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의 총칼이 생명을 앗아도 민주주의 꽃 피우리”
“군부의 총칼이 생명을 앗아도 민주주의 꽃 피우리”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1.03.22 00: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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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아시아 불자들의 모임, 21일 조계사 일주문 기자회견
“UN은 미얀마 군부의 반인륜적 살상 멈추게 하라”
재한 아시아 불자들이 19일 조계사 일주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회복 염원을 지지하고, UN과 국제 사회에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재한 아시아 불자들이 19일 조계사 일주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회복 염원을 지지하고, UN과 국제 사회에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씻아나 떼인무 아로마시(군부 쿠데타를 반대한다)”
“판타뚜먀 쳇친롯(구금된 모든 사람을 석방하라)”
“삐두산다 삐와빠제(미얀마 국민의 뜻대로 해주세요)”

“미얀마 국민을 억압하는 총칼이 그들의 생명을 앗아간다고 해도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망마저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을 불법 쿠데타 세력은 똑똑히 알아야 합니다.”

재한 아시아 불자들이 19일 조계사 일주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회복 염원을 지지하고, UN과 국제 사회에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조계사 일주문 주변에는 100여명에 달하는 재한 아시아 불자들과 재한 미얀마인들이 모여 들었다. 이날 경찰은 코로나 19 방역지침에 따라 기자회견에 10인이상 참석을 제한했고, 기자회견 참석자들 외에는 조계사 마당과 일주 문 주변에 흩어져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운동을 지지 연대했다.

기자회견은 도정 스님의 사회로 상좌부불교의 전통 삼귀의례로 시작했다. 이날은 미얀마 군부가 2020년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위민 대통령, NLD 관계자들을 구금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지 49일째였다.
 

발언하는 석왕사 주지 덕현 스님.
발언하는 석왕사 주지 덕현 스님.

"쿠데타 발생 49일째, 최소 96명 이상 사망"

미얀마 국민들의 쿠데타 반대와 민주주의 회복운동은 쿠데타 발발 하루 만인 2월 2일부터 시작됐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냄비 항의’ ‘경적 시위’로 쿠데타에 개별적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같은 달 4일에는 반군부 비폭력 거리시위가 시작됐고, 일주일도 되지 않은 2월 7일 양곤에서는 1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위기감을 느낀 미얀마 군부는 이날 시위하는 시민들에게 발포하도록 허가했고, 이날부터 군부의 총탄이 시민들을 향해 쏘아졌다. 3월 1일 미얀마 시민단체는 쿠데타 이후 3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으며 1,132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3일 만달레이에서는 14세 소년이 총격에 사망했고, 태권도를 좋아하는 19세 소녀 ‘치알 신’도 총격에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석왕사 주지 덕현 스님은 영담 스님을 대신한 인사를 통해 “회주 영담 스님은 오랫동안 미얀마 불자들을 비롯해 외국인 불자들과 인연을 깊이 맺어 왔으며, 미얀마를 찾아가 많은 봉사활동을 해왔다.”면서 “불교의 나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고, 수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억압당하고 있다. 쿠데타 등 모든 사태가 하루빨리 중단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했다.

소모뚜 미얀마 군부독재타도위원회 한국지부장은 “쿠데타 반대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민들의 행동에 군부는 유혈 진압으로 현재까지 최소 9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미얀마 불법 쿠데타 세력은 시민들에 대한 학살을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킹마웅윈 미얀마 공동체 대표는 “미얀마 인들을 대표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재한 아시아 불자 모임의 뜻을 적극 지지한다.”며 “하루 빨리 군부 쿠데타가 끝나고 민주화가 회복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지지 발언하는 차명숙(5.18 금남로 거리방송 투사) 씨.
지지 발언하는 차명숙(5.18 금남로 거리방송 투사) 씨.

"정부와 기업, 쿠데타 세력과 사업 중단, 군용물자 수출금지해야"

참석자들은 “우리 국민들은 군부에 의한 5·18 광주 민주화항쟁을 겪은 경험이 있어 군부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면서 “국회의 미얀마 민주주의지지 결의안이 실효성을 지니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쿠데타 세력과 사업을 중단하고 군용물자 수출금지 등 강력한 제재 조치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 미얀마를 실질적으로 돕고, 결과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아시아 불자들은 민주화 회복을 염원하는 미얀마 국민들을 지지하고,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며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스리랑카 테베트 네팔 태국 등 각국에서 온 스님들과 불자들은 미얀마 군부와 경찰은 더 이상 민간인을 살상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더 이상 무고한 살상과 광범위한 인권유린 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UN과 세계각국 지도자들이 나설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야만적이고 반인륜적인 살상을 저지르는 군부에 경고한다.”며 “그대들이 저지른 흉악한 범죄는 상관의 명령이라도 그대들의 자손만대에 과보가 미칠 악업이고, 그대들의 자손이 대대로 부끄러워 할 짓”이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얀마 공동체 불자들.

