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재산 은닉·횡령 없어…폭행도 ‘혐의없음’ 처분”
“사찰 재산 은닉·횡령 없어…폭행도 ‘혐의없음’ 처분”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4.23 02:0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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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정지 고운사 자현 스님 22일 기자회견…논란 후 첫 공식 해명
“중앙징계위 결정, 입법 취지 반해…정황 아닌 직접 증거 제시하라”
“성추문 의혹 기소의견 송치…통장·수입 내역 제출, 소청심사 제기”
조계종 중앙징계위로부터 직무정지 결정을 받은 고운사 자현 스님이 22일 오후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찰재산 은닉 및 횡령한 사실이 없으며, 승풍실추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조계종 중앙징계위로부터 직무정지 결정을 받은 고운사 자현 스님이 22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찰재산 은닉 및 횡령한 사실이 없으며, 승풍실추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교구본사인 고운사 주지 직무정지 결정을 받은 자현 스님이 ‘고운사정상화비대위’가 주장하는 의혹과 중앙징계위원회의 결정에 직접 해명했다. 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위원장 원행 스님, 총무원장)는 지난 3일 ‘사찰공금횡령 의혹 및 승풍실추 의혹’과 관련해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중앙징계위는 “자현 스님이 여러 의혹으로 지역불교계는 물론 교구와 종단의 위상을 실추시켰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현 스님을 둘러싼 의혹은 대부분 고운사정상화비대위(위원장 도륜 스님) 측이 제기했다. 의혹은  ‘폭행’, ‘여성과 부적적한 관계’, ‘사찰재산 은닉’ 등 세 가지이다. 아직까지 이 의혹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증거가 공개되지 않았다. 폭행 의혹은 피해자로 지목된 고운사 전 총무국장 성오 스님이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의혹은 당사자로 지목된 여성이 고운사비대위 관계자들을 고소해 경찰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찰재산 은닉 의혹의 경우 자현 스님이 고운사 재임 시절이 아닌, 봉정사 주지 때 돈을 종단에 보고하지 않은 사찰 명의 통장을 이용해 사용해 왔다는 혐의다. 교계 특정 언론이 사찰재산 은닉 의혹을 보도했지만, 자료의 출처나 근거는 자현 스님 측도 조계종 총무원 측도 공식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는 상황이다.

자현 스님은 그동안 고운사정상화비대위‘의 의혹에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폭행과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 안동MBC를 통해 보도된 후 <불교닷컴> 등 일부 언론의 전화인터뷰 요청에 짧게 답한 것이 전부다. 21일 초심호계원의 첫 심리 역시 소청심사 준비 등을 이유로 불출석계를 제출하고 참석하지 않아 연기됐다.

“‘거짓은 신념을 이길 수 없다’고 믿었는데, 직무정지에…”

자현 스님은 22일 오후 3시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스님은 기자회견 이유를 “‘거짓은 신념을 이길 수 없다’는 신념에 소납에 대한 망어, 기어, 양설, 악구가 끊이지 않는데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중앙징계위로부터 선출직 교구본사주지 직무정지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결론적으로, 승풍을 실추한 사실도, 사찰재산을 은닉해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정황이 아닌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종단의 조치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행 의혹과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은 맞물려 있다. 고운사비대위가 제기한 의혹은 자현 스님이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이며, 이 의혹에 대해 전 총무국장 성오 스님이 자현 스님을 협박하고, 이에 격분한 자현 스님이 성오 스님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현 스님이 성오 스님과 보상 성격의 부당한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그 증거로 성오 스님이 A스님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와 통화녹음 파일이 거론됐다.

고운사 자현 스님의 기자회견장 모습.
고운사 자현 스님의 기자회견장 모습.

“비대위가 제기한 폭행 혐의 고발 건은 자현 스님 무혐의 처분
여종무원이 제기한 명예훼손 혐의는 비대위원들 기소의견 송치”

