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 사고와 분석, 마음의 장애가 되버리다
이성적 사고와 분석, 마음의 장애가 되버리다
  • 현안 스님
  • 승인 2020.05.2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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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결가부좌를 한 알롱
첫 결가부좌를 한 알롱

 

우리 인간들은 이성적인 사고와 분석을 통해 선택과 결정하기를 좋아합니다.특히 아주 중요한 결정을 해야할 때 더욱 더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고 참고자료를 읽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을 통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봅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왜”라는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얻기를 원하고, 그런 답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참선 교실에 찾아와서 “어떻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지 묻지 않고, 늘 “왜”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문제에 대한 이유를 분석하고 찾아내려 노력합니다. 참선하는 바른 방법을 배워서 성실하게 수행하면 불안증, 우울증, 불면증, 화, 증오와 같은 문제를 아주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지적인 추론이나 주장이 아닙니다. 지난 5년 동안 영화 스이님의 지도 하에서 미국에서 수천 명의 학생들에게 참선을 소개하고 이끌어 보니 실제로 이런 다양한 문제들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지도해 준 방법대로 성실하게 따라주면 놀랍게도 거의 모든 경우 이런 문제들에 대한 효과를 경험했습니다.

이웃집 기독교인 제시카
이웃집 기독교인 제시카

 

참선을 처음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반적인 장애가 있습니다. “머리로”만 이해한 논리와 지식으로 인해 사실은 혼란에 빠져있으면서도 스스로 혼란스러운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 항시 불평하는 문제에 대해서 들어보고, 다른 학생들이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상의 해결방안을 소개해 주어도 마음 속의 의심과 반론으로 실행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세속의 일에서 이런 분석과 사고과정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지적활동이 수행에 쏟아야할 에너지와 노력을 낭비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도해 준 그대로 하면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도 계속 확인을 받기 위해 물어보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많은 참선 학생들이 저에게 와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합니다. “남편이 항상 나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 이렇게 행동을 해서 화가 납니다. 남편이 내 말을 좀 듣고 잘 하면 화가 나지 않을까요? 남편이 왜 그럴까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어릴 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저에게 불안증이 있는데 어릴 때 이런 경험 때문에 불안증이 있는 것이겠지요?”, “나는 회사에서 상사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족하고 화목하게 지내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회사를 옮기면 괜찮겠지요?”

미국에서 참선을 지도할 때 만난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여자분은 얼굴도 이쁘고 몸도 매우 건강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안쓰럽게도 이 여자분은 어릴 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30대가 된 이 여자분은 대학도 괜찮은 곳에서 나왔지만 알지 못하는 통증장애로 제대로 회사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결가부좌로 참선하는 방법을 배운 후에 열심히 매일 수행할 때는 이런 통증도 훨씬 줄었습니다. 그 분은 통증 때문에 회사 생활이 어렵다고 말하지만 제가 살펴보니 이 분은 사실 피해망상이 있습니다. 대화를 할 때 아주 작은 것에도 방어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니 상사나 동료들과 적절한 사회생활에 장애가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여자분의 경우 제가 하는 참선 교실에 와서 즉시 좋은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통증장애도 많이 좋아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설명들 중 예전에 읽었던 명상책이나 다른 유명한 영적 지도자들의 말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말이 안된다고 반대하거나 의구심을 많이 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그녀에게 “반대해도 좋고,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내가 갈켜준대로 수행해서 통증장애도 좋아지고 마음도 편해졌다면 일단 그냥 열린 마음으로 따라해봐요”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어떤 지압사를 만났는데 골반이 틀어져서 통증 장애가 생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좋아했습니다. 상담을 해준 지압사분이 매우 논리적으로 틀어진 골반에 의해 어떻게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잘 설명해 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몇 달동안 참선교실에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녀는 다시 참선 교실에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얼굴은 불안함과 근심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그녀는 참선 교실에 임하는 태도도 더욱 겸손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결가부좌 자세로 하는 우리 참선법을 배워서 아주 좋은 효과를 보았는데도, 당장 앉기만 하면 너무 아프고 싫으니까 계속 다른 방법을 찾으러 다니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보통 여러가지 다른 방법들을 시도해 보고 문제 해결이 잘 안되니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서 수행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사람들은 수행의 지침사항에 대해서도 과거에 배우고 들었던 내용을 기반으로 생각해서 논리에 맞는지를 계산해 봅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주 비슷한 문제를 가진 수 많은 사람들이 해보고 효과를 보았다는 사실적인 증거를 제시해도 그 방법이 본인의 이성적인 논리, 사고, 분석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시도해 볼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믿고 자부했던 지적인 이성이 오히려 우리를 장님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수행은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이성적인 논리와 다를 수 있습니다. 탐진치만을 추구하던 세속의 세계와 반대 방향으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수행을 하면서 선정의 힘이 커지면 예전에 우리가 알고 이해했던 이성적인 논리가 다른 방향에서 보이고, 뒤바뀔 수 있습니다. 선정의 힘이 커질수록 필요없이 하고 있는 이성적인 사고와 분석활동도 줄어듭니다. 수행은 우리의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고 당장 필요한 생각 단 하나에만 마음을 모을 수 있는 힘을 키워줍니다.

우리가 당장 하고자 하는 일에 모든 마음과 에너지를 몰입시킬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하고 있는 생각과 사고활동을 줄이면 더 명확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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