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고 갈고 덫칠하며 얻은 ‘중도’의 옻칠화
말리고 갈고 덫칠하며 얻은 ‘중도’의 옻칠화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9.12.06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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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개인전, 28일까지 나무아트
▲ absorb01_90x90x4.6cm_2019

전통기법 중 하나인 옻칠을 차용한 옻칠회화 작품 전시회가 인사동에서 열린다.

홍익대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서울시 무형문화재 나전칠장 손대현 장인에게 사사를 받은 김정은 작가는 12월 18일부터 28일까지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물들다(absorb)’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옻칠화는 장인의 기술과 재료적 가치를 인정받는 전통공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순수회화에 접목시킨 새로운 화종이다. 그림을 그린 후 칠장에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며 섬세하고 까다롭게 작품을 말려야 하고, 그것을 손 사포질한 후 색을 얹어야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김정은 작가는 많게는 수십 차례 이상 말리고 갈아내고 덧칠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런 작업을 더할수록 옻칠은 맑게 빛나고 항균, 방습, 방오 뿐 아니라 점점 단단해지는 성질을 지닌다.

김 작가는 “옻칠의 까다로운 제작기법과 옻빛의 아름다움에 매료” 됐다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고행이 아닌 수행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또한 “수행으로 삼으며 거친 면을 갈아내고 마음의 소리를 따라 색을 더하”는 작업을 하다보면 “일반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신이 담은 이미지와 기억을 새롭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의 작업은 정형화를 벗어나 자연스레 의식과 무의식, 구상과 추상, 끝과 끝 사이를 지나는 것을 추구하다 보니, 결국 작품 활동이 삶의 중도를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약 2년간 매월 2회 이상 전국 각지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산사의 공기를 느끼며 자신의 삶과 사람을 대하는 방식, 삶을 대하는 방식의 폭이 달라졌다고 전한다.

이러한 표현이 녹아있는 김정은 작가의 회화 작품은 이번 운문사 명성 스님의 구순을 기념하며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하기도 했다.

▲ 운문사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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