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농업유역’을 상상한다
‘생태농업유역’을 상상한다
  • 이원영 수원대교수
  • 승인 2020.09.0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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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원영 수원대 교수/국토미래연구소장

두 달 전 중동의 사막으로부터 우리 벼농사기술이 재배에 성공했다는 낭보가 왔다. 머지 않아 석유가치가 떨어질 그 나라들뿐 아니라 지구촌에 희망을 주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농지에 담수를 하지 않는 밀농사와 목축은 무엇보다 토양유실이 크다. 빗물을 소중히 여기는 논농사는 연작피해가 없고 영양가가 많아서 인구부양능력도 훨씬 크다. 뿐만 아니라 토양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탄소저장능력도 크다. 온난화를 줄일 수 있다. 물론 논물을 적절히 관개하여 메탄 발생을 줄이는 세심함이 필요하지만.

‘생태농업유역’은 생태적 농업활동을 위한 기본적 구역을 일컬어 필자가 지은 말이다. ‘유역’이란 빗물이 내리면 하나의 수계로 모이는 영역을 말한다. 어느 유역에서 많은 이가 생태적 방식의 농사를 짓고 싶어도, 윗물쪽 어느 농토 중에 농약과 관행농법으로 짓는 곳이 있으면, 그런 시도가 허사가 되기 쉽다. 농약 안 치고 지으려면 최소한 유역단위로 함께 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석유의존을 줄이고 지속가능농업으로 갈 수 있다.

관건은 수요다. 지금 비대면시대가 장기화 될 조짐이 있고, 건강먹거리에 대한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대도시권이나 경기도가 지금 그렇다. 하지만 깨끗한 먹거리를 생산의 청정상태를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작은 유역단위로 농가들이 함께 무농약 농법을 시전하기로 뜻을 모아야 한다. 상당한 유도책이 필요하다.

필자는 상상한다. 그 유역의 농민이 원할 경우에는 정부에 그 농토를 감정가로 판매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농지은행에서 매입한 후 다시 농민에게 임대하는 식으로 경작권을 주는 것이다.

요즘은 이자율이 아주 낮은 데다 다양한 금융방식을 동원할 수 있는 시대이므로 정부의 실질적 재정부담은 적다고 볼 수 있다. 농민은 경작권의 변동이 없이 경제적 혜택을 누릴 기회가 생기고, 국가는 많은 토지를 자연스레 국유화할 수 있다.

이미 비슷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바로 상수원댐의 상류쪽 수몰되는 농경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매입한 후 그 농민에게 경작권을 주되 친환경적 농법으로 짓도록 하는 유도책이 그것이다.

‘생태농업유역’은 깨끗한 경작과 인증관리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가령 경기도는 경지면적은 전국의 10%수준이지만 거주인구는 25%가 넘치고 서울권으로부터도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넘친다.

또 이 유역에서 부재지주가 정부에 매각하게 된다면, 정부는 실제 경작자에게 임대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관행농법과는 달리 이 방식은 노동력이 많이 요구된다.‘선진적 생태기술’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사람손이 많이 들기 마련인 것이다. 이런 일자리는 ‘농촌형 그린뉴딜’에 포함될 수 있다.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토양의 탄소저장능력도 대폭 키울 수 있다. 물도 맑아지고 생태계도 살아난다. 둘러싼 숲은 더욱 소중해진다. 전국의 모델이자 지구촌의 모델이 될 만하다.

* 이 기사는 <농업인신문(http://www.nongupin.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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