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성(不二城)' 무색, 둘로 다투는 태고종 법륜사
'불이성(不二城)' 무색, 둘로 다투는 태고종 법륜사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0.12.09 10:15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로의원 지홍 대은 스님 서로 "내가 주지"...4년 전 문도 내홍 재현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청사가 있는 불이성 법륜사, 태고종 정체성을 탐구한다며 시작한 학술세미나에서 호명 총무원장은 "종도 화합과 안정"을 강조했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청사가 있는 불이성 법륜사, 태고종 정체성을 탐구한다며 시작한 학술세미나에서 호명 총무원장은 "종도 화합과 안정"을 강조했다

 

지난 2일 태고종 총무원청사인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 경찰이 출동했다. 지난해 12월 편백운 당시 총무원장 퇴거로 종단분규가 끝난지 1년 만이다. 신고는 총무원장이 주지 임명장을 전달한 법륜사 주지 지홍 스님(원로의원, 종책위원장)이 했다. 스님은 법운대륜화상문회가 법륜사 주지로 추대한 대은 스님(원로의원, 해동불교범음대학장) 측이 용역으로 보이는 불상자를 동원했다는 의심에서 경찰을 불렀다.

대은 스님 측은 신고된 신원불상자들이 (스님이 학장인) 해동불교범음대학 문하생들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출동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법륜사 주지 갈등이 세상에 알려졌다. 

한국불교태고종(총무원장 호명 스님)이 또 다시 내홍에 빠질 위기에 놓였다. 태고종 총무원청사인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이 건물 모태가 된 법륜사 주지를 둘러싼 갈등 탓이다. 

태고종은 도산 총무원장 시절 폭행사태, 탄핵 당한 편백운 총무원장 시절 셀프감금 해프닝 등 숱한 내홍을 겪어왔다. 2층(총무원청사) 싸움이 진정되자 그 불씨가 4층 법당으로 번진 모양새다. 

한국불교 최초 근대화 포교당 법륜사

'불이성 법륜사'는 지난 1929년 박대륜 스님이 금강산 유점사 경성포교당으로 창건했다. 한국불교 최초의 근대화된 포교당이다. 불이성(不二城)은 유점사와 법륜사가 둘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법륜사는 1950년대 정화운동 당시 비구승에게 조계사에서 밀려난 대처승 측의 거점이었다. 법륜사는 1970년 한국불교태고종이 창종된 후 현재까지 태고종의 산실이자 본거지이다.

2006년 법륜사 자리에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지하 3층 지상 4층)이 들어섰다. 전승관 1층은 중앙종회, 2층 총무원, 3 4층에는 법륜사가 있다.

태고종 최대 문도서 법륜사 주지 선출
  
태고종 초대 종정을 지낸 박대륜 스님(1884~1979)을 법사로 모신 문도는 500명이 넘는다. 남허 동산 보월 덕암 정암 인공 용봉 범선 등 8개 문도가 박대륜 스님 문하이다. 대륜스님 문하 8문회에서 2명씩 이사가 참여하는 법운대륜화상문회가 이사회를 열어 법륜사 주지를 선출해왔다.

법운대륜화상문회(회장 대은 스님)가 둘로 갈라진 것은 지난 2016년 도산 총무원장 당시 종단 분규 이후다. 당시 법륜사 주지였던 혜일 스님(덕암 문도)은 종정스님에게 불경했다는 이유 등으로 '법운대륜화상문회'에서 제명됐고, 혜일 스님을 주축으로 한 '대륜문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불교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의 2016년 법륜사 주지 취임식 기사, 대은 스님 측 법운대륜화상문회가 법륜사 주지를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한국불교신문 갈무리)
한국불교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의 2016년 법륜사 주지 취임식 기사, 대은 스님 측 법운대륜화상문회가 법륜사 주지를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한국불교신문 갈무리)


양분 속 주지 임명장 전달, 기관지는 광고도 게재

두 문도회는 지난 2016년에도 법륜사 주지를 두고 다퉜다. (관련기사: 태고종, 이젠 법륜사 주지 두고 다툼)

4년 후인 지난 8월 초 두 문도회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대은 스님과 지홍 스님을 각각 법륜사 주지로 추대했다. 두 문도회는 각각 총무원에 법륜사 주지 임명을 품신했다. 호명 총무원장은 혜일 스님 측이 선출한 지홍 스님에게 법륜사 주지 임명장을 줬다.

