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선지식을 찾아라
끊임없이 선지식을 찾아라
  • 현안 스님
  • 승인 2020.01.23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미국서 출가한 한국인,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14

 

2012년 미국에서 참선 즉 ‘챤 메디테이션’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저는 명상이나 참선 뿐만 아니라 불교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랐기 때문에 불교를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미국으로 이민을 오기 전 법문을 들으러 다니거나 수행을 본격적으로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행을 해서 실제로 어떤 변화들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도 없었습니다. 별 기대 없이 시작하였는데 놀랍게도 수행을 하면서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많은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나의 몸과 마음이 안에서부터 밖에까지 다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들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계속되었습니다.

수 년 동안 참선을 하고, 스승님인 영화 스님을 가까이 모시면서 수행을 지도 받고, 또 매년 여름과 겨울 선칠 (한국의 안거와 유사)에 참여하여 정진하였는데도, 지금도 끊임없이 진보하고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저희 스승님이 수행에서 큰 성취를 경험하여도 만족하지 말고,  계속 더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신 것이 너무도 감사할 뿐입니다. 진보를 하고 난 후에야 진보 전과 후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수행을 하면서 큰 도약이 있을 때 이에 대해 만족하고, 지금껏 열심히 해서 얻은 결과를 편히 즐기고 싶어하는 욕망이 마음 속에 강렬하게 자리잡습니다. 게다가 수행의 단계가 올라갈 수록 이런 강렬한 욕망은 아주 미세하게 숨어 있어서 알아차리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수행의 진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수행의 목적은 선정의 힘을 키우는데 있습니다. 선정의 힘이 커질 수록, 더 높은 선정의 단계에 도달할 수록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 현명하고, 건강하고, 고요하고, 선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더 좋은 해결책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수행자는 선지식이 없으면 정체기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선정의 단계가 높아질 수록 정체기에 빠지면 더욱 더 빠져 나오기 어려워집니다. 더 널리 보고 헤아릴 수 있게 된 스스로의 마음에 더 큰 확신을 갖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수행하는데 정체하고 있으면서도 앞으로 계속 진전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도 개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분들에게 있는 자리에서 만족하지 말고 계속 더 앞으로 진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진전을 한 단계 한 단계 계속 하는 것이 여러분에게 훨씬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는 여러분들에게 선지식을 찾으라 강력하게 권장합니다.여러분이 한 단계 더 나아갈 때마다 더 큰 마음의 해방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뛰어난 선지식을 찾는 것입니다. 선지식이 여러분을 만나서 지도해 주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여러분이 가진 최고의 잠재력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실 겁니다. 선지식은 어떻게 더 멀리 그리고 더 빨리 갈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진정한 선지식은 여러분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고, 현명하게 여러분 각 개인이 가는 길의 방향을 잡아 줄 수 있습니다. 선지식은 여러분의 환경조건 그리고 정신적, 영적인 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선지식은 여러분에게 어떤 것이 제일 좋은지 잘 알고 계신 분입니다. 대승에서는 선지식 아래에서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간을 절약합니다. 시행착오로 배우는 것은 비효과적이고 힘든 과정입니다. 멘토 즉 선생님이 있으면 어려움을 더 빨리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혼자 노력하는 것보다 하는 일을 훨씬 더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점은 수행에서 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 훨씬 더욱 쉽습니다. 지도를 받으면 여러분의 수행의 진전이 느려지거나 또는 여러분이 그만두는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 여러분이 극복해야 하는 개인적인 결점들을 알게 해줍니다. 우리 스스로의 결점을 보는 것이 진보를 하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빛을 켜는 첫 단계는 어둠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구정 즉 아라한과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선지식을 찾아야 합니다. 그 때까지는 우리는 길을 잃고도 그런 사실을 모를 수 있습니다. 사실 높은 단계까지 도달한 많은 수행자들이 선지식의 지도 아래서 수행하기를 더 선호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선지식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제 수행을 지도해 주고 계신 스승님인 영화 스님은 선지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선지식은 명예와 이익에 욕심이 없습니다.

• 명예: 특히 많은 승가의 스님들은 더 많은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명예욕에 빠질 수 있습니다. 더 유명하다고 해서 반드시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명예에 집착하게 되면, 여러분의 주요 목표가 아상을 키우는 것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다른 이들을 진실로 도울 수 있는 지혜가 없는 것입니다. 

• 이익: 이윤에 집착하게 되면 공정해 지기 어렵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또한 손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지게 합니다. 다른 이들을 도우려면 손해를 보는 것은 필수입니다.

• 여러분이 하는 질문에 대한 선지식의 대답은 놀랍게도 단순하고 곧습니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큰 노력없이 혼란을 곧장 뚫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 선지식은 여러분에게 다른 선지식에게 보내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선지식 몰래 다른 선지식의 조언을 구하러 몰래 갈 필요가 없습니다. 

• 선지식은 후원자들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한 마음은 인간성의 기반이 됩니다. 현명한 사람들은 스스로 빚이 있는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의 은혜를 갚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니다. 특히 선지식은 그들의 선지식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을 자주 표현하고, 더욱 훌륭한 선지식들은 본인의 선지식을 위해 일하는 분들입니다.

 제가 영화 스님에게 참선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당시 사미승이었던 현계 스님이 저에게 해준 말이 “영화 스님에 법문 시간에 말씀하시길 깨닫기 전까지는 절대 스스로의 마음을 믿지 말아라”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말귀가 제 마음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그래서 수행의 길이 힘들고 고될 때 그리고 영화 스님이 지시해 준 가르침을 이해할 수 없어서 실행하기 어려울 때마다, 이 말씀을 떠올리며 열심히 스님의 말씀을 따라왔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이 한 말씀 덕분에 저는 지금도 불법을 공부하고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열심히 수행하면서 많은 실망, 포기, 좌절의 마음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좋은 선지식을 찾아보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글쓴이: 현안 賢安 스님

2012년 미국에서 영화 스님을 만나 참선을 시작하였고, 그 후 유발 상좌로 참선 수행을 해왔습니다. 2015년 부터 영화 스님의 지도 하에 미국 전역, 캐나다, 유럽, 중남미, 한국 등을 다니며 참선 워크숍을 하였고, 여러 인종, 종교, 나이, 교육 배경을 가진 많은 대중들의 수행 지도를 해왔습니다. 현안 스님은 출가 전부터 영화 스님의 법문과 책 등의 통, 번역하는 일을 했고, 현재 출가하여 위산사에서 수행 정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 여러 불교관련 언론사에 한국어와 영어로 수행과 대승불교에 대한 글을 집필 중입니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