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창불사 끝? 국제불교문화센터 등 새로운 불교 시작"
"중창불사 끝? 국제불교문화센터 등 새로운 불교 시작"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0.04.03 21: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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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청련사 상진 스님 "불교문화 보존 계승이 곧 포교"
청련사 전경
청련사 전경

한국불교태고종 청련사가 3년 대작불사 회향을 앞두고 있다. 청련사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경내 종각 삼성각 산신각 용왕당 약사전 나한전 극락원 등을 복원 및 신축하고 있다. 오는 6월 전체 전각을 단청하는 것으로 불사를 회향한다.

청련사 주지 상진 스님(천년고찰청련사 이사장)은 "불사를 진행할 수록 생각지도 못하게 규모가 커졌다. 사부대중이 불철주야 애쓴 덕분에 2~3달만 있으면 완공이 된다"고 말했다.

스님은 "불사는 한편으로는 역사의 뒤 언저리가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불자에게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불사를 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고 더 나아가 사부대중을 위한 생각을 더욱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어려움 속에서도 청련사가 종파와 종단을 초월해 새로운 불교를 펼칠 수 있는 중심 사찰로 우뚝 서길 발원한다"고 했다.

상진 스님은 지난해 연말 산중총회에서 청련사 제29세 주지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중창 대작불사의 원만한 회향을 바라는 대중의 바람에 의해서다.

스님은 "항상 인욕 정진 하심하고 모든 대중에게 신뢰를 주고 함께 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임은 소일거리 맡아서 하는 것이다. 어른스님들은 '못난 놈이 주지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엄한 가르침에 올곧은 승려생활 익혀

스님은 30대에 출가했다. 사찰에서 들리는 염불 소리가 그저 좋았다. '스님이 되면 나도 염불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에 출가했다. 순천 선암사였다.

상진 스님의 은사는 태고종 승정을 지낸 철화당 경호 대종사(1932~2012)이다. 스님은 은사스님을 "중노릇에는 엄하면서도 '같이 이발하자'시던 아이 같은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은사스님은 상진 스님에게 졸지말고 수행하라며 특히 낮잠을 못 자게 했다. 스님은 "은사스님은 내게 낮잠 자지 말고 늘 수행하라며 매일 창문 열고 지키고 계셨다. 그 가르침이 올바른 승려생활의 길을 만들어주셨다"고 했다.

생전예수시왕재, 청련사는 매년 음력9월9일 전통을 살려 생전예수시왕재를 봉행하고 있다
생전예수시왕재, 청련사는 매년 음력9월9일 전통을 살려 생전예수시왕재를 봉행하고 있다

염불 좋아 범패 배워 키운 제자 500여 명

갓 출가한 상진 스님은 목소리가 좋았다. 은사스님은 그런 스님에게 범패를 배워보라고 권했다.

상진 스님은 동방불교대학에 진학해서 범패를 배웠다. 범패 속의 글귀에는 조사스님들 가르침이 녹아있었다. 소리를 하면 할수록 뜻을 알면 알수록 아름답고 환희로왔다.

스님은 범패를 익힌 것에 그치지 않고 지난 1999년부터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20년 동안 배출한 제자가 500명이 넘는다. 스님의 제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불교 의례 관련 이론을 가르치고 의식을 집전하는 등 활약하고 있다.

스님은 동방불교대학 학생과장을 비롯해 한국불교법사대학, 보우승가대학, 동방문화대학원대학 의식반 교수, 동방불교대학 교학처장 등을 두루 역임하고, 지난 1월 동방불교대학 학장 소임을 맡고 있다.

지난해 종교문화축제에서 선보인 영산재, 상진 스님과 제자들이 함께 했다
지난해 종교문화축제에서 선보인 영산재, 상진 스님과 제자들이 함께 했다

 

범패는 천상의 소리, 부처님법 환희 느끼게 해

상진 스님은 "희노애락에는 끝이 있지만 부처님법이 주는 환희에는 끝이 없다"고 했다.

