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로 재지정된 조계종 제20교구본사 선암사 주지에 총무부장 금곡 스님이 임명됐다.
선암사 교구 재지정은 대법원 판결 후 조계종의 실효적 지배와 관리를 위한 것이다. 교구본사주지가 임명되면서 선암사와 관련된 법적 대응과 종단 정체성 확립을 위한 대응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금곡 스님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선암사 정상화를 위해 파사현정의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제220회 임시회에서 ‘선암사 정상화 특별법 제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선암사에 대한 조계종의 일련의 행보는 지난해 12월 야생차체험관 철거와 관련해 대법원이 조계종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면서 종단 정체성 붕괴라는 희대의 사건에 휘말리면서다. 조계종의 즉각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면서 한국불교역사와 전통이 비구 종단인 조계종에 있음을 재확인하면서 종단 정체성 확립을 위해 선암사 정상화 특별법을 입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선암사 교구재지정과 특별법 제정으로 선암사 주지는 총무원장이 임명하고, 종무원법이 정한 겸직금지 조항에 저촉되지 않고 겸직이 가능하도록 했다.
조계종 기관지에 따르면 임명장을 수여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지 소임을 수락해줘 고맙다”며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해 모든 종도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가운데,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주지 스님이 원력을 갖고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원행스님은 “선암사 정상화는 정화정신을 계승·발전하고 선대 조사 스님들의 뜻을 받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종단 구성원 모두 파사현정의 마음으로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선암사 주지 금곡 스님은 “부족함이 많은 제가 큰 소임을 맡게 돼서 책임감이 무겁다”며 “종단의 정체성을 확립함과 동시에 선암사가 조계종의 제20교구본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곡스님은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그 과정 또한 여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암사 주지 금곡 스님은 성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2년 수계했다. 봉정암, 낙산사, 보광사, 흥천사, 선암사, 봉원사 주지를 지냈다. 총무원 재무부장, 사회부장, 사서실장, 종책특보단장, 백년대계본부 본부장, 제15~16대 중앙종회의원, 종립학교관리위원 등 종단 주요 소임을 역임했다. 현재 총무원 총무부장과 양양 낙산사 주지이다.
조계종은 선암사 주지 임명에 이어 △선암사 교구 재적승 확보 △상임위원회 및 정화결사단 조직 구성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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