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교성전’의 미래
[기고] ‘불교성전’의 미래
  •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 승인 2021.03.09 14:57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가 탄압을 받은 조선시대에도 <묘법연화경> 등 간행된 불경의 종류가 다양하다. 사찰에서 세도가의 족보를 제작한 사례도 여럿이다. 팔만대장경판을 비롯해서 여러 사찰에서 봉안 중인 경판을 볼 때 스님들이 당대 최고의 필진이자 인쇄기술을 보유했음을 알 수 있다.

사찰에서 발간한 책은 일반적으로 사찰본(寺刹本) 또는 사찰판(寺刹板)이라 하는데, 특정 권 후미에 관계한 스님과 재가자의 이름을 기록했다. 시주(施主)에서부터 역승(役僧)과 각수(刻手), 간기(刊記) 등이 표시되었는데, 관계자들이 20명 내외에서 수십 명에 이르는 것도 있다. 철저한 준비와 분업으로 정성을 다 해서 제작했다는 증거다.

지난 2월 24일에 조계종에서 펴낸 <불교성전>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보도에 따르면 종단본 <불교성전>은 1972년 동국역경원에서 발간한 이후 50년 만이라 한다. 축하해야 할 일인데 개운하지가 않다. <불교성전>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난 3월 2일에 전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허정 스님이 ‘2021년 종단본 <불교성전>을 비평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와 <불교닷컴>에 등재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포교원이나 필진 중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으니 허정 스님의 소위 ‘비평’에 이론이 없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필자는 지난해 <불교성전>간행을 주도하는 조계종 최고위급 스님에게 우려되는 바가 있으니 정식으로 내놓기 전에 가본을 수십 부 인쇄해서 참여하지 않은 스님과 불교 학자에게 배포해서 의견을 듣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종단 차원에서 <불교성전>을 제작하려면 그 준비부터가 철저해야 한다. 우선 다수의 불교학자와 관련한 연구기관에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연구비나 용역비도 지출해야 한다. 초기의 기획 단계에서 부터 의견 수렴을 광폭, 심층적으로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직·간접으로 참여자의 폭을 넓히면 자칫 정리에 혼란이 예상되나 중심이 확고하고 적정선을 유지하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본다.

조계종 포교원이 간행한 종단본 '불교성전'
조계종 포교원이 간행한 종단본 '불교성전'

그리고 필진 중에 직장이 있다면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은 휴직을 권고해서 집필에만 전념토록 지원해야 한다. 별도의 집필 장소와 필요한 기기들을 마련해 주고 종단관련 기관의 자료 연람에도 편리를 제공해야 한다. 필진도 분야별로 구분하고 차등을 두어서 비교 검토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일차 준비가 된 분야는 외부 인사를 초청해서 검증을 겸한 토론의 자리를 마련해서 미진한 부분이 없도록 함은 물론, 참여 폭의 확장으로 그 부대 효과까지도 생산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필진이 시간에 쫒기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향후 <불교성전>은 종단 홈페이지에 전체를 올려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며, 영역 등 외국어로 번역도 필요하다. <불교성전>에 대한 아쉬움의 잔영이 쉽게 사라지지가 않는다.

필자는 1994년도에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연구소로 가칭 ‘한국불교정신문화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일이십 년이 걸려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

<불교성전>은 불교와 관련한 학술연구소에서 전념해서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불교성전>의 제작에 일선에서 참여한 분들의 고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조속한 시일 내에 검토해서 혹여 문제가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

그 방대한 불교문헌에서 핵심을 추려 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불교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대표성과 통일장 그리고 대중성에 착안한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조만간 참여한 학자들과 허정 스님, 그리고 관심 있는 학자들의 토론의 장을 기대한다.

<불교성전>을 제작하는 그 자체와 과정이 종단적인 수행이고 포교와 홍보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 분명하다. <불교성전>에 혹여 문제가 있다면 전적으로 책임자의 몫이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 제보 mytrea70@gmail.com]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부처님 제자 2021-04-23 17:48:33
허정스님, 법응스님 감사합니다.
허정스님의 기고문에 달린 댓글에는 이미령 편찬위원의 참회의 글도 달린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재가수행자이지만, 부처님의 제자로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불교성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불교성전 편찬 관련하여 사무국장 소임을 보신 스님께서도 분명히 비판 내지 수정사항을 종단에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계속 수정해나갈 것이라고 하시면서요.

그러니.. 아마도 비판 받은 부분들에 대해 수정작업을 시작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고요.

저는 어쨌든 이번 <불교성전>은 미흡하지만,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여 수정해나가면 되고, 이렇게 하면서 종단이 화합하는 모습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정말 좋은 기회 아닌지요?^^

불교성전’의 미래&말법의 미래! 2021-04-01 23:03:29
무엇보다도 안타까운것은?
말법인줄도 모르고,,,미래를 논하고? 장래를 걱정..?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위없는 법의뜻도 몰라?하니~

가장 존귀하신
위대한 부처님과 더위가 없어신 부처님 법에~
더이상 위가필요?무엇이 부족해서 더 도움이 필요한가?
그것은 부처님을 모독승
~
위가 더 필요하지 않는게 위없는 법인데
이뭐꼬ㅜ저무꼬 코걸이 귀걸이 작태로 화두잡념에 빠져
부처님과 위없는 위대한 법을 농락하고 멸시 소승악업
~
더나올 필요도/더위도 없는법이 /바로 위없는법이라면
미래다른법나온 이대승법은=말도안되지
초기니,하면서 소승몰고 후기불교가나온다는것 자체부터 잘못된것
절대나올수없죠

나온다면 둘중하나겟죠/
가장존귀하신 부처님이 잘못또는부족
또는후기대승이름빌린용수법등이잘못=부처님말씀대로 지옥승&말법僧미래

불자 2021-03-10 20:25:52
포교원장은 떠나기전에 불교성전에 대해서 참회하고 재발간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라. 종도로서 부끄럽다.

이정한 2021-03-09 16:11:46
일반불저로서 한 마디 하겠다.
사성제의 원리로 보면 분열의 원인이 핵심이다.
20년 이상 오직 포교를 위해 봉사한 포교사들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들을 내쫓는가?
범어사는 무슨 자격으로 포교사들을 떠돌이로 만들어
결과적으로 자격을 박탈하려고 하는가?
재가자의 잘못인지, 출가자의 잘못인지 먼저 조계종 본부애서는 밝혀야 한다.
전통사찰은 보존을 위해 국민의 세금이 엄청 들어가기에
전통사철보존법에 주지는 '관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지는 당연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리인에 불과하다. 관리권이 시민참여의 위원회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자비와 지혜로서 화합을 못할망정 이용해먹고 내치는 모양새가 시정잡배 양아치보다 못하다.
부끄러운 줄 모르면 인간이 아니다.맹자의 말이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