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최고위층부터 냉수 마시고 속차려야"
"종단 최고위층부터 냉수 마시고 속차려야"
  • 불교닷컴
  • 승인 2006.05.1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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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응스님 기고] "스님들이 종헌 종법을 우습게 알아서야..."

 종심선사가 '조주고불'이라 불리는 이유는 오늘날 하북성에 있는 조주의 관음원에서 오랫동안 방장을 지낸 까닭이라고 한다. 조주스님은 끽다거(喫茶去 차 한 잔 들고 가게)로 더욱 유명한 스님이다. 종심선사는 어린 나이에 남천선사를 만나 다듬어져 후대까지 가르침을 이어오게 한 선종의 큰 스승으로 끽다거를 통해 평상심을 보였고 무차별의 세계를 가르쳤다. 중국의 석학 존 초우의 말과 같이 우주적 민주주의자라(cosmic democrat)는 칭호가 어울린다.

'끽다거'에 견줄 우리의 토속 화두는 없을까? 있다. 바로 '냉수 먹고 속 차려라'라는 일상에서 자주 쓰는 아주 예리한 한마디가 있다. '냉수'는 차니까 정신을 바짝 들게 하고 '속 차려라' 라는 의미는 깊게 제대로 생각해서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충고일 것이다. 다시 풀이를 한다면 찬물을 마셔서, 정돈 안 되고 오류투성이의 신체와 정신을 제 위치에 놓고서 생각을 바르게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종단 안팎에는 냉수를 마셔야 할일들이 너무나 많은 듯 하다. 경인민방을 기독교계에 사실상 강탈당한 일이 그렇다. 영안모자 회장은 그의 경영 능력이나 평소 소신으로 보아 수도권을 전파로 휘어잡을 것임을 확신한다. 기독교의 경쟁력이 미디어에서 나왔음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독교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할 때 불교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냉철하게 성찰해야 한다. 우리가 냉수 먹고 속 차려야 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종헌 종법 상 문제가 있는 스님들이 종단의 최고나 중진이 되고 이를 알면서도 수수방관하는 경우도 해당한다. 한마디로 종헌 종법은, 출가자들이 경전보다 먼저 배워서 몸에 익혀야 할 격률이다. 종헌의 첫 장이 바로 우리 종단의 정체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종헌을 헌신짝 버리듯 하니, 그것도 종단의 최고위층이 그러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냉수 먹고 속 차려야 할 일이다.

황우석 박사 문제를 대하는 종단의 태도도 문제다.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거나 황 박사를 참회시킴 없이, 그가 음모에 휘둘렸다면 그 배경이나 원인은 무엇인지 제대로 조사나 조사의 촉구없이... 수백억원을 내 놓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황박사는 종단으로부터 불자대상을 받았기에 잘못이 있으면 종단 차원의 참회를 시켜야 하고,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면 그것도 종단차원에서 떳떳하게 도와줘야 한다. 그는 한사람의 과학자이기 이전에 불자대상을 받은 종단차원의 공인이다. 황 박사와 같이 불자대상을 받은 박지성에게 부처님오신날 축하 엽서나 전화 한통 했는지 모르겠다. 냉수 먹고 속 차려야 할 일이다.

불자 경영인이라 하여, 국내의 최고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잘못엔 불교계가 말 한마디 없다. 삼성이나 현대그룹에 종사하는 불자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마치 누구의 입에나 냉수는 차듯이 말이다. 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저지르는 범죄는 중벌로 다스려야 하며 제도 대상 일순위이다. 그들의 탈법으로 인해 우리의 노동자 불자들이 결국 피해를 입고 나아가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그런데 조계종단은 그들에게는 한마디 못한다. 이 역시 냉수 먹고 속 차려야 할 일이다.

능인선원은 청소년 포교 사업으로 YBA(Young Buddha Associa tion)를 조직해 활동한단다. 사실 청소년 포교는 종단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할 으뜸 불사다. 엄마는 절에 다니고 자녀들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교회에 간다는 <현대불교신문>의 보도는 아직도 머리를 내리친다. 청소년 포교에 대한 종단의 로드맵이 궁금하다. 일개 개인 사찰에서도 하는 일인데 그동안 이보다 더 큰 사찰이나 종단은 무엇을 했는지 이 역시 냉수 먹고 속 차려야 할 일이다.

