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법당 탑 앞에는 평평한 석조구조물이 있다. 부처님 예경을 하기 위한 향로를 놓는 '봉로대'이다. 절 안에 있으면서도 석탑 등의 부재로 소홀히 여겨져 온 '봉로대'를 연구한 박사학위청구논문이 통과됐다.
종인 스님(대구 도림사, 대구시 문화재위원)은 최근 대구카톨릭대 대학원 환경·조경학과에서 '한국 전통사찰의 봉로대 양식에 대한 연구'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님은 영주 부석사, 구례 화엄사, 정선 정암사, 울진 불영사, 강진 무위사, 대구 파계사, 김제 귀신사, 논산 관촉사, 원주 법천사지 등 120여 사찰과 사지, 향교 서원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봉로대를 일일이 찾아 연구했다. 전국에 산재한 봉로대를 찾아 자료를 수집하는데만 3년이 걸렸다.
스님은 120여 봉로대 가운데 68개를 추려서 분포를 살피고 시대별 변천과 문양, 규모, 배치 유형 등을 파악했다.
봉로대는 신라시대부터 사찰에 설치됐다. 일본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식 표현인 '배례석' '예배석' 등으로 불렸다.
종인 스님은 "1740년 <불국사고금창기>에는 불국사에 '봉로대'가 5기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1421~1890년까지 '봉로' 용어가 49회 등장한다. '봉로대'가 한국적인 용어"라고 했다.
봉로대는 사찰의 석물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 등으로 절에 있어야할 봉로대가 향교 서원의 석물로 쓰이거나 개인 무덤의 상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스님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국 각지에 흩어진 봉로대가 원래 있던 사찰로 환귀본처하길 바란다. 전국적인 봉로대 일제조사를 통해 '봉로대'가 그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종인 스님을 비롯해 올 봄 불교 관련 연구자 41명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41명 가운데는 동국대가 18명, 동방문화대 4명, 중앙승가대와 서울불교대학원대 원광대 대구가톨릭대가 각 3명, 금강대 청주대 각 2명, 건국대 동아대 서강대 각 1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