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물을 낳고
기가 물을 낳고
  • 김규순
  • 승인 2020.03.2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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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풍수란 무엇인가 5
삼척 미인폭포 :: 두부침식으로 하천쟁탈의 결과 낙동강으로 흘렀던 물이 육십천으로 유로가 변경되어 물이 동해로 유입된 사례.
삼척 미인폭포 :: 두부침식으로 하천쟁탈의 결과 낙동강으로 흘렀던 물이 육십천으로 유로가 변경되어 물이 동해로 유입된 사례.

풍수에서 기(氣)는 물의 어머니이다. 기(氣)가 물을 낳았다는 의미이므로 물의 성향과 작용에서 기(氣)의 성향과 작용을 유추하게 된다. 물은 액체이다. 고체는 얼음, 기체는 수증기이다. 이를 보면 기(氣)는 액체인 물과 상통한다. 얼음과 수증기는 생명을 진작시키지 못한다. 물일 때 생기(生氣)를 가지게 되고 생명의 근원으로 작용한다. 

풍수에서 물이 가지는 세 가지의 원칙이 있다. 첫째는 기(氣)가 있는 곳에 물이 있다. 둘째는 득수(得水)이다. 땅이 길지로서의 제일 조건이 물을 얻어야 한다. 셋째 ‘기(氣)는 물을 만나면 멈춘다’는 원칙이다. 이를 ‘계수즉지(界水則止)’라고 한다. 생명이 있는 곳에 물이 있다. 화성(Jupiter)에 물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은 물은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풍수에서도 기(氣)가 있는 곳에 물이 있다는 것은 바로 생명의 기운 즉 생기(生氣)가 있다는 의미이다. 물이 없는 곳에는 생기가 없다. 사막처럼-.

 

영월 구하도(청령포 옆) :: 감입곡류하천이 산을 곡류절단하여 물길이 직선화된 후 생긴 구하도가 경작지와 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월 구하도(청령포 옆) :: 감입곡류하천이 산을 곡류절단하여 물길이 직선화된 후 생긴 구하도가 경작지와 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득수는 얻는 것이고 계수즉지는 만나는 것으로 의미가 다르다. 물을 얻는 다는 것은 물이 없으면 땅이 생기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물을 만난다는 것은 땅이 물로 인해 이어지지 못하므로 땅의 기운도 나아가지 못하고 멈춘다는 의미이다. 달리는 것은 기(氣)를 소모하는 일이다. 사람도 마라톤을 하다가 죽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기(氣)는 고요하게 머물 때에 작용을 한다. 땅이 물을 만난다는 것은 고요해짐을 의미한다. 즉 기(氣)가 본연의 작용을 할 여건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영월 요선암 :: 흐르는 물이 바위를 마모시켜 만든 포트홀.
영월 요선암 :: 흐르는 물이 바위를 마모시켜 만든 포트홀.

 

계수즉지(界水則止)를 재해석한 것으로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는 것은 풍수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원칙이다. 이는 신경준의 <산경표>에서도 적용되고 있어 조선 사대부들이 가지고 있는 지형관(地形觀)이다. 이는 강이나 개천이 땅의 경계 즉 산의 경계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산과 산의 경계는 강이나 개천이다. 그러나 행정적인 경계는 되지 못하고 있다.

  

태백 구문소 :: 물의 공격으로 산에 뚫린 동굴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태백 구문소 :: 물의 공격으로 산에 뚫린 동굴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지형학에 있어서 그것은 일반론일 뿐이다. 현대지리학에서는 물은 때론 산을 넘기도 하고, 산을 뚫고 지나가기도 한다. 산을 넘는 사례는 자연호수를 만든 후 넘쳐흐르는 경우와 두부침식(頭部浸蝕)으로 인한 하천쟁탈(河川爭奪)로 능선을 가로질러 물길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물이 산을 뚫고 흐르는 사례로는 자유곡류하천의 유로변경이나 감입곡류하천에서 곡류절단현상으로 우각호(牛角湖) 또는 구하도(舊河道)를 만들고 하천이 직선화하는 경우가 생기며, ‘구문소’와 같이 산 아래로 동굴을 뚫어 낙동강이 흐르는 경우 등등이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세상에 예외 없는 규정은 없으므로,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는 풍수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지형은 ‘길지가 아니다’라는 표현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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