자현 스님은 “고운사정상화비대위라는 ‘도당’을 형성해 직접적인 증거도 없이 선출직 교구장을 인정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현 스님은 “폭행 등과 관련, 성오 스님이 자기 과오를 참회했고, 성추문 당사자인 여성은 이를 부인하며 고운사정상화비대위 위원장 도륜 스님을 비롯해 비대위원들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해당 경찰서는 수사결과 비대위원 스님들과 재가자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했다. 경북 의성경찰서는 최근 고소인 B씨가 고소한 사건을 수사한 결과 고운사비대위원 7명을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검찰은 경찰에 이 사건을 더 수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자현 스님은 “검찰이 이 사건을 재수사하라는 것이 아니라, ‘보강수사’를 하라고 내려 보낸 것”이라며 “고소인(여종무원)은 명예훼손 행위를 한 인물을 특정할 수 있는 추가 자료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비대위 공동위원장 천모 씨(연미사 신도회장)가 소납과 성오 스님을 폭행 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면서 “경찰 수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승풍실추 혐의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 16일 자현 스님을 둘러싼 폭행·성추문·회유 등 의혹의 발원지이자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전 총무국장 성오 스님이 비대위가 주장한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참회문을 발표했다. 성오 스님은 당시 “저의 한순간 불찰로 교구와 종단, 그리고 불자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된 점을 진심으로 참회 드린다. 고운사 주지 스님에 대한 저의 오해와 망상이 제 의지와 다르게 해석되고 유포되어, 종도들에게 크나큰 피해를 끼쳤다.”며 참회했다. 하지만 비대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선출직 교구본사주지 직무정지는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

자현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징계위가 ‘선출직 교구본사 주지인 자신을 직무정지 결정한 것은 관련 종법의 입법취지에도 배치된 행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님은 “중앙징계위가 승풍실추 사실을 묻지 않고, 언론에 적극 대응하지 않아 종단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책임을 물었다.”고 했다.

자현 스님은 “소납은 해종언론인 안동MBC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고, KBS 제보자들은 방영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적극 대응했다.”고 했다. 또 고운사정상화비대위 소속 스님들에 대해서는 “종단 내 사정기관의 시정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고소, 고발, 진정, 탄원등의 행위를 한 자는 공권정지 5년 이상 제적에 처한다는 ‘승려법’ 제47조에 따라 호법부에 제소했다.고 말했다.

“승풍실추 책임은 해종언론 MBC에 제보한 비대위에 물어야”

자현 스님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이유로 승풍실추 혐의를 묻는 것은 피해자 유발론일 뿐”이라며 “승풍실추의 책임은 MBC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고운사정상화비대위 소속 스님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자현 스님은 ‘사찰 재산 은닉 및 횡령 의혹을 해명했다.

스님은 봉정사 주지 재직 시 사찰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한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 통장은 개인 수입을 관리하는 통장으로 공적 통장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현 스님은 말사 주지 시절 노스님이 입적 후 속가 가족들이 스님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마찰이 생기는 문제를 경험하고, 두 차례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자칫 불의의 사고로 입적하면 생길 수 있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개인 명의 통장 대신 사찰 명의 통장으로 개인 수입을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자현 스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자현 스님.

“개인 수입 관리 하던 통장…비대위원장도 증거 없다는 데”

자현 스님은 “만약 사찰 재산 은닉과 횡령 혐의가 인정되려면, 이 계좌에 봉정사의 일반회계나 특별회계에 해당하는 계정과목의 재원이 입금됐어야 한다.”면서 “나를 고발한 비대위 도륜 스님도 호법부 조사에서 ‘사찰재산 은닉 및 횡령을 입증할 증거가 없고, 봉정사 통장에서 입금된 내역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봉정사 공금을 횡령할 의도가 있었다면 봉정사 명의 통장이 아닌 개인 명의나 차명 계좌를 사용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2010년 3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봉정사 총무 소임을 본 스님과 2007년 2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봉정사 종무회계 담당자로 재직한 종무원의 증언으로도 사찰재산 은닉 등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입증된다.”며 “이에 대한 사실확인서를 종단 사정기관에 증거로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또 개인 수입을 관리하던 계좌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봉정사 명의의 통장 내역과 수입 내역을 중앙징계위에 제출했고, 이 자료는 소청심사위원회와 호계원에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현 스님은 의혹을 제기한 측인 비대위원장 도륜 스님의 호법부 증언, 그리고 봉정사 총무 소임자 스님, 봉정사 회계 담당자의 증언과 개인 수입 내역과 통장 내역을 이미 중앙징계위에 제출했고, 종단 사정기관에 제출해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불특정 시점에도 수시 입금…수도·불사·복지에 사용”

자현 스님은 “계좌의 입금내역서를 보면 비대위 주장처럼 정초기도, 부처님오신날, 백중기도 등 사찰 수입이 많은 특정한 시점에만 집중적으로 입금되지 않았고, 불특정한 시점에 수시로 입금됐으며, 사찰 수입이 거의 없는 시점에도 입금됐다.”고 했다.