이어서 "범패는 영축산에서 부처님이 화엄 법문 설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님들이 바라춤을 추어 지혜를 득하고, 머리에 고깔을 쓰는 것은 자비를 얻는 것을 뜻한다. 범패 속에는 다양한 작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스님은 청련사 안정불교대학에서 피리 호적(태평소), 요령(방울) 등 <묘법연화경>에서 보이는 12가지 소리를 배울 수 있게 했다. 안정불교대학은 교양대학으로 스님뿐 아니라 재가자도 입학할 수 있다.
 

뜻 모르고 하는 염불 글 읽는 소리일 뿐

스님은 "의례는 불교의 중요한 과정이다. 부처님 말씀을 읽기만 하면 종달새고 뜻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허공의 많은 중생에게 의례 속에서 극락 찾아갈 수 있는 길 열어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서 "베토벤 모짜르트곡에는 계명이 있지만, 범패는 구전으로 전하는 천상의 소리이다. 우리나라 국악도 범패에서 기원한다"고 했다.

스님은 "요즘은 (발성의 고저를) 그림을 그려가며 범패를 배운다. 그림으로 그리다보니 글을 읽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잿밥에만 관심 두고 염불에 관심이 없다면 범패할 자격이 없다. 소리와 내가 하나가 되고, 부처님과 내가 하나된 경지가 되어야 진정한 염불이다. 뜻을 알아야 한다. 범패는 일종의 염불선"이라고 했다.

청련사 현판, 왕십리 청련사(구 안정사)는 태고종스님들이 조계종과의 분규에서 져서 등기가 모두 조계종으로 넘어갔다. 현재 안정사 부지에는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장흥 청련사는 태고종 스님들이 다시 세운 절이다 (불교닷컴 자료사진)
청련사 현판, 왕십리 청련사(구 안정사)는 태고종스님들이 조계종과의 분규에서 져서 등기가 모두 조계종으로 넘어갔다. 현재 안정사 부지에는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장흥 청련사는 태고종 스님들이 다시 세운 절이다 (불교닷컴 자료사진)

사부대중 함께 하는 청련사, 새불교 만들 터전

청련사(안정사)는 현재 서울 하왕십리에 신라 흥덕왕 2년(827)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조선초 무학대사가 중건했다.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분규 중이던 안정사 부지를 조계종 측이 매각하자 안정사에 거주하던 태고종스님들이 사재를 모아 2010년 양주 개명산으로 이전했다.

2014년 6월 당시 주지 백우 스님 원력으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호국삼층보탑에 모셨다. 2010년 양주 이전 당시부터 스님뿐 아니라 재가신도가 함께 예불과 사시불공 등을 함께 하며 정진 중이다.

스님은 지난 2월 삼동결제기도 회향법회 법문을 통해 청련사 스님들이 해제 후 일반 대중 앞에서 점검 받는 전통을 만들겠다고 했다.

스님은 "한국불교에는 안거를 마치면 선지식 앞에서 점검을 받는 전통이 있다. 서로 법거량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 한국불교에는 지난 2000년 이후로 무차법회 전통이 사라졌다. 청련사의 새 전통은 스님들이 90일 노력하고 기도해 스스로 깨친 부처님 가르침을 대중에게 펼치는 자리될 것이다. 묻고 답하는 새로운 법거량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주사암연합회 봉축연등행사, 청련사는 지역불교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양주사암연합회 봉축연등행사, 청련사는 지역불교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모이고 화합해야 불교 발전할 수 있어

스님은 청련사 주지 취임 후 '국제불교문화센터' 건립을 발원했다. 스님은 국제불교문화센터를 통해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 불교국가들과 두루 교류하며 인재양성과 포교를 할 계획이다.