세상은 바삐 돌아간다. 주5일 근무제나 우리 것 찾기 운동으로 불교가 어부지리 덕을 보고 있다. 중국이 세계불교포럼을 개최했다. 세계 불교포럼은 우리가 개최했어야 할 국제적 불사다. 1,600년 불교의 역사는 곧 우리민족의 역사속에 침윤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 종교 문화마저 정체성을 상실하고 강대국에 종속해 간다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틈 속에서 우리가 살길은 1,600년 역사의 불교문화 외 대안이 무엇인가? 유독 조계종 시계만 느리고 바늘이 작아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이 역시 냉수 먹고 속 차려야 할 일이다.

백초임중일미신 조주상권기천인 팽장석정강심수 百草林中一味新 趙州常勸幾千人 烹將石鼎江心水 원사망령헐고륜 원사제령헐고륜 원사고혼헐고륜 願使亡靈歇苦輪 願使諸靈歇苦輪 願使孤魂歇苦輪

큰절에서는 매일 지내는, 작은 절에서는 일년에 그저 몇 번 지내는 천도재 시식문중 일부분이다. 망령이나 제령 그리고 고혼에게 윤회를 쉬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종단이 삿되고 게으르고 그릇됨을 쉬고 제정신 차려야 한다. 이미 죽은 조주의 선다는 못 마시더라도 한 발짝만 옮기면 마실 수 있는 것이 냉수다. 우리 다같이 냉수 한 사발 들이키자. 냉수 마시고 속 차릴 일이 너무나 많으나 이만 줄이고 냉수 한잔 마시려 나가련다.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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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mk3wfrk0k7 2014-01-23 10: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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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バリ? レ?ベル 2013-09-18 01: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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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2006-05-24 08:10:24
씨원타님 말씀이 맞습니다.
근데 문제점은 잘 지적하셨는데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지 대안제시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제 생각은 일단 학생들의 활동 예를들면 합창단, 합주단, 체육활동등을 양성하고 일반학생들은 불제자 학생들의 특기활동에 호감을 느껴서 자연히 포교되게 하는 방법이 좋을것 같습니다.
대표적 성공사례가 선명회합창단, 일화 축구단, 할렐루야축구단등 많이 있지만 갑자기 기억이 안나는군요. 그런점에서 월정사의 족구, 축구대회는 긍정적으로 봐도 될것같습니다.

씨원타 2006-05-17 22:01:17
불교에는 포교가 없다. 왜냐? 스님들은 포교 역량이 아주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원래 스님 된 이유가 세상 도피하려 했던 것 아닌가? 그런데 포교는 세상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업이다. 스님들의 본 바탕은 계획성도 없고 꾸준한 노력도 없다. 포교는 절대 못한다. 세속을 벗어나서 혼자 간섭 안 받고 제멋대로 사는 풍토 속에서 어떻게 포교를 하나? 우리 동네에는 유명한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있다. 그 후문에 절이 하나 있다. 조계종 소속이다. 그런데 학생들한테 단 한번도 포교를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지나가던 학생들이 들어올까 봐 겁낸다. 금싸라기 땅만 차지하고 앉아서 문닫아 걸고 독살이를 하는 것이다. 만약에 이곳이 교회였다면 오고가는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가르침도 나눠 주고, 이벤트도 하고, 학생들 불러 모을 여러 가지 방책을 궁리하고, 신도들을 교육시켜서 학생들한테 어떤 방식으로 포교를 하라고 가르쳤을 것이다. 그리하여 날마다 학생 모임을 주선하고 학생 지도할 선생을 육성할 것이다. 그러나 학생이 다니는 길목에 있으면서도 절간은 학생회 하나가 없다. 학생 모이는 게 전혀 없다. 무슨 절이 이런가? 이게 포교인가?

道魯步 2006-05-16 19:34:04
가끔은 인간들이 글을 읽을 줄. 이해할 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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