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신도회장이 국민의힘 선거조직 위원장"
"봉은사 신도회장이 국민의힘 선거조직 위원장"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1.02.19 14:06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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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김상훈 회장 국민의힘 불교분과위원장 임명
"조계사 신도회장은 거절, 전 총무원장 적극 지원"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이 18일 ‘국민의힘’ 제1기 중앙위원회 불교분과위원장에 임명됐다. 사진은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봉은사 홈페이지 갈무리)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이 18일 ‘국민의힘’ 제1기 중앙위원회 불교분과위원장에 임명됐다. 사진은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봉은사 홈페이지 갈무리)

조계종 직영사찰의 신도회장이 특정 정당의 불교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이 18일 ‘국민의힘’ 제1기 중앙위원회 불교분과위원장에 임명됐다. 불교분과위원으로 28명의 부위원장과 윤동희 간사 등 총 8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김성태 중앙위원회 의장은 발대식에서 임명장을 전달했다.

이 불교분과위원회는 국민의힘이 불교계 현안 해결과 소통을 위해 정당 차원 조직으로 구성됐다지만,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조직되면서 사실상 선거용 조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멀게는 대선까지 활동할 계획이다.

문제는 조계종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인 직영사찰의 신도회장이 특정정당의 불교분과를 책임지는 자리를 맡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조계종 직영사찰 봉은사의 당연직 주지인 조계종 총무원장이 신도회장을 특정정당 선거 조직을 맡는 것을 방관했다면, 이는 조계종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정당을 제쳐두고 ‘국민의힘’이라는 특정정당을 위해 나선 모양새여서 더욱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 총무원장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잘 보궐선거는 물론 2022년 3월 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까지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상훈 위원장은 발족식에서 “조계사 직할교구 신도회장 A씨에게 불교분과활동을 같이 하자고 부위원장을 권유했지만, 특정정당의 직책을 맡지 않겠다면서 안한다고 거절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위원장 스스로가 사찰의 신도회장이 선거를 위한 특정정당의 당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시인한 셈이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봉은사 회주이자 전 총무원장 스님이 자신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발언해 사실상 전 총무원장이 특정정당의 당직자를 옹호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상훈 위원장은 1987 미스코리아 진 장윤정 씨를 아내로 맞아 화제가 된 인물이다. 주식회사 호만테크 회장, 한국석유유통연구소 이사장, 여의도연구원 중소기업상공인대책위원회 위원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경제특보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법명은 봉은사 재산관리인 원명 스님에게 받은 ‘법장(法藏)’이다.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에 따르면 김상훈 위원장은 “거의 매일 봉은사 신도회 사무실을 출근하며 사찰의 대소사를 스님, 신도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혼자서 조용히 절에 다니던 불자가 신도회장이 된 것도 특이한 일이지만 아무 것도 모르던 불교가 절절한 삶의 한 부분이 된 것은 더 특별하다.”고 <불교신문>은 소개한다.

BBS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김상훈 위원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얼바인시티에서 두 아이를 공부시키면서 12년 동안 살았다. 한국에 다시 들어온 동기는 ‘정치’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출마 때 미국 쪽에 제가 그 조직을 처음 맡았다. 그런 계기로 내 고향에서 한 번 봉사를 해야 되겠다 그래서 다시 역이민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강남을 국회의원 후보를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터뷰에서 “당시(박근혜 대선 출마 때) 사정이 복잡했다. 그래서 실패를 하고 다시 이제 서울로 와서 봉은사 쪽이 강남이라서 제가 봉은사가 앞으로 커야 우리 불교도 뻗어나갈 수 있고 정말 국제적으로 이런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봉은사 신도회장으로서 강남권에 도전하는 게 맞다, 이래서 강남 을 쪽으로 제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 총무원장이 장악한 봉은사의 신도회장이 국민의힘 선거 조직의 위원장을 맡으면서 마치 서울 봉은사와 조계종 신도들이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오인될 소지가 다분해 졌다.

더구나 전 총무원장이 종단 정치를 넘어 대놓고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모양새여서 정교분리의 기본원칙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전 총무원장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한 박영선·나경원·권영세 등 특정 정당 후보들의 유세현장에 방문해 유세 현장을 함께하면서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봉은사 신도 B씨는 “봉은사 신도들이 모두다 국민의힘 당원이 아닌데 신도대표인 신도회장이 특정 정당 당직을 맡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회장은 신도회장을 그만두던지 특정정당 불교분과위원장을 그만두던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헌법 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정하고 있다. 

#서울 봉은사는 이 기사가 나간 후인 2월 20일 저녁 8시 40분께 "김상훈 씨는 2020년 12월 31일 타종식 행사 후 신도회장에서 사퇴해 현재는 신도회 사무총장 체제로 운영 중"이라고 전해 왔다. 하지만 봉은사의 이 같은 입장 이전 불교계 언론들은 김상훈 씨가 봉은사 신도회장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국민의힘 불교분과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김상훈 불교분과위원장은 봉은사 신도회장으로 전해졌다. 20일 저녁 봉은사 관계자가 <불교닷컴>에 김상훈 씨가 봉은사 신도회장을 사퇴했다고 전한 이후 일부 교계 언론이 기존 기사에서 김상훈 씨가 봉은사 신도회장이라고 밝힌 부분을 수정 또는 삭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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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 2021-02-22 09:02:30
문제의 본질은 인물론이 아니라, 특정종교에서 직책을 맡은 자가 어떻게 다시 특정정당의 선고조직에 몸을 담을 수 있냐는 겁니다. 지금이 제정일치의 신석기 시대도 아니고 엄연히 헌법에서 정교분리를 명시해 놓았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죠. 자승이 mb747선거본부의 불교조직 상임위원장을 수락한 사실이 있었죠. 봉은사 회주가 바로 그 자승이죠. 에구구 종단 돌아가는 꼬락서니 하고는 ㅠ

시니브로 2021-02-20 17:07:40
불교에 인물이 정말 없구나. 어느 당으로 가든 좋은데, 이왕이면 존경받는 불자가 나서야지. 이 정도 수준으로는 기독교나 타 종교에서 나오는 대표하고 비했을 때. 너무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사람 차별하려는 게 아니다. 훨씬 탁월한 인물도 많은데, 왜 하필?

선각 2021-02-22 08:49:13
불자중에 인물이 얼마나 없으면 참 답답하다~~

청년 2021-02-25 17:31:47
왜 친일정당, 부패정당 국힘당인지. 매우 슬프네요

모사찰 신도회장 2021-02-26 08:53:04
그까이것 신도회장! 절에 돈만 좀 찔러주면 되던데

절에 돈만 잘내면 되지 뭐가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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