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해사 불산 스님 후보사퇴…덕관-성담 스님 2파전
은해사 불산 스님 후보사퇴…덕관-성담 스님 2파전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1.01.15 10:38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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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후보에 떳떳하게 투표…외부 권속보다 내부 후학 키워야”
은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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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해사 차기주지 후보자 불산 스님이 15일 오전 사퇴했다.

불산 스님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은해사 교구선관위에 사퇴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산 스님이 사퇴하면서 오늘(15) 오후 1시 열릴 은해사 산중총회는 덕관 스님과 성담 스님의 2파전으로 진행된다. 법타 스님 문도들의 표가 어디로 향할 지 관심이다. 치열한 경선에서 특정 문도의 표가 한쪽으로 쏠리면 당락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 

불산 스님은 15일 ‘나는 왜 출마했는가?’라는 글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불산 스님은 “귀한 개개인의 권리가 사표가 되지 않도록 소승을 제외한 미래를 이끌 적임자를 선택하여 고귀한 한 표를 양심도 팔지 말고, 눈치도 보지 말고, 모아주라. 모쪼록 멋지고 참신하며 능력 있는 새 교구장이 출현해서 (은해사를) 바르게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산 스님은 사퇴하면서 그동안 주지 선거 과정에서 느낀 소회와 자신이 출마했던 이유를 통렬하게 쏟아 냈다.

스님은 “누구하나 출마라는 말조차 엄두를 못 내던 그때의 현실에서 당당히 출마했고 그 자체 만으로도 많은 억압과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으며 그로인해 죄인취급도 받아야했다.”면서 “내 결정에 부끄러움이 없기에 그런 매도는 영향을 받지 았는 성품이다. 지난 두 번의 출마에서도 주지를 꼭해야겠다는 욕심을 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건전한 경선 약속을 기대하며 문도 화합과 발전을 위해 거듭 아주 쉽게 양보를 해주었다.”고 했다.

불산 스님은 “동화사 주지마저 사양했고, 나이 많아 기회가 없을 도반스님에게 마지막이 될 기회까지 양보해 주었던 내가 무슨 미련이 있겠는가”라면서도 “그러나 매번 기대했던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지지 않았고 4년 연임을 거듭 시도하려는 이때에 마침 이번에는 모처럼 강력한 출마자가 출현했다.”고 했다.

스님은 이번 은해사 주지 선거에 대해 “후보자간 경쟁이 너무 극렬해졌고 서로가 상대를 하나해치기만 하면 당선된다 할 만큼 살벌해졌다.”면서 “선거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모범적으로 살다 가신 자비하신 일타 노스님을 욕되게 할 파국이 눈에 선해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할 불사는 서로 건전하게 경선하도록 이끌어주고 끝까지 유도하는 것, 그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이쪽도 저쪽도 한식구로 어디에도 기울지 않고 선의에 경쟁, 경선을 이끄는 것”이라면서 “그 책임이 이 늙은 수좌에게 주어졌다는 사명감으로 시끄러워지고 불이익이 뻔 한데도 숨지 않고 출마했을 뿐 아니라 나마저도 욕심을 낸다면 이번 선거는 더욱 혼탁해 빠질 걸 알기에 이미 내 사욕은 일찍이 모두 내려놓았다.”고 밝혓다.

불산 스님은 “오직 부처님 법 따라 한평생 진실하게 수행하다가신 일타노스님을 비롯한 선조님들 앞에 욕되게 하는 일만은 더 이상 보고도 침묵하거나 수수방관만 한다면 과연 수행은 해서 뭐에다 쓸 것인가”라며 “참으로 잘 살다가신 자비의 화신 대선사요, 삼장법사인 일타 노스님 같은 분이 흔치않다. 그 어른께 누가 되지 않도록 내 능력껏 조율해보고 막아보고 완화시키려는 단 하나의 충정으로 수좌로 걸어온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그것뿐이어서 끝까지 사퇴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출마한뜻도 예전과 똑같지만 이번은 더 확실히 비웠기에 내 판단과 행동에 대해 누가 비판을 가해와도 보약으로 달게 받을 수 있어 행복하고 떳떳하다.”면서 “나와 인연있는 이들이여. 그리고 내 제자들이여. 소승을 떠나 훌륭한 후보자들께 자유롭게 한 표 던져 의사를 표하고 선택해주라. 소승은 이번 경선에서 무표이기를 바라며 오직 공정한 경선이 되기만을 소망한다.”고 사퇴의 뜻을 밝혔다.

불산 스님은 선거 이후 은해사 교구를 이끌 교구장과 은해사 대중들에게 바람을 드러냈다.