"모든 사찰,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기원 현수막 달자"

이날 참가자들은 국내 모든 사찰에 △사찰 입구에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달고, △사시불공 때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기도를 올리고 △모든 불자들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위해 후원해 달라고 했다.

차명숙(5.18 금남로 거리방송 투사) 씨는 “41년 전 광주는 전두환 군부와 그가 보낸 군인들에 의해 장악돼 시민들을 총칼로 죽이고, 증거를 인멸하려 매장했었다.”며 “광주의 트라우마에도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지금 미얀마의 모습은 광주와 같기 때문이다. 총에 맞아 죽은 흔적을 인멸하려고 시민들의 무덤을 파헤친다는 미얀마의 소식에 광주를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도, 미얀마도 있을 수 없는 일을 겪고 있다.”며 “하루빨리 학살이 종식돼 이 같은 아픔이 대물림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쿤상 라마(서울 네팔법당)는 “95%가 넘는 국민이 불자인 미얀마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는 데 가슴이 더 아프다.”며 “당장 쿠데타가 종결하고 민주주의로 돌아가야 한다. 불자들은 미얀마의 스님들과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미얀마 불자들.
미얀마 불자들.

"민주주의 열망 이길 수 없는 두려움에 불법 쿠데타"

얀 나잉 툰 NLD한국지부장은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의 독재에 맞서 30여 년의 쉼 없는 투쟁으로 민주주의로 나가는 첫발을 내딛었지만, 총칼의 힘이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낀 군부는 불법 쿠데타로 국민의 뜻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의 총탄에 죽어가는 시민들이 무려 250여 명을 넘어섰고, 희생된 시민 중 청소년과 여성들이 많은 사실만으로도 그들의 진압이 얼마나 무자비한 지 알 수 있다.”며 “19살의 소녀 ‘치알 신’이 무자비한 총칼에 쓰러졌지만, 민중들의 희망은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살아 남아 민주주의를 희망하는 모든 시민들의 염원이 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미얀마 시민들과 연대해 준 아시아 모든 불자들의 염원을 담아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바로서고 죽어간 우리 시민들의 희생이 정당한 대가를 얻을 때 미얀마 민주주의 만개를 축하하는 기쁨의 꽃이 피어오를 것”이라고 했다.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에 연대한 민주노조 조계종지부 심원섭 지부장 등 교계 시민단체 관계자들.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에 연대한 민주노조 조계종지부 심원섭 지부장 등 교계 시민단체 관계자들.

“미얀마 승가는 미얀마 국민을 보호하라.”

참석자들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다가 희생된 미얀마 시민들을 상징하는 관에 국화 꽃을 올리며 추모했다. 또 미얀마공동체 밴드 ‘레인보우’는 미얀마 노동가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했다.

참석자들은 “씻아나 떼인무 아로마시(군부 쿠데타를 반대한다)”, “판타뚜먀 쳇친롯(구금된 모든 사람을 석방하라)”, “삐두산다 삐와빠제(미얀마 국민의 뜻대로 해주세요)”, “미얀마 군부는 더 이상 무고한 생명을 죽이지 말라.” “미얀마 승가는 미얀마 국민을 보호하라.”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미얀마 민주화를 적극 지원하다.” “UN은 미얀마에서 반인륜적인 살상을 당장 멈추게 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미얀마인들을 비롯해 재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오랫동안 지원해 온 부천 석왕사 회주 영담 스님(조계종 제13교구 쌍계사 주지)과 석왕사 주지 덕현 스님, 도정 스님(제주 남선사), 허정 스님(전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해피 스님(근본경전연구회), 법현 스님(열린선원), 묘운 스님(수월산방사), 무념 스님(경전번역가), 유연 스님(세상과함께), 우옥 따라 스님(미얀마), 틱 담하우 스님(베트남), 쿤상 라마(네팔), 앵흐오치랄 스님(몽골), 무디뜨 스님(스리랑카), 쌍계사 말사, 직지사, 범어사, 통도사 등 불교계 사찰, 재한 아시아 불자들의 모임, 조계종 민주노조(지부장 심원섭), 참여불교재가연대, 생명탈핵실크로드, 국회 정각회, 5·18기념재단, 부천이주민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사)세상과 함께, 정의평화불교연대, (사)평화의 길, NLD민주주의민족동맹 한국지부,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한국지부, 미얀마 공동체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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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스님 2021-03-22 22:14:40
우리나라 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이 생각나내요!
우리나라 군인도 그때는 군인이 아니라.악마(마구니)였죠. 우리 그때를 생각하며.! 미얀마를 생각합시다

불교민주화 2021-03-22 06:54:20
사회민주화 불교민주화 종단민주화에 앞장서신 영담 큰스님에서 이번에도 미얀마민주화 위해 나서셨습니다.
영담큰스님의 크신 행보 지지 응원합니다.

역시 2021-03-22 06:51:39
영담큰스님의 크신 위신력으로 열린 미얀마 민주항쟁 기원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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