스님은 "성지순례를 통해 동남아 불교국가를 경험하면서 우리나라 기초불교 포교를 고민했다. 불교대학 승가대학 등 어려운 불교 말고 쉬운 불교를 폭넓게 펼치고 싶다"고 했다.

이어서 "국제불교문화센터가 완성되면 여러 나라의 많은 스님을 초청해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것이다. 불교의 세계화 국제화의 새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이고 화합해 보다 많은 것을 펼쳐야 불교가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상진 스님은 범패 등 불교음악 전문가로서 선문대 등 대학을 비롯해 미국 등 국내외에서 특강을 했다
상진 스님은 범패 등 불교음악 전문가로서 선문대 등 대학을 비롯해 미국 등 국내외에서 특강을 했다

불교다운 것에 불교 대중화 길 있어

스님은 "4차혁명이다 뭐다 해서 사회가 많이 변했다. '사회가 변하고 달라졌다고 해서 불교도 그에 맞춰 달라져야만 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너무나 오픈되어 있고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때에 사찰을 찾는 이들과 앉아서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부처님 가르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스님은 "경전 염불 사상 등에 불교다운 이야기를 하다보면 양파 껍질을 벗겨도 속에 다른 껍질이 존재하듯이 베일에 감추어진 신비로운 그 무언가를 사람들이 더 궁금해 하지 않을까 한다. 수행풍토를 강화하고 불교다운 것을 살리는 불교를 연구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2000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로도약하는 한국문화예술 5000년' 중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인 영산재를 공연했을 당시, 관중이 홀을 가득 채웠던 일을 설명했다. 또, 스님들이 직접 범패를 하는 모습을 놀라워하는 불교국가의 반응을 소개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청련사 호국삼층보탑 점안법회 당시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청련사 호국삼층보탑 점안법회 당시

육바라밀 가르침 되새겨 코로나19 고통 여의길

스님은 "3천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우리 곁을 찾아 답답한 중생들 마음을 편안케 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고 했다.

이어서 "사바세계에 태난습화 사생이 있고 육도 윤회가 있는데 육도윤회 속에서 모두가 기도 올리고 발원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사바세계에 머물지 말고 좀 더 나은 세계를 갈 수 있도록 부처님께서는 포교하시고 말씀을 나누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이 이미 고통을 여의는 길을 알려주셨다. 우리는 그 이정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 더욱 수행 정진을 해야한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모두가 그 발자국을 따라 함께 걸어가자"고 했다.

스님은 "부처님은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코로나19 등 질병은 대삼재 속의 것이고, 인과의 틀 안에 있다. 우리가 이것을 피할 수는 없지만 바로 볼 수 있다면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부처님 진실한 가르침 만을 생각한다면 평화와 행복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등 육바라밀을 통해 고통과 번뇌를 내려놓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상진 스님은 1987년 창녕 영명사에 입산해 태고총림 순천 선암사에서 출가 후 행자교육을 받았다. 은사는 철화당 경호 대종사이다. 스님은 2015년 태고종 종사 법계를 품수를 받았다.

스님은 동방불교대학 등에서 수학 후 양주 청련사 범음범패보존회 회장 등을 맡아 범패 등 불교전통문화 보급과 불교의례 대중화에 앞장섰다.

뉴욕 카네기홀 '세계로 도약하는 한국문화예술 5000년' 공연 출연을 비롯해 스리랑카 등 여러 불교국가에서 영산재 등 한국 불교 의례를 소개했다.

스님은 한국불교법사대학 교수, 안정불교대학 강주, 태고종 중앙종회 종회의원, 천년고찰 청련사 이사장 등을 주요 소임을 거쳐 현재 재단법인 천년고찰 청련사 이사장과 사단법인 청련사예수시왕생칠재 이사장, 태고종립 동방불교대학 학장, 청련사 주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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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진스님 2020-04-08 17:32:34
중창불사ㅡ 좋은일 하십니다
좋은일에 앞장서신 상진스님을 마음속 깊이 깊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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