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하 총무원장 문헌 소개
김구하 총무원장 문헌 소개
  • 법응 스님
  • 승인 2020.10.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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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불교중앙총무원 종무활동 어떻게 이뤄졌나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약 100여건의 대소 전쟁이 발생했다. 전쟁의 원인도 다양하니 영토, 민족, 종교, 에너지, 식량 문제에서부터 지도자의 탐욕도 한몫을 했다.

전쟁은 결국 인간의 악한 마음의 발로이며 인명의 피해이외에도 자연환경의 파괴, 주택과 각종 산업 등 시설의 파괴, 인류 문화유산에 대한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무엇보다도 군인이나 민간인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과 부상 그리고 원치 않는 이별의 고통을 안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장기간 지속된다.  

우리는 한국전쟁을 통해 무수한 인명의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문화재에 대한 피해도 적지 않았으며 소신 있는 군인의 의지로 해인사와 화엄사가 전화에서 빗겨갈 수 있었다.

 

1950년대 조계종 역시 한국전쟁의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2001년도에 조계종단에서 피해상황을 조사한 적이 있고, 2007년 10월에는 한국전쟁 시 불교문화재 피해현황을 조사 정리한 『한국전쟁과 불교문화재Ⅴ, (서울.경기 편)』을 발간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도의 조계종 상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1949년 10월에 제3대 총무원장에 김구하 스님이 취임을 하고 이듬해 전쟁이 발발하여 서울이 점령당하자 현 조계사와 총무원은 북한군을 따라 남하한 김해진 등의 차지가 되었다. 이들은「남조선불교도연맹」을 조직하기도 했으나 9월 28일 국군이 서울을 수복하면서 활동이 중지되었다. 이후 김구하 스님 등에 의해 불교중앙총무원의 종무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본고에서 소개하는 자료 ‘사찰피해상황조사보고의건’은 1950년 11월 21일에 불교중앙총무원장(서울특별시 종로구 수송동 44번지) 김구하 명의로 작성되어 발송된 것으로써 수신인은 각 교구 교무원장이다. 내용은 이번 6.25 전쟁으로 인한 교구내의 인적 물적 피해상황을 양식에 의해 보고하라는 것이다. 

피해 구분은 ㅇ인명의 피해 ㅇ사물의 피해 ㅇ재산의 피해로 구분하고 각 세분하였다. 인명의 피해는 사망자, 중상자, 경상자로 구분하고 재산은 대파, 중파, 소파 등으로 구분하였으며, 종류도 불상에서부터 전체 성보를 첨부한 양식대로 보고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전시 문건과 동일 날짜로 각 교구 교무원장에게 12월 13일 오전 10시에 불교중앙총무원에서 전쟁으로 인한 대책 등과 관련하여 회의를 소집한다는 내용의 공문도 있다.

이로 보아 수복 후 당시 총무원은 전쟁으로 인한 일차 피해상황의 파악과 복구에 전념했음을 알 수 있다. 공문이 우측에서부터 내려쓰기로 시작하고 있어서 조선시대의 양식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직인은 「중앙총무원장」으로 되어 있다. 현 조계종단의 기록실에 관련한 자료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유무가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현대불교사와 관련하여 소중한 자료라는 생각을 한다.

 

아울러 동 문헌과 같이 당시 중앙교무회의장 김법린 스님의 회의소집 공문이 있는데, 이 문헌들이 ‘소화’ 연혁이 명기된 일제강점기의 봉투에 담겨 있는바 강점기 때 사용했던 봉투를 1950년대에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동 봉투에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간동 112번지 ‘북한불교교무원장 귀하’라 기록되어 있어서 흥미롭다. 본 문헌은 서울이 수복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쟁이 진행 중임에도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회의를 소집하는 등 불교계에서 종무를 이어가려 애쓴 흔적이 담긴 귀중한 자료다.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바 근현대 불교사를 연구하는 분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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