또 “이런 계좌 내역들은 이 통장이 소납의 각종 보시금이지, 꼭 사찰행사에 맞추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공금을 횡령해 은닉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 수입의 상당부분을 불사 복지 등에 지출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스님은 “상당 부분은 고운사 불사에, 고운청소년재단 출연금, 능인학원 출연금, 사형제 수행지원금, 선원 공양금, 삼정학교 후원금, 더 프라미스 기부금 등의 조계종 승려의 본분사인 수도와 교화와 사회복지를 위해 지출했다.”고 했다. 또 “종단 사정기관에서 문제 삼은 2017년 11월 23일 계좌 해지 후 소납 명의 계좌로 입금한 대부분도 고운사 주지 취임 후 경상비 및 불사 자부담, 고운사 요사채 수리, 화장실 설치, 선원공양금, 능인학원 이사회비, BTN 후원금, 삼정학교 후원금, 더 프라미스 후원금 등 수도, 교화, 사회복지 명목으로 지출했다.”고 했다.

자현 스님이 직무정기 결정이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하는 이유는 “주지의 급작스런 사고 시 신속하게 종무행정의 안정과 업무의 공백을 막고자 최소한의 징계위원회를 둔다는 취지와 사찰의 재산을 처분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자 시급히 주지 직무를 정지해야 될 때만 적용하기로 한 ‘중앙징계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령’ 입법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중앙징계위원회 구성과 관련 중앙종회에서 논의할 당시, 교구본사 주지가 옥중 결제를 하는 상황까지 빚어지자 매우 위급한 상황에서 교구본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제한적으로 중앙징계위원회가 종단 고위직에 대해 일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종단 사법기관인 호법부의 기소와 호계원의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죄 추정원칙에도 어긋나는 무리한 징계를 남발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종령은 사정기관에 의한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징계를 하는 제도여서 종헌종법에 위배되는 종령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종단 사정기관 출석해 직·간접 증거로 입증할 것”

자현 스님은 “누명을 벗기 위해 소청심사위원회와 호계원 심판부에 출석해 최선을 다해 혐의가 없음을 직·간접적 증거를 통해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망어, 기어, 양설, 악구 등 구업들도 입에서 비롯되고, 타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코로나19보다 무섭다.”면서 “인격살인을 일삼는 비대위 소속 스님들과 신도들은 ‘악한 욕설을 함으로써 도끼로 자신의 몸을 찍는 사람이 있거니와 이런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아서 스스로 몸을 망치게 된다’는 <법구경> 말씀처럼 인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회견문 낭독과 질의와 답변 순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장에는 고운사 신도회 전·현직 신도회장과 회원 10여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 초반 고운사정상화비대위 측 한 스님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려다 신도들의 반대로 입장하지 못하면서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자현 스님 기자회견 질문과 답변이 이어집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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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2020-04-29 00:27:26
자현스님 억울 하던 아니던 스님예기가 나왔다응걸 부끄ㅓ워 하시오 그대가 진정한 승려 라면

더이상 2020-04-23 22:06:50
범계권승들은 인천의 스승이 아니다
오히려 깨어있고 청정한 재가불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인천의 스승이다.

자현스님 2020-04-23 17:01:41
자현스님 의 죄질이 만천하에 다 드러났는데 참 무슨 할 말 이 남 았다고 기자회견을 자처를 해요?
낮 짝도 두꺼워! ! !
보조국사 지눌 .의상대사.원 효스님.경허스님 이런 쟁쟁한 스님들이 쌓아놓은 불교 포교의 대 업적을
갉아먹는 생쥐 시늉 이젠 제발 그만 하시고 조용 히 함구하고 사세요

담마 2020-04-23 09:43:18
제대로 한 방에 정리해주신 서 현욱 기자님~!정확한 팩트만 올려 주신 것 같네요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신 기자님께 찬사를 보냅니다 짝짝짝~~그리고 비대위라며 참석하려다 쫒겨나신분은 은처와 자식이 있어 조계종에서 승려박탈당한 일반인이라는 설도 있던데( J씨 ) 그 것도 사실인지 소문인지 한 번 짚어주셔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불교닷컴 화이팅입니다

자오기 2020-04-23 09:25:47
자현아 말을 헐때는 지금 내말이 말인지 막걸린지 생각혀보고 허그라잉 그라고 갈때 바두기 꼭 데불고 가고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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