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바람과 물과 땅(風水地)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사람이 살기 좋은 장소를 찾는 방법론이다. 동아시아사상의 삼재(三才) 즉 천인지(天人地)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풍수이다. 음양사상으로만 파악하면 한계에 부딪힌다. 풍수는 이분법이 아니라 천문과 지리를 관찰하고 사유를 통하여 경지에 도달하는 학문이다.
세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구별된다. 다른 말로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으로 구분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다른 분야에서도 일반적인 경향이다. 동양에서는 음양사상이 그렇다. 음은 탁하고 무거워 아래로 내려와 땅이 되고 양은 가볍고 맑아서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었다고 한다. 풍수에서 보이는 것(visibles)은 지(地)이고 보이지 않는 것(invisible)은 풍(風)이다. 풍수지리학이라고 할 때 풍(風)은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으로 충분히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다. 즉 보이지 않는 것은 사유와 상상 그리고 영감으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풍(風)은 천변만화하는 하늘의 다른 모습이다. 지(地)는 만물이 존재하는 그 바탕이다. 땅이 없으면 만물은 존재할 수 없다. 땅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든 것을 굳건히 받아들인다. 심지어 물까지-.
수(水)는 보였다가 보이지 않았다가 그 변신을 귀신같이 한다. 증발하면 바람과 같이 노닐다가 하늘로 올라가서, 작은 물방울이 모여 구름이 되고, 작은 물방울이 뭉쳐져 큰 물방울로 맺히면 비가 되어 지상으로 떨어진다. 물은 생명수로서 하늘과 땅을 오가며 노니는 존재로 고체-액체-기체로 맘껏 변신이 가능하다. 물을 변신하게 만드는 것은 하늘의 태양이다.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도 있고 수 십 키로미터 하늘 위에도 있다. 물은 하늘과 땅 어느 한 곳에 속하지 않는다. 물은 태양의 열과 땅의 미네랄을 함유하므로, 하늘과 땅의 기운을 연결시켜 생기(生氣)를 함유한다. 고로 물은 하늘과 땅을 오가며 하늘과 땅의 기운이 상통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물이 없는 땅은 사기(死氣)가 가득하여 생물이 살 수 없는 사막이다. 따라서 분해되거나 썩지도 않고 소골(消骨)되지도 않는다. 수 억 년 전의 공룡뼈가 발견되는 것이 그 증거이다. 풍수에서는 땅을 경계 짓는 물에 한하여 좁은 의미로 사용한다. 따라서 샘이나 개천이 상급이고, 강이 중급이며, 바다는 하급이다. 풍수에서는 지형의 경계를 말하는 것이지 나라나 대륙의 경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풍수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부 방법은 별도로 달리해야 한다. 보이는 것은 눈으로 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사유를 통하여 터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물에 대한 공부가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을 공부하려면 기를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 풍수에서 “기는 물의 어머니”라고 한다. 따라서 기가 있다면 물이 있고 물이 있다면 기가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