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빼놓고 근대불교를 말할 수 없다
그를 빼놓고 근대불교를 말할 수 없다
  • 박선영 기자
  • 승인 2020.02.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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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봉의 ‘석전 박한영’
▲민족사 |2만 5000원

만해 스님과 함께 일본에 항거한 독립운동가이자, 근대불교 교육의 선각자 석전 박한영 스님의 평전이 그의 탄생 150주년 되는 올해 출간됐다.

책의 저자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간행한 《친일인명사전》의 친일불교인사 부분을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임혜봉 스님으로, 철저한 고증과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서술하였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기에 급급하던 일제강점기의 한국불교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해방 후에는 초대 종정을 맡았던 박한영 스님은 불교계가 아닌 당대 지성인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육당 최남선, 위당 정인보, 미당 서정주 등 학계와 문학계에도 수많은 제자들을 남겼다. 육당과 위당은 당대의 5대 천재로 손꼽히는 석학이었는데, 이들은 박한영 스님과 30여 년 동안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왔다.

한영 스님은 당대 저명한 시인 묵객들과 교류하면서 ‘산벽시사(珊碧詩社)’의 동인으로서 활발하게 시회(詩會) 활동을 하기도 했다.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이능화, 만암, 청담, 운허, 운성, 운기, 남곡, 경봉 스님 등 출가자들과 정인보, 오세창, 이동영, 이광수, 서정주, 신석정, 조지훈, 모윤숙, 김동리, 조종현, 김영수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도 모두 석전 스님의 제자이거나 혹은 깊은 학문적·인격적인 영향을 받았다. 석학인데다 친일 행적이 전무(全無)한 항일의 곧은 지조와 인격을 갖추었기에 박한영 스님에게 수많은 당대 지성들이 감화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박한영 스님에게 지도 받은 중앙학림의 학생스님들이 서울 시내 일원과 전국 각 지방의 사찰을 중심으로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고 독립만세운동을 분담하여 추진하였다. 이렇듯 중앙학림의 학생스님들이 3.1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가운데 박한영 스님은 중앙학림의 전임 학장으로 선출되었고, 곧이어 결성된 한성임시정부와 대동단에 참여해 항일 운동 대열에 적극 참여하였다. 박한영 스님이 조선불교의 일본 임제종과의 합병을 적극 반대한 것 역시 항일운동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1부 석전의 출가와 구도, 2부 불교 유신과 항일 운동, 3부 기행시대, 4부 종정(교정)시대, 5부 만년의 물외도인 등 총 5부로 나뉘어 편집되어 있는데, 3부에는 춘원·가람과 금강산 여행, 제주도 기행, 육당과 풍악 기행, 눈 내리는 겨울, 남쪽지방 기행, 심춘 순례, 묘향산과 경주 여행, 백두산 등반 등 최남선, 이병기, 정인보 등과 함께 한라에서 백두까지 기행한 내용이 담겨 있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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