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찰 공사 수주 대가여도 '시주금' 처리 인정"
법원 "사찰 공사 수주 대가여도 '시주금' 처리 인정"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0.09.29 16:4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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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 대납금 청구 소송서 자부담금 대납 불인정 판결
자부담금 업체 전가 의혹을 받고 있는 직지사 장경각. 당초 위아래층 방향이 다른 상태로 기초공사가 모두 끝난 것을 흥선 스님이 같도록 설계변경 요청해 바로 잡았다. ⓒ2014불교닷컴
자부담금 업체 전가 의혹을 받고 있는 직지사 장경각. 당초 위아래층 방향이 다른 상태로 기초공사가 모두 끝난 것을 흥선 스님이 같도록 설계변경 요청해 바로 잡았다. ⓒ2014불교닷컴

 

국고보조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찰이 부담해야 할 자부담금을 업자가 대납하거나, 특정업체에 공사를 주는 대가로 사찰이 돈을 받았다고 해도, 사찰이 '시주금'으로 영수 처리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박치봉)는 지난해 9월 2일 J고건축이 조계종 직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대납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J고건축이 직지사를 상대로 청구한 4억여 원 가운데 1천만원만 돌려주라고 했고, 소송비용 9/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직지사는 지난 2011년 국고보조금을 지원 받아 보물 지정된 석탑 주변정비 사업(장경각 건립)을 했다. 문제가 불거진 2014년 당시 J고건축은 공사대금 24억 원중 원청업체에서 4억3천만원의 목공사를 하청을 받아 공사했고 직지사가 이 사업의 자부담금 2억1,200만원을 업체에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공사비 1억4,000만원 지급도 직지사가 거부했다고 했다.


J고건축은 공사 대금을 받기 위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 진정서를 내고, 조계사 앞에서 시위도 했다.

당시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은 "관례대로 했을 뿐 잘 모르는 일이다. 불찰이 있다면 인수인계 때 살피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J고건축은 "공사는 흥선 스님 부임해서 시작했다. 전임 주지로부터 인수인계 때 살피지 못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J고건축과 직지사 양측은 법적 다툼을 했다. 소송은 당시 주지 흥선 스님을 거쳐 후임주지로 법등 법보 스님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원은 (자부담금 대납이라는 금액이) 2억원 넘는 큰 금액을 빌려줬다는 취지의 어떤 서류도 작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돈이 '시주금'으로 영수증이 발급됐고, 사찰은 이를 여러 신도 명의로 나눠서 회계처리한 점을 들어 "J고건축이 (직지사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대가로 시주금 명목으로 돈을 줬을(리베이트)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J고건축이 자부담금으로 대납했다고 주장하는 2억1000만원을 받은 직지사는 이를 신도 200여 명 이름으로 나눠 입금했다. J고건축은 "직지사가 신도들에게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주었고 당시 관련 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해 진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직지사 측이 추가 요구해 진행됐다는 추가 공사비용 1억7900만원도 직지사 측이 요청하고 공사비 지급을 약속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직지사가 에어컨 실외기 공사를 맡기면서 예치 요구했던 1천만원만 J고건축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주성고건축은 사찰 자부담금을 대납했는데 직지사가 시주명목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성고건축이 근거로 제시한 사찰 내부 영수증. (불교닷컴 자료사진)
주성고건축은 사찰 자부담금을 대납했는데 직지사가 시주명목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성고건축이 근거로 제시한 사찰 내부 영수증. (불교닷컴 자료사진)

 


J고건축은 1심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을 맡은 대구고등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이재희)도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면서 항소를 기각했다. J고건축은 최근 대법원에 상고했다.

J고건축은 "사찰이 자부담금을 업체에 전가해도 '시주금'으로 영수 처리하면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냐. 구두 계약도 계약인데 '증거가 없다'면서 추가 공사비를 인정하지 않은 법원 판단도 유감이다"고 했다.

직지사 측은 "현 집행부에서는 전 집행부로부터 (J고건축 주장 관련) '그런 사실 없다'고 인수인계를 받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경내 공사를 한 J고건축 형편이 어렵다고 해, 자비문중으로서 3000~4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하려 했지만 J고건축이 거부해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판결로 사찰이 국고보조금 사업을 진행하면서 자부담을 업자에게 전가하거나, 공사 수주를 댓가로 돈을 받아도 '시주금'(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면 문제가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종교단체 기부금이 (채무 뇌물 등에 이어) 국고보조금 면탈 치트키가 됐다고 비판한다. 종교단체 기부금이 각종 면탈 치트키로 활용되는 것을 막을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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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애 2020-10-13 13:29:16
불교가 어디까지 막장으로 가고있는가? 사찰공사비에서 국가보조금 횡령을 적극 옹호하는 이상한 법원판결, 사찰 자부담금을 시공업체에 전가하는 비상식적인 큰절의 사찰주지, 시공업체 근로자들을 외면하는 승가의 자비정신 실종, 변경된 추가공사비 지급을 외면하고 시주금이라 말도 안되는 말을하고 있는 직지사는 감히 사회의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의 목탁이라 할수 있는가? 직지사와 대한불교 조계종은 환골탈퇴하고 업자와 조속히 해결해라.

웃긴다 2020-10-05 13:16:10
시주도 안했는데 허위 기부금영수증 발급했으면 검찰에서 수사해야? 처벌해야지?

신도 2020-10-05 13:13:51
절에서 공사업자에게 돈 빌리고 시주 받았다고 우기면 돈 안 갚아도 되네? 직지사는 돈 한푼도없이 24억짜리 건물 지었네? 그래서 나랏돈는 먼저 본놈이 임자라고 하는구나?

역시나 2020-10-02 09:26:59
8.15, 10.3 대규모 적폐집회를 허가한 사법부다운 판결이다

황당한 법원 2020-10-01 21:50:37
2억1000만원을 받은 직지사는 신도 200여 명 이름으로 나눠 입금했고, 신도들에게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주었다... 그런데도 대납이 아니다... 어이가 없네....적폐판사들이 아닐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