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국정원 공작정치 규탄, 명진 스님 복권해야"
[전문]"국정원 공작정치 규탄, 명진 스님 복권해야"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0.02.18 14: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진스님과 함께 하는 시민사회·원로모임
2020년 2월 18일 성명

국정원의 공작정치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명진 스님의 복권을 요청한다!

우리는 엄혹한 군사독재정권 시대의 망령인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과 공작정치가 MB정권에서 다시 자행되고 그 대상자가 명진 스님이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경악한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MB정권의 국정원은 조계종 종단과 야합하여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을 어기고 전혀 범죄 혐의가 없음에도 명진 스님을 사찰하고 갖가지 퇴출 공작을 진행하였다. 국정원은 명진 스님이 MB를 법회에서 소개해달라는 청탁을 거절하고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MB의 퇴진을 주장하자 지난 2009년 11월부터 명진 스님을 사찰하고 직영사찰전환 조기 집행, 비리의혹에 대한 사법처리, 여론조작, 내부자 포섭, 승적박탈 등의 공작을 감행하여 결국 주지직에서 내쫓음은 물론 스님으로서 사망 선고인 제적 처분하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지난해 9월 5일 명진 스님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가 국정원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공개를 요구한 35개 문건 가운데 명진 스님 사찰과 관련된 문건 13개를 공개하였다. 이에 따르면, 2009년 11월 13일에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조찬하던 당시 총무원장에게 명진 스님을 겨냥해 "강남 부자절에 좌파주지를 언제까지 그냥 둘 겁니까?"고 말했으며, 바로 그날에 국정원은 <좌파 인물들의 이중적 형태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하여 명진 스님을 퇴출시키는 공작을 진행하였다. 국정원은 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안건을 종무회의에 첫 상정한 3월 3일보다 2개월 앞서서 이미 명진 스님이 “쫓겨”날 것을 언급했고 “연임을 반드시 저지”하도록 압박한다는 계획을 작성하였다. 국정원은 명진 스님의 봉은사 주지 연임저지를 위해 친분 인사를 통하여 대정부 비판활동을 자제하도록 유도 하고, 언론과 보수단체를 이용하여 사회에 명진 스님을 반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호화 사치, 음주 도박설 등 거짓으로 매도하는 공작을 단행하였다.

조계종 총무원 또한 이에 적극 야합하였다. 국정원 문건은 “ㅇㅇㅇ에게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조기집행은 물론 종회 의결사항에 대한 항명을 들어 호법부를 통한 승적박탈 등 징계절차에 착수토록 주지”라고 기술하고 있다. 사실상 국정원이 상급기관으로서 하급기관인 종단에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후 실제로 당시 전 원장은 종회, 호법부, 호계원 등을 동원하여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고 명진 스님을 제적하는 일을 주도하였다. 전 원장은 당시 중앙종회에서 봉은사 직영전환을 통과시키도록 실행한 뒤에 명진스님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죽을 죄를 졌다”고 말했고, 누가 결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라고 했다. MBC뉴스데스크는 명진 스님에 대한 사찰과 공작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원세훈 국정원장의 작품이라고 보도했다.

국정원의 사찰과 공작은 우리가 피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이 나라를 군사독재정권으로 퇴행하는 것이자 대한민국 헌법을 위반한 중대 범법행위다. 국정원이 권력의 입맛에 따라 범죄 혐의가 없는 민간인을 사찰하고 공작을 감행하여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인권을 유린한 것은 민주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국정원은 군사독재시대에 재야인사나 학생에 대해 사찰과 공작은 물론 고문까지 행하여 죽음으로 몰아놓은 암울한 역사가 있다. 이를 통렬하게 성찰하고 거듭나야 할 상황에서, 국정원이 독재자의 주구 행태를 반복하여 이 나라를 군사독재정권으로 퇴행시킨 것에 대해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말을 동원하여 비판해도 우리의 분노를 모두 누그러트릴 수 없다. 국정원의 사찰과 공작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21조를 위반한 명백한 위헌행위다. 무엇보다 원장과 대한불교 조계종단이 국정원의 공작에 응하여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고 명진 스님을 제적한 것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대한민국 헌법 20조 2항을 위반한 위헌행위를 범한 것이자 스스로 국정원의 주구(走狗)를 자처하고 종단을 국정원의 하급기관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국정원과 전 원장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현 정권과 국회가 다시는 추악한 정치공작의 악습이 반복되지 않도록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엄중하게 요청한다. 첫째, 국정원은 당시 행해졌던 모든 사찰 행위와 공작의 전모와 관련문건을 철저히 밝히고, 헌정유린에 가담한 모든 관련자는 엄벌에 처하며, 당사자에게 사과하고 내부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둘째, 국정원의 국내정보 분야뿐만 아니라 대공수사권을 폐지하지 않는 한 불법사찰은 사라지지 않으므로,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국정원 개혁입법을 처리해야 한다. 셋째, 명진 스님의 제적이 부당한 공작에 의하여 이루어진 만큼 조계종단은 즉각 명진 스님을 복권해야 한다. 넷째, 전 원장과 종단은 한갓 공작정치의 하수인 노릇을 한 진상을 명백하게 밝힘은 물론, 불자와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참회하고, ‘강남원장’으로 표상되는 모든 권력행위를 즉시 내려놓아야 한다. 다섯째, 현 조계종단은 이를 제2의 10.27법난으로 인식하고 불교계의 명예회복을 위해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우리는 이 모든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눈을 밝게 뜨고 지켜볼 것이며,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온몸으로 투쟁할 것이다.

2020년 2월 17일

명진스님과 함께 하는 시민사회·원로모임

<연명 명단>

곽노현(전 서울시 교육감), 권영국(변호사), 권영길(전 민주노동당), 김세균(서울대 명예교수), 김영호(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정헌(4.16재단 이사장),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언론인, 동아투위), 김중배(전 MBC 사장), 김판수(사회운동), 단병호(평등사회노동교육원 대표), 문규현(신부), 문정현(신부, 4.9통일평화재단 이사장), 박석운(한국진보연대 대표), 박재동(만화가), 백낙청(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손호철(서강대 명예교수), 신경림(시인), 신학철(화가), 양길승(6월 민주포럼 대표), 염무웅(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오세철(연세대 명예교수), 우희종(서울대 교수), 유홍준(명지대 교수), 이덕우(변호사), 이도흠(한양대 교수), 이수호(전태일재단 이사장), 이애주(서울대 명예교수), 이해동(목사), 임옥상(화가), 임재경(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임진택(판소리 명창),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장임원(중앙대 명예교수), 정연순(변호사), 정지영(영화감독), 주재환(화가), 천영세(전 민주노동당), 최갑수(서울대 교수), 최열(환경재단 이사장), 한승헌(변호사, 전 감사원장), 함세웅(신부, 안중근기념사업회 이사장)

<실무> 신학림(전 미디어오늘 대표), 이도흠(한양대 교수), 양기환(문화다양성 포럼), 송경동(시인), 한석호(전태일재단), 채원희(통일문제연구소)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