불산 스님은 “바람이 있다면 은해사 교구 내에 외부의 권속보다는 내부 후학들을 끌어들여 말사도 직책도 경험을 쌓게 하고 기회를 주어 후진을 양성해야한다.”고 했다.

또 “승려노후 복지도 부탁해본다. 운영위운회를 구성하여 협의하고 화합하라. 상하 좌차를 엄격히 지켜 위계를 세워 어른을 존중하라.”면서 “산중의 교육기관인 삼대 선원안거에 성심 껏 지원하고 보필할 것도 요망한다.”고도 했다.

불산 스님은 “이 모든 것은 오직 열반하신 노스님의 뜻일 것이며, 동곡일타 문중의 무궁발전과 도인속출, 그리고 화합을 위한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불산 스님이 사퇴하면서 법타 스님 문도들의 표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 관심이다. 불산 스님은 사퇴의 변에서 자신을 대신해 훌륭한 후보에게 자유롭고 떳떳하게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했다. 또 ”은해사 교구 내에서 외부의 권속보다 내부 후학들을 끌어 들여 직책과 경허도 쌓게 하고 기회를 주어 후진을 양성해야 한다“는 바람도 적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뜻은 은해사 교구의 일타문도에서 교구장이 나와ㅑ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은해사 차기주지 선거는 은해사의 유력한 실력자인 돈명 스님의 지지를 얻는 덕관 스님과 일타문도회 대표이자 은해사 조실 혜국 스님의 상좌인 성담 스님의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다. 불산 스님이 사퇴하면서 총 119표가 어떻게 행사 될지 관심이다.

은해사 산중총회 구성원은 자격 이상자와 타교구 선거권자 등을 제외한 비구 99명, 비구니 20명 등 총 119명이다.

은해사 산중총회는 경선이다. 따라서 산중총회는 1시에 시작해 오후3시까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결과는 빠르면 3시 30분 전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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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벽 2021-01-30 23:24:03
죽어라 앉아만 있더니만
그냥 앉아 있었던 것이 아니었네.
밤안개 내려앉고 새벽이슬이 하얗게 덧덮여진
낙엽 밝으며 밤을 지새우던 선지식
그가 보여준 참선의 힘, 참선의 묘미가 모처럼 싱그럽고 흐뭇하네.

여여 2021-01-25 05:49:54
역시 수좌스님들은 달라도 다르구먼. 사욕에 가득찬 사람들은 이분의 지혜행로를 손톱만틈도 이해 못할 듯ㅡ 이런 분이 세간에 나셔야 종단 발전한다. 전혀 발전없는 한국불교에 드디어 희망이 보이는 군

연지행 2021-01-23 11:11:19
내려놓음도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세상의 이치에 따른 온당한 판단과 사리분별은 매우 중요합니다.

본인의 이득보다는, 불교계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신 불산 큰스님 노고가 크셨고, 그 덕분에 앞으로 더 발전하는 은해사가 되는 초석을 마련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나몰라라 수수방관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탁한 경선 과정 속에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움을 차단하고, 새로운 포용적 가치를 추구하며 본인의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경선후보로서 참여하신 불산 큰스님의 면모에 크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은해사와 교구의 발전에 기여하신 불산스님, 항상 건강하시고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백림 2021-01-21 21:36:20
불산스님께서 대율사요, 대법사이신 일타 큰 스님의 이미지를 완전히 욕되지 않게 살려놓으셨다고 생각합니다. 동화사 주지스님을 맡으라 하실 때에도 멋지게 양보를 하시더니, 이번 은해사 주지스님 경선에서 중재역할을 멋지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자칫 경선이 혼탁함이 더해져 불교계를 멍들게할 우려도 컸는데, 불산스님께서 사명감으로 말미암아 화합을 위해 혼신을 다해주신 덕분에 불교의 청아함을 지켜주셨습니다. 모처럼 스님같은 스님, 일타 큰 스님 경률론 삼장을 다 갖춘 어른을 욕되게 할 수도 있었는데, 교구의 안정과 은해사의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불산스님 덕분에 불교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훈훈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계종지 2021-01-18 20:19:41
제불과 역대조사님들은 상구보리를 통한 하화중생의 원으로써 대중에 나선다. 상구보리는 공심으로써 지독한 수행없이 드러낼 수 없고, 정진력 없는 포교는 일반인과 다름없는 속인의 행각일 뿐이다. 이와 사를 겸비한 불산스님의 원대한 뜻대로 차기 소임자스님의 올바른 교구 발전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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