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장의 예의
3일장의 예의
  • 도정 스님
  • 승인 2020.05.25 16: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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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루 만에 끝난 원만 스님의 장례에 부쳐

 

사람의 목숨이 다하면 최소한 3일의 기간을 정하여 장례를 치르는 풍습은 세계 어디를 가나 비슷해 보인다. 이는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가족 친지가 모일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로 이해된다.

부처님께서는 열반할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쿠시나가라 사라나무 아래로 자리를 옮겨 제자들과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부처님을 따라다니며 일생동안 모셨던 아난다(아난존자) 스님이 부처님께 세 가지를 여줬다. 그 내용이 부처님 유언의 말씀이며 남전 열반경에 부처님 열반 당시를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

부처님 열반 후 장례를 할 때, 상수제자인 갓사파(가섭존자)스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나 가섭존자가 돌아와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니 부처님께서 관밖으로 발을 툭 내보이셨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알고 있다.

실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니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몸 위에 꽃을 공양하여 부처님 몸이 보이지 않게 꽃이 쌓였을 것이다. 부처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가섭존자는 늦게 도착해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바퀴 돌고 부처님 발쪽에 가서 꽃을 걷어 내고 부처님 발에 자신의 이마를 갖다 대고 예배하는 모습이 중국에서 부처님께서 관밖으로 발을 내 보였다는 내용으로 번역된 것은 아마도 그 당시 관에 모시고 치루는 중국의 장례 문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모습에서 보듯이 사람이 죽으면 가족 친지 제자들이 작별 할 수 있게 기다려 주는 최소한의 시간이 3일 정도라는 것이다.
 
2020년 5월 23일(윤4월1일) 오후 2시 50분에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에서 원만(圓滿) 스님(사진)이 세납68세(승랍50)에 원적에 드셨다.

스님의 법체는 돌아가신지 24시간도 안되어 입관 됐고 3일의 시간도 갖지 못하고 그냥 화장장으로 향했다.
 
스님의 속명은 홍성덕(洪性德)이며 1952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8살에 불국사 월산 스님 앞으로 출가하여 전국선방에서 참선을 하시다가 석굴암 천일기도를 3번 회향한 후 1998년 부처님의 나라 인도에 가시어 보드가야에 ‘여래선원’을 창건하셨다. 그곳에서 20여년간 성지순례객들에게 성지를 알리고 인도 어린이들에게 일요법회를 열면서 한국불교를 알렸다.

인도에 왕래하시는 동안 제주시 조천읍 ‘평화통일 불사리탑사’주지를 엮임했고 2019년 11월 악성급성 갑상선암에 걸리시어 인도에서 급히 귀국 치료를 받으시다가 정토자재요양병원으로 옮겨 오늘까지 네팔 국적의 상좌스님 간호를 받다가 입적하셨다.

스님은 평소에 격식이 없는 소탈한 모습으로 후배들과 어울리시어 '나이든 어린왕자'라는 별명을 얻으셨고, 불자들에게 인자한 미소를 보이시어 '서산마애삼존불 가운데 분'이라는 애칭이 있었다. 종단이 제대로 역활을 못하고 있다고 한탄 하시며 불교개혁운동에도 동참했다.

어릴 때 출가해 세속인연을 끊고 50년을 살아온 독신 승려의 생활이었는지 휴대폰에 가족이란 이름은 없었기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장례를 치르다 보니 불국사 주지스님과 사형사제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인도에서 인연이 있었던 스님 재가 불자님들이 모여 스님의 가시는 길을 외롭지 않게 했지만 무연고 장례식이 되어 버렸다. 유골은 법에 따라 당분간 어느 장소에 잠시 모셔진다.

스님의 가시는 길에 작별인사 할 최소한의 3일도 내 주지 못한 사연은 무엇일까?

출가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글 가운데 '3일간 닦은 마음 천년의 보배(三日修心千載寶) 라는데 죽어서 3일 간 시간도 줄 수 없단 말인가?

50년간 조계종의 승려생활이 고작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단 말인가?

정토마을 자재병원장 능행 스님은 '우린 죽을 것이다.언제든지 죽어갈 때 고요하고 정갈한 환경에서 누군가의 안내와 지지를 받으며 홀로 죽음에 가 닿아야 하는 것이다. 심장이 멎고 의식이 담겨진 육신이 천천히 식어 가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님은 "몸과 의식이 완전한 분리를 완성할 때까지 심장이 멈춘 육신을 안전하게 잘 보호하면서 수시로 일깨워 주어야 한다. 죽음이란 정점에서 또다른 재생을 위한 걸음을뗄 수 있도록 왕생 해탈 재생 어떤 길로 나아가든지 살아있는 우리들이 먼저 떠나는 그분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영적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갑자기 자신이 대접 받으려면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는 말이 생각나는데 조계종에 출가하는 모든이가 유언장에 '동산 부동산 일체를 조계종에 위임한다'는 글 뒤에 '사후 3일간의 기간을 보장받는다' 구절도 넣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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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스님 2020-05-31 20:42:18
부디 극락왕생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