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흥륜사 탑돌이에 풍년 기원의식 포함”
“신라 흥륜사 탑돌이에 풍년 기원의식 포함”
  • 이창윤 기자
  • 승인 2020.07.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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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인하대 강사 ‘민속학연구’ 게재 논문서 주장

《삼국유사》 ‘김현감호(金現感虎)’ 조에 언급된 경주 흥륜사 탑돌이가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의례적 성격이 포함된 의식임을 고찰한 논문이 발표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이 발간하는 민속학 전문 학술지 《민속학연구》 제46호에 게재된 김영준 인하대 강사의 <흥륜사 탑돌이의 양상과 배경>이 화제의 논문.

‘김현감호(金現感虎)’ 조에는 “신라 풍속에 해마다 2월이 되면 초파일에서 보름까지 도성의 남녀가 홍륜사의 전각과 탑을 다투어 돌며 복을 비는 모임을 가졌다.”고 기록돼 있다.

김 강사는 논문에서 흥륜사 탑돌이가 이루어지는 시기가 출가재일인 음력 2월 8일부터 열반재일인 2월 15일까지인 점과 흥륜사가 신라인이 신성시했던 천경림(天鏡林)에 창건된 점에 주목했다.

김 강사에 따르면 출가재일부터 열반재일에 이르는 시기는 봄이 시작되는 시기이자 인도와 한국 모두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또 ‘천경(天鏡)’이 달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신라의 도성을 월성(月城), 혹은 반월성(半月城)으로 부른 것으로 보아 ‘천경림’이 달과 관련된 성스러운 장소인 것으로 추측했다.

김 강사는 달이 풍요와 관련 있는 천체인 것에 주목했다. 프랑스와 피그미족, 우리나라의 정월 보름 풍습 등에 풍요와 관련된 의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신라에서도 달을 풍요의 상징, 즉 한해 농사의 풍년과 관련 있는 천체라고 인식했다는 것이다.

김 강사는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하고 신라인들이 신성시하던 천경림에 사찰을 세웠지만 전통신앙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신라의 전통신앙적 요소가 불교의식인 탑돌이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즉 흥륜사에서 음력 2월 8일부터 15일 사이에 벌어진 탑돌이는 단순한 불교행사가 아니라, 신라의 전통신앙을 받아들여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의례적인 성격이 일부 포함된 의식이었다는 것이 김 강사의 결론이다.

한편, 《민속학연구》 제46호에는 모두 11편의 논문이 수록됐다. 수록 논문은 다음과 같다.

△시간민속(시간민속)의 체험주의적 이해(표인주·전남대) △흥륜사 탑돌이의 양상과 배경(김영준·인하대) △전근대 무속 담론과 민속종교에서의 유교와 무속의 관계(한승훈·한국예술종합대) △한일병합 이전 한성의 아마테라스(天照大神) 수용 양상(문혜진·동서대) △강화 직물의 역사적 재고(再考)와 소창의 가능성(김나라·국립민속박물관) △가내 생업복합의 변동과 산나물 채취활동의 변화(이하얀·서울대) △임소향 명창의 삶과 예술세계(김석배·금오공대) △꼭두각시놀음의 기존 음악 수용 연구(송기영·고려대) △조선시대 활쏘기 중 철전〔六兩弓〕사법(射法)의 특성과 그 실제(최형국·한국전통무예연구소) △비교민속 자료로서의 몽골지역에 위치한 돌궐․위구르 비문 소개(박원길·칭기스칸연구센터) △네팔 ‘마하깔리 퍄칸(Mahakali Pyakhan)’ 가면극의 역사와 전승 양상(전경욱·고려대)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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