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여름안거가 끝나는 날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1894명의 스님들이 전국의 선방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현재 한국불교는 이러한 안거 수행을 매년 여름과 겨울에 한다. 수행을 하는 이유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다. 스님들 가운데에는 20 안거, 30 안거를 한 경력을 가진 스님들도 꽤 있다.
그런데 매번 안거때 마다 2천여명의 스님들이 수행을 하고, 오늘처럼 해제를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변한 것이 없다. 불교계도 변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용맹정진 수행을 했다는 본인들의 삶도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중생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깨달음을 구한다는 참선 수행을 적지 않은 스님들이 일년에 두번씩, 그것도 10년, 20년을 하지만 여전히 중생들은 고달프고 힘들다. 그렇다면 안거 수행이라는 것은 무용지물이 아닌가? 혹시 안거 수행이 21세기 새로운 직업이 된 것이 아닌가?
그런 이야기를 대혜종고 스님(1089~1163)이 하셨다.
"그릇된 장로의 무리가 당신으로 하여금 고요히 앉아 부처가 되기를 기다리게 하니 어찌 허망한 근본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남의 말을 막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놈이 자기 자신도 성실하지 못하면서 다만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거두고 고요히 앉아 숨쉼을 끊으라고 합니다. 이런 무리는 참으로 불쌍하다고 하겠습니다."
허망하고 불쌍한 짓거리를 한다고 일갈을 하신 것이다.
또한 쌍계사 방장이신 고산 스님도 <돈황본 육조단경 강의>에서 "육조 스님은 앉아서 죽을 쑤고 앉아 있는 좌선법은 부당하고 그것은 선병禪病이라고 했습니다. 장좌불와고 뭐고 오래 앉아서 참선하는 것은 전부 다 쳐부숴버렸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안거를 통한 참선 수행이 이렇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을 선방 수좌 스님들도 잘 알고 있고,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스님들과 함께 나눈 적이 있다.
허망하고 불쌍한 짓거리를 벗어나 하루빨리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이루어서 고통스러운 중생과 함께 해야겠다는 선원 수좌 스님들의 용맹정진이 한국불교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영국(玄山)은 조계종립 동국대학교에서 불교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KBUF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총무원장 종책특보를 지냈고, 현재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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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년 ??결사때는 온 세상이 감동하여 전국의 스님 불자들은 물론 해외에서조차 와서 그 공덕을 칭송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