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도 지난 8월 27일 총무원장 호명 스님의 지홍 스님의 임명장 전달 기사를 시작으로, 최근호에서는 지난달 26일 대륜문회 이사장 혜일 스님 등 임원진 선출 기사와 광고를 게재했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양측의 이사회의록을 받아 종무회의에서 검토했다. 종무위원들 협의를 거쳐 지홍 스님을 법륜사 주지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대은 스님 측 문도회는 멸빈자(원응 전 한국불교신문 주필)가 이사로 참석하고 있어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멸빈자 제척 시비...총무원은 "인정 못해"

지난 5월 태고종 총무원은 편백운 전 총무원장과 막말 기사를 쏟아냈던 <한국불교신문> 원응 주필 등의 승적을 박탈했다. 
 
법운대륜화상문회 측은 "대륜 스님 문하에는 태고종도뿐 아니라 여러 불제자가 있다. 멸빈 등 종단 징계가 문도 자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문도 제적은 오직 문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멸빈자는 문회 이사 자격이 없다"는 시비는 지난 2016년 혜일 스님 측이 펼쳤던 주장이다. 당시 혜일 스님은 "(운산 영우 스님 등) 멸빈된 사람은 대륜문도회 이사 자격이 없다. 멸빈자가 이사로 참석한 이사회는 불법회의"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지 임명 후 다시 조율 나선 총무원

임명장을 받은 후에도 주지 소임을 못하는 지홍 스님, 주지 선출이 됐지만 임명을 못받은 대은 스님을 두고 총무원은 조율을 시도했다. 총무원 중재로 지난 11월 10일 두 문도회가 한자리에 모였다. 

대은 스님 측은 이날 혜일 스님(지홍 스님) 측의 심한 방해로 정상적인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퇴장을 했다. 남아있던 혜일 스님 측이 이사회를 열고 지홍 스님을 법륜사 주지로 재추대했다.
 

최근 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이 게재한 혜일 스님 측 대륜문회 광고. 광고 게재에 앞선 지난 8월부터 한국불교신문은 대륜문회가 선출한 지홍 스님을 법륜사 주지라고 보도했다
최근 태고종 기관지 한국불교신문이 게재한 혜일 스님 측 대륜문회 광고. 광고 게재에 앞선 지난 8월부터 한국불교신문은 대륜문회가 선출한 지홍 스님을 법륜사 주지라고 보도했다

 


한쪽 편든 총무원에 중재도 무산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두 문도회 갈등을 중재하려 했다. 대은 스님 측이 지난 9월 22일 총무원 중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문중간 다툼일뿐"이라고 했다.

대은 스님 측은 9월 22일 총무원 확대간부회의 때 대은 스님은 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고 참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총무원이 지홍 스님을 편들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대은 스님 측은 혜일 스님 측 문도회가 문도 제적자를 주축으로 한 가짜 문도회라고 주장했다. 이사회를 열어 지홍 스님을 법륜사 주지를 추대했지만 혜일 스님 측은 이사가 아닌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벌인 쇼라는 주장이다.

혜일 스님 측은 "정통성 시비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틀림없는 대륜 스님 문도다. 오히려 대은 스님 승적에 문제가 있다. 대은 스님은 대륜 스님 문도가 아니다"고 했다.

