 돕는다. 똥 퇴비는 텃밭의 흙과 섞여 땅심을 키운다. 똥 속 미생물과 흙 미생물이 만나는 순간이다.

미생물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엄청나다. 산소가 없으면 산소를 대신하여 다른 물질을 찾아내어 숨을 쉬지만, 산소가 생기면 미생물은 산소를 이용하여 숨을 쉬기도 한다. 산소로 호흡하는 것이 질산, 황산, 철 등으로 호흡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똥을 누고 그 똥을 공기 속에 놓아두면 똥 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미생물 중에서 산소로 호흡하는 것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 미생물은 질산, 황산, 철 등으로 호흡하는 미생물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똥을 먹고 분해한다. 사람의 대장 속에서는 이 미생물들이 산소가 없어 죽은 듯이 지냈지만 일단 산소가 풍부한 밖으로 나오면 활동을 개시한다. 이것이 퇴비화과정이라고 한다. 즉, 대장 속에서 똥을 분해하는 미생물과 산소가 있는 대장 밖에서 산소로 호흡하면서 똥을 분해하는 미생물은 다른 종류이다. 대장 속에서 산소 없이 똥을 분해하는 과정을 발효라고 하고 산소로 호흡하면서 똥을 분해하는 과정을 퇴비화라고 한다.

자연생태는 사람의 똥을 만난다. 천하장사, 노벨상 수상자, 아이돌 스타도 똥에 대해서는 특별하지 않다. 똥을 만나는 미생물은 누구의 똥인지 관심이 없다. 똥은 먹은 음식과 대장에 따라 만들어지며 몸 밖으로 나오면 미생물 차지가 될 뿐이다. 누구 똥인지 관계없고 오직 어떤 똥인지 미생물은 살펴볼 뿐이다. 분해하기 힘들어 먹기 힘든 똥이 있으면 다른 미생물에게 분해를 넘긴다. 미생물은 똥을 먹어 에너지도 만들고 증식하기도 한다. 수십 분 정도면 2배가 되어 금방 그 수가 불어난다. 대장균 미생물은 대장 속에 머물기도 하지만 똥과 함께 사람의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사람의 몸 밖 생태계로 나온 똥과 미생물은 전혀 다른 환경에 노출되고 가장 큰 변화는 산소가 풍부하고 햇볕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산소가 생기면 그동안 힘을 못 쓰고 있던 산소로 호흡하는 미생물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햇볕에 노출되면 어둠보다는 밝고 자외선이 강한 환경에서도 활동이 가능한 미생물이 활발해진다. 대장 속에서 발효되던 똥은 이제 산소, 햇볕 환경 속에서 퇴비화를 거치면서 퇴비가 되고 흙으로 변하게 된다. 약 한달 정도의 퇴비화 과정을 거치면 똥은 검은 갈색의 흙으로 변한다. 공기가 잘 통했기 때문에 똥은 수분이 낮은 상태가 된다. 똥 시절에 비하면 냄새도 훨씬 덜하게 된다. 검은 갈색으로 변한 흙같은 똥은 손으로 만져도 괜찮을 정도로 이제 더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퇴비화과정의 특징 중 하나는 똥 더미의 온도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손을 넣으면 화상을 입을 정도의 온도까지 상승한다. 높은 온도에서 똥 속에 포함되어 있었던 많은 미생물과 기생충도 대부분 죽는다. 이렇게 똥은 흙이 되어 생태계의 구성요소가 된다. 흙은 식물과 만나고 식물은 다시 사람과 만난다. 똥은 모습을 바꿔가며 사람 밖으로 나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 가축과 만나 우회하는 경우도 있다. 그 모든 과정을 미생물과 함께 한다. 미생물 없는 자연생태계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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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법명은 원광(圓光).
과학예술융합 연구센터 사이언스월든 센터장을 2015년 이후 맡고 있다. 2016년, 2017년 씽크탱크 Edge 재단에 ‘똥본위화폐’, ‘중용의 비움’ 에세이를 발표했다.
통일부 (사)북한물문제연구회 창립멤버로서 북한주민이 겪고 있는 물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또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물이 부족하고 수질이 나쁜 작은 마을에 전기없이도 안전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옹달샘’ 정수기 공급프로젝트를 2006년 이후 진행하고 있다.
저술로는 <이것은 변기가 아닙니다>(2021년, 개마고원)과 <금간 거울 산산조각 내기>(2020년, 파티)가 있다.사이언스월든 센터 웹: ScienceWald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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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덩어리 2021-04-12 23:41:01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기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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