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승 수행법 '챤 메디테이션'
미국 대승 수행법 '챤 메디테이션'
  • 현안 스님
  • 승인 2019.12.06 13: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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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미국서 출가한 한국인,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7
미국 LA위산사의 법회에는 전세계인들이 참석하고 있다
미국 LA위산사의 법회에는 전세계인들이 참석하고 있다

여러분이 이미 잘 알고 있는 불교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해지고, 중국에 뿌리를 내린 후 계속해 아시아권으로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그 중 “선(禪)”은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수행법으로 중국에서는 “챤(Chan)”이라고 발음됩니다.

대승은 마하야나(Mahayana)라고도 불리며, 이는 동남아시아권의 소승 즉 히나야나(Hinayana)와 티벳의 밀교와는 대조를 이룹니다. 미국의 대승불교 수행법은 1960년 대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선화 상인(宣化 上人)의 정통선에서 유래됐습니다. 선화 상인은 주요 불교 법맥의 조사, 자세히 말하자면 위앙종(潙仰宗) 9대 조사로서 선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고 풍부했습니다. 미국 LA 대승 도량인 위산사(潙山寺)에서는 선화 상인으로부터 전해진 불법과 수행법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의 중국식 발음인 “챤” 그리고 “메디테이션” 즉 명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참선을 영어로 Chan Meditation 즉 “챤 메디테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위앙종 9대 조사 선화상인
위앙종 9대 조사 선화상인

대승불교의 수행법은 수백 년 전 일본인들이 중국으로 와서 배운 것 같은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일본 젠(Zen)의 토대가 된 것입니다. 젠(Zen)은 한국의 선(Seon), 중국의 챤(Chan)과 같은 한자를 씁니다. 선(禪)은 범어인 디아나 (Dhyana)에서 유래된 단어로 대략 집중을 뜻합니다. 그리고 불교에서 쓰이는 선의 더욱 정확한 의미는 지관(止觀)에 해당합니다. 한국의 선종도 처음 신라시대 당나라의 서당지장 (西堂智藏)선사로부터 법을 받아 온 도의(道義) 스님의 가지산문(迦智山門)을 비롯한 구산선문(九山禪門)이 성립되면서 크게 번창했습니다. 그러니 중국 불교, 한국 불교, 일본 불교의 선은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 서당지장선사는 마조 선사의 문하생으로 백장회해와 남천보원과 함께 홍주문하삼대사라 불리고, 셋 중에서도 마조선사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았다.

선에 대한 책들은 이미 산더미처럼 많이 나와 있습니다. 왜냐하면 선불교에는 지적인 매력이 있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이 선에 대해서 공부하기를 좋아하고, 여기저기 사찰에 찾아가서 스님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바로 이런 것을 “지적인 선”이라 하고, 이는 바로 선에 대한 이해가 얕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선은 수행해야 하는 것이고, 삶의 방식이며, 학문적인 토론 주제가 아닙니다.

위산사의 영화선사
위산사의 영화선사

• 교외별전 [敎外別傳] 말에 의존하지 않고,
• 직지인심 [直指人心] 곧바로 마음을 가리키고,
• 불립문자 [不立文字] 가르침 밖에서 전해지고,
• 견성성불 [見性成佛] 자성을 보아 깨닫는다.

이 글귀는 선종에서 깨달음을 설명한 말이기도 합니다. 선의 깊은 지식은 경험을 통해 몸 속으로 스며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행으로 어느 이상을 넘어가면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게 되기 때문이죠. 또한 선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곧장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뛰어난 선지식은 제자들의 마음이 어디에 갇혀 있는지 알아보고, 이런 부분을 소통해, 제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불교에는 많은 경들이 있지만, 선에서는 이런 가르침이나 원리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LA 위산사의 불칠법문(염불수행)
LA 위산사의 불칠법문 (염불수행) 중 영화선사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선이 반드시 깨달음의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우리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것처럼 부처님은 깨달음으로 가는데 8만 4천개의 법문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선은 가장 빠르고, 곧바로 가는 길입니다. 선의 마지막 성격이 “견성성불” 즉 자성을 보고 성불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하루 아침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요.

어떤 수행법을 반드시 하나로 고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먼저 어떻게 선정의 힘을 키울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선정의 힘을 키우면,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이외에 다른 일에 방해 받지 않고, 일관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일을 마치기 어렵습니다.

참선 교실을 지도할 때 저는 늘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수행 방법이 무엇이든, 예를 들면, 명상, 참선, 요가, 기공, 절 수행 등에 상관없이 수행의 목표는 삼매에 들어, 선정의 힘을 키우고, 지혜를 여는 것입니다. 수행을 통해 특이한 힘이나 능력을 얻게 된다면 이런 일들로 인해 옆길로 빠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수행을 하다가 치유 능력, 오로라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능력, 뛰어난 직관력 등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능력들도 또한 선정의 힘과 레벨에 따라 보고 듣는 범위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능력에 자기 도취돼 더욱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잊을 수 있습니다. 큰 선사들은 “자기 스스로만 자신의 길을 막을 수 있다”라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가 수행의 정체기에 들어서면, 정체기에 있다는 사실 조차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챤 메디테이션”에서는 선지식(善知識)을 찾아서 도움을 구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좋은 선지식을 만나면 수행을 하는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빠른 지름길로 수행이 진척이 생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선지식은 여러분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이미 가봤기 때문에, 어떻게 더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길을 갈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결가부좌 외에 다양한 좌선의 기본 자세들과 유용한 팁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본 글은 영화 스님 저술 'Chan Handbook(참선 지침서)'의 내용을 참조했습니다.

현안 스님은 2012년 미국에서 처음 영화 스님을 만나 참선을 접하고, 유발 상좌로 참선 수행을 해왔다. 2015년부터 영화 스님의 지도 하에 미국 전역, 캐나다, 유럽, 중남미, 한국 등을 다니며 참선 워크샵을 해왔다. 현안 스님은 출가 전부터 영화 스님의 법문과 책을 통,번역하는 일을 하였고, 전세계 여러 불교, 명상, 참선에 관련된 신문과 잡지에 집필하고 있다. 현재 위산사에서 수행 정진 중이다.

이메일 xianan@chanpureland.org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mastersu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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챤 메디테이션 2019-12-11 19:46:07
밤낮으로 울부짓는 이런. 영혼은
반드시 찬 메디테이션으로. 다스려야만 합니다.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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