총무원 측 관계자는 "태고종 승적에 기재 누락 등 오류가 많다. 대은 스님이 대륜 스님 문도인 것은 틀림없다. 승적은 정정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홍 스님 "다투기 싫어서 봐줬던 것"

대륜문회 이사장 혜일 스님은 "필요하면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지홍 스님은 "그동안 대륜화상문도회가 종단이 시끄럽고 하니 저쪽(대은 스님 측) 주지 임명을 지켜봤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우리쪽이 정통이고 저쪽이 새로 만든 문도회이다. 특히 문도회 회장과 법륜사 주지는 동일인이 할 수 없다. 대은 스님이 정관에 위배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무원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사람이 주지다. 총무원이 이사회 선출 적법 여부를 따져 내게 법륜사 주지 임명장을 준 것"이라고 했다.

대은 스님 "무자격 이사회 개최, 의장부터 문제"

대은 스님은 "내가 두번이나 총무원장 후보에 출마했고, 그동안 종단 여러 소임을 지냈지만 자격이 문제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승적 시비는 음해"라고 했다.

이어서 "총무원 중재로 다시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혜일 스님 측 방해가 워낙 심해 회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 호명 총무원장도 자리했다가 떠났다. 우리 측 이사들이 나가니 자기들이 이사회를 개최해 멋대로 법륜사 주지를 선출한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문도회 정통성은 우리에게 있다. 지홍 스님을 추대한 이사회를 인정할 수 없다. 특히 임시의장으로 그쪽 이사회를 진행한 종연 스님(전 총무원비대위원장)이 대륜 문도인지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문중간 다툼? 논공행상이 키운 갈등"

이번 법륜사 주지 다툼은 지난 2016년에 이은 두번째이다. 당시 혜일 스님 측은 대은 스님 측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멸빈자는 이사 자격이 없다"고 했지만 법원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한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문중간 다툼일뿐"이라고 했지만,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종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한다.

일각에서는 "편백운 전횡을 비판하며 종권을 차지한 호명 집행부도 별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인정받지 못하던 혜일 스님 측 문도회를 인정해 지홍 스님을 법륜사 주지로 임명장을 준 것은 논공행상에 다름 아니다. 호명 집행부가 사건을 키웠다"고 비판을 하고 있다.

한지붕 두 주지, 또 사회법에 기대나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취임 후 줄곧 종도 화합을 통한 안정을 강조해 왔다. 지홍 스님에게 임명장은 줬지만 규정부를 동원해 대은 스님 측에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러나, 지홍 대은 스님 양측은 서로 규정부(사회법상 검찰에 해당)에 상대를 제소한 상태이다. 양측은 주지를 2년 내지 한 만기씩 돌아가면서 맡자는 제안도 모두 거부했다. 양 측 모두 만족할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회법 제소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홍 대은 스님은 모두 태고종 원로의원이다. 주지 자리를 두고 파가 갈려서 다투는 것은 차치하고, 종도들에 귀감을 보여야 할 원로의원들이 자리다툼을 한다는 비판은 양측 모두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고종은 편백운 집행부 당시, 총무원장 비위를 단독 보도했다는 이유로 조계종식 언론 탄압을 모방해 <불교닷컴> 출입과 취재를 금지했다. 한 기자회견에서 편백운 집행부는 불교계 한 매체를 추켜세우며, <불교닷컴> 기자에 모멸감을 주려하더니 기자를 폭행하기까지 했다. 자신들은 편백운 측과는 다르다면서 종단 운영에 잘못이 있다면 언제든 언론이 지적해달라했던 호명 집행부는 이번 사건을 덮기 급급했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홍길동 2020-12-09 14:00:25
내용을 읽어보니 현재 대림문도을 무시하고
총무원장이 일반적으로 지홍스님을지주를 선출하여 문제가된 내용같습니다
잘못되것은 바로잡아 정상으로 만들어야함니다 나무관세음보살마살

조계종에 2020-12-09 11:47:30
조계종에 실망한 스님 불자들이 왜 태고종으로 안오는지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문수 2020-12-09 10:52:29
언론은 모름지기 사실을 보도해야 합니다. 태고종의 내홍을 있는 그대로 속 시원하게 보도한 기사입니다. 양쪽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언론은 종교계 통틀어 불교닷컴이 유일한 것 같습니다. 부처님 가피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