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이 ‘중앙징계위’를 열어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의 거취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은 법주사 스님들의 도박 행위를 알고도 묵인 방조했다는 주장과 함께 해외원정도박 의혹까지 받고 있다. 도박 사건을 고발한 고발인은 법주사 주지까지 피고발인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조계종 총무원이 10일 오후 1시 중앙징계위원회를 열어 정도 스님 거취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법부는 중앙징계위에 앞서 법주사 주지에게 출입국 관리기록을 제출할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징계위가 법주사 주지 직무정지까지 결정할지 관심이다.
이런 가운데 정도 스님은 9일 참회와 진상조사와 관련한 입장문을 냈다.
정도 스님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본 교구와 연관된 언론 보도 내용과 관련하여 본산의 주지로서 사부대중과 종도 여러분께 그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염려와 우려를 낳게 한 점 머리숙여 참회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납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저희 소임자들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였다.”면서 “금번 사안에 대해 조실스님의 지시 하에 교구 내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 중에 있다.”고 했다.
정도 스님은 “교구를 책임지고 있는 소임자로서 총무원과 긴밀히 협의하여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주사 협력국장 도암 스님은 “교구진상위원회는 현진 스님(마야사 주지)을 위원장으로 원일 ·보림 스님 등 4명으로 구성했으며, 협력국장이 간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암 스님은 또 “사건 보도 후 (피고발된) 법주사 국장 소임에서 모두 물러났다. 사건에 연루된 분은 교구 내에 없다.”고 전했다.
법주사 도박 고발 사건은 일파만파다. 교구 내 스님들은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법주사 교구 사찰들에는 ‘법주사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명의로 현 주지 스님체제의 문제를 비판하는 문건이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모임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도박 고발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피고발인에 현 교구장이 포함됐다는 사실에 교구대중의 지혜를 바라는 뜻을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건에는 “놀음꾼에게 절을 맡겨서는 안 된다. 도박으로 처벌 받은 이력이 있는 사람이 본사주지를 맡아 그 밑의 국장, 말사주지까지 놀음을 해 충북 유일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수행도량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원인의 주범이 뻔뻔스럽게 본사주지를 다시 하려고 한다. 놀음꾼들에게 절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취지가 담겼다.
도박 고발사건은 법주사 차기 교구본사 선거와 맞물려 세간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법주사 스님들은 지난 2008년 12월 속리산 호텔 객실에서 수백만 원의 판돈을 걸고 카드 도박을 하던 중 경찰에 적발돼 검거된 적이 있다. 당시 검거된 승려 5명 중에는 현 법주사 주지도 포함됐다. 스님은 당시 벌금형 처분을 받고도 교구본사주지로 임명돼 논란이 일었다. 이번 법주사 스님들의 도박은 사찰 경내의 다각실 등에서 새벽까지 이루어졌다. 세계문화유산이 도박 하우스가 된 셈이다.
이번 사건은 한 불자가 법주사 스님들의 상습 도박 행위를 인지하고 검찰에 고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고발인 A씨 등에 따르면 상습도박 의혹으로 고발된 스님들은 모두 8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법주사 7직인 전·현직 국장 소임을 맡거나 주요 사찰 주지로 재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조계종 총무원 국장급 스님도 1명이 있다. 피고발인에는 2008년 도박 현장서 검거됐던 두 명의 스님이 포함됐다. 법주사 현 주지 스님도 고발당했다. 고발인은 법주사 주지 스님이 도박 현장에 함께 어울리지 않았지만 상습도박을 알고도 방조하거나 묵인했고, 해외 원정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담긴 녹취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다른건도 있다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