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는 스님들이 장삼 위에 둘러 입는 법의이다. 불상을 대신해 가사를 놓고 예불할 수 있을 정도로 신성시 된다. 가사는 종파에 다라 색과 형식이 다르다. 태고종 스님들은 홍가사를 입는다. "한국불교 정체성은 태고종의 홍가사에 있고, 기계가 아닌 손으로 한땀 한땀 가사를 짓자, 신도들이 스님께 가사를 지어 공양을 올리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불교태고종(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18일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한국불교태고종 정체성 탐구 제2차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서 "오늘 2차 세미나 역시 원래 우리 한국불교에 전승돼 오던 홍가사 등 가사와 의식 전통을 되짚어 봄으로써 한국불교 전통과 적통이 어디에 있는가를 제대로 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행사에서는 만춘 스님(옥천범음대학 교수), 이순학 교수(한국전통문화대학),이종수 교수(순천대), 이성운 교수(동방대학원대학)가 발표했다.
발제자들은 "한국불교 정체성은 홍가사에 있다"(만춘 스님, 이순학 교수), "태고종은 불교의식 전통의 진정한 계승자"(이종수 교수) "한국불교 전통 불복장 의식 계승에는 태고종 묵담 스님이 중심에 있다"(이성운 교수)고 했다.
만춘 스님은 '한국불교의 홍가사에 대한 고찰'을 발표했다. 스님은 "순천 선암사에 보존된 대각국사 가사를 비롯해 본사급 각 사찰 조사당에 모셔진 역대 선조사 스님 진영에서 홍가사를 일관되게 착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서 "가사 색상이 홍색인 것은 수행 목적과 수행자 역할이 법계를 청정케 하는데 있다. 홍색은 '한조각의 붉은 마음'을 뜻하는 '일편단심'처럼 순일의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대장엄경론>에는 가사색이 적혈색이었음과 인욕바라밀을 뜻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전통가사인 홍가사에는 다른 가사에서는 볼 수 없는 일월광과 사천왕 상징물이 있다"고 했다.
만춘 스님은 "수행자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수행이어야 한다. 가사 조성도 수작업을 번거롭다 할 일이 아니다. 한땀식 침선을 따라 완성시키는 과정이 곧 참선, 간경, 염불에 다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늘 실 등 규격품을 제공하고 필요한 규격대로 원단을 재단해 총무원이 가사 의미와 짓는 법을 전수하자. 제작은 각 사찰에서 침장 지도 하에 신도들이 하자"고 제안했다.
스님은 "가사점안식은 수계식 전 택일해 교육의 일환으로 거행한다면 수계자는 물론 불자들에게 파급되는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006년 '가사원'을 설립해 승려 의복 제작 유통의 종단 관리를 하고 있다. 조계종 '가사원'은 매년 1400~1500량, 하루 6량의 가사를 만든다. 조계종 가사원이 만드는 가사는 재봉틀로 제작한 '틀가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