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나눔의 집'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종교인 호소문
[전문]'나눔의 집'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종교인 호소문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7.3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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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8일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 겨울 추위 끝 우리의 삶에 스며든 정체불명의 감염병은 지금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지구촌 전체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신종코로나 19> 사태는 매우 고통스러운 현실을 초래하였지만, 세상 모든 존재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좀 더 본질적으로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근본적인 변화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과제를 던져주었습니다.

지난 시기 우리 사회의 진전과 치유, 통합을 위한 많은 활동들이 있어 왔습니다. 종교단체 또한 언제나 이와 함께 해 왔으며 특히 다종교 사회에서의 종교간 이해와 화합, 조화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신종코로나 19> 사태에 있어서도 자발적으로 고유의 종교 활동까지도 취소하거나 축소하면서 방역 활동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종교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나눔의집>에 관한 문제 제기와 조사 등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그 과정들이 또 다른 갈등을 확대하는 양상이 되고 있지 않은지 깊이 우려되어 호소를 드립니다.

<나눔의집>은 과거 일제강점과 식민의 역사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주목하여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었거나 선뜻 나서지 못할 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위안부를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함께 살아가고 치유와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시간을 이어왔습니다. 1992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의 <나눔의집> 활동의 성과와 의미는 매우 크고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한편에는 미처 살피지 못했던 실수와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지금 이러한 흔적들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눔의집>의 처지에서는 부득이한 상황 또는 특별한 의도없는 관성적인 업무 처리 등의 사정이 있었기에 억울하거나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 제기에 있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우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나눔의집> 운영진에서는 운영 미숙에 대한 사과와 철저한 조사 협조 등의 입장을 밝혔고, 광주시와 경기도 차원의 특별 점검과 조사 · 감사를 성실히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몇 차례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에서는 다시 민간인들을 포함한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오랜 기간 조사를 했고 이것도 모자라 다시 조사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민관합동조사단>의 구성이 다소 일방적이라는 걱정이 있어 <나눔의집>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보다는 특정한 몇몇 의견에만 주목하여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깊이 염려됩니다.

이번 <나눔의집>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나 시민사회로부터 제기된 것이 아닙니다. <나눔의집> 내부 구성원, 이른바 ‘공익제보자’들의 문제 제기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내부의 문제 제기였던 만큼 운영진이 좀 더 일찍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살피어 소통하고 해결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왔다면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내부 문제 제기 당사자들이 자신들 스스로의 인사안을 제시하고 종교단체의 운영 자체를 반대하는 등의 의사가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그 또한 운영진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었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들, 즉 문제의 제기에서부터 관계기관의 점검과 조사 그리고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불편부당하게 정리되기를 바라며, <나눔의집>이 그동안 쌓아 온 성과와 의미들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결과로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대부분의 종교단체들이 그렇듯이, <나눔의집> 또한 종교단체의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직접 재산을 출연하고 인적 역량을 투입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이러한 종교단체의 노력이 평가절하되거나 부분적인 문제가 있다 하여 근본적으로 부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눔의집>의 근본적인 변화와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종교단체 또한 고유의 특성과 가치를 소중히 유지하되 보편적인 상식과 기준을 존중하고 일반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에 더욱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7월 28일

불 교 원 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불교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유 교 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천도교 송범두 (천도교 교령) 천주교 김희중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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