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인도 7대 성지 걷기를 대신해 대구 동화사를 출발해 서울 봉은사까지 500km 구간을 100여명의 대중과 걷겠다고 나섰다.
걷는 이유는 인도걷기순례 예행연습이다.
순례단은 이번 행사를 ‘불교중흥과 국난극복 자비순례’라고 이름지었다. 코로나19와 태풍 홍수 등 피해에 시름하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위기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하고 대면 접촉을 제한하는 상황이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독교계에 종교의 자유가 중요하고 국가가 당연히 보호해야 하지만, 관련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는 예배 등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순례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10월 걷기를 예고했다.
동화사-봉은사 걷기는 10월 17일 종정 진제 스님을 모시고 출발해 26일 상월선원에 도착해 서울 입성을 정비하고, 27일 봉은사에 도착해 회향식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참여인원은 대략 100명 규모로 추정된다. 국공립 또는 사립 캠핑장 등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잔다. 승려 참가자는 걷는 동안 승복과 가사를 수하고 손에는 108염주를 들기로 했다.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한다. 참가자는 다음달 14일까지 접수한다.
동화사에서 봉은사까지 걷는 동안 주변 사찰들은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순례단은 숙박하는 장소를 사찰과 거리를 두고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인근 사찰들이 조계종단 실세 승려의 행보에 눈 뜨고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몇몇 사찰은 순례단이 사찰 인근으로 접근하면 신도들과 팀을 꾸려 일정 구간을 함께 걷겠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봄 코로나19 유행으로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대폭 축소해 재정난을 겪는 사찰들이 다시 감염증 재유행에 백중마저 제한적으로 치러야 한다. 사찰의 재정난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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