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진짜 먹고 싶니…mindfull eating을 아시나요”
“너 진짜 먹고 싶니…mindfull eating을 아시나요”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2.05 17:2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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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연대 12월 강좌 ‘신들의 향연’…'먹기 명상' 체험 성료
성평등불교연대의 2019정기강좌 ‘바람난 여자’ 12월 ‘신들의 향연’은 음식과 명상의 관계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먹기 명상을 체험하는 참석자들.
성평등불교연대의 2019정기강좌 ‘바람난 여자’ 12월 ‘신들의 향연’은 음식과 명상의 관계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먹기 명상을 체험하는 참석자들.

“mindfull eating(마음챙김 먹기, 이하 편의상 먹기 명상으로 표현)은 허겁지겁 먹는 것이 아니라, 과연 지금의 배고픔이 진짜인지, 이 음식이 필요한 건지 천천히 음식을 바라보고 자기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성평등불교연대의 2019정기강좌 ‘바람난 여자’ 12월 강좌인 ‘신들의 향연’은 음식과 명상의 관계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5일 오후 7시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 빌딩 2층 문화살롱 기룬은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40여명이 구절판과 연밥, 강정 등을 앞에 두고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구절판 뚜껑을 덮은 채 처음 겪는 ‘먹기 명상’에 도전했다.

"열고, 만지고, 씹고, 입 속 움직임을 느끼고 삼키고"

김준영 명상협동조합원장의 지도에 따라 구절판 뚜껑을 열고, 음식물을 입에 넣지 않고, 먼저 손가락으로 식재료의 감촉을 느꼈다. 밥을 입에 넣어 오물거리고, 찬을 씹어 아작 아작 씹는 분주함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냄새를 맡고, 눈으로 보고, 찬 한 가지 한 가지를 손으로 만져 촉감을 느끼고, 찬을 한 가지씩 씹으며 이와 혀가 식재료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집중했다. 곁들임 소스만 입에 넣어 어떤 재료가 소스를 구성했는지 관찰했다. 밀떡에 재료를 조금 넣어 씹고, 혀로 느꼈다. 다시 밀떡에 재료를 많이 넣고 씹으며 이와 식재료의 관계를 관찰하고, 혀와 식재료의 관계를 알아차리는 데 집중했다. 평소 10~15분이면 먹었을 밥 한 그릇을 1시간여에 걸쳐 먹었다.

김 원장은 “매 순간 관계를 맺을 때는 지혜로 맺기도 하고 욕망으로 관계를 맺기도 한다. 음식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음식에 집중해 먹는 것에 관계를 맺지 않고 다른 것(욕망)에 지나친 관계를 맺기도 한다.”고 했다.

"욕망에 쌓여 자각 없이 음식물 섭취, 습관만 작용하는 것"

그는 “치매가 있는 분들은 식사를 하고도 다시 배고프다고 한다. 먹었다는 기억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는 몸에 자각이 없고, 먹는 습관만 작용하는 것이다. 치매가 있는 분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우리도 습관적으로 먹는 욕망에 쌓여 자각 없이 음식물을 섭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식 명상, 먹기 명상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지금 이곳에서 깨어 있는 대로 나를 느낄 줄 아는 것이 명상인 것처럼, 음식 명상은 지금 이곳에 있는 음식 식재료를 내 몸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관계를 맺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했다.

구절판과 연밥을 먹는 데 집중하는 사이, 곳곳에서 관찰이 아닌 행위에 빠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각각의 식재료를 관찰해 관계를 알아차리는 데 집중하지 못했고, 빈속을 채우려는 욕망에 젓가락이 찬과 밥을 왕복했다. 찬을 입에 넣어 관찰할 때 이미 밥을 먹어 배를 채우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먹기 명상 지도에 따라 그대로 흉내 내는 다수의 모습은 매우 진지했다. 오래 먹었다. 위장 장애로 천천히 먹으라는 의사의 가르침에도 헐레벌떡 음식물을 위로 내려 보내던 습관을 잊고 씹어 맛을 느끼고 이와 혀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삼키는 데 집중하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났다.

 

먹기 명상을 지도하는 김준영 명상협동조합원장.
먹기 명상을 지도하는 김준영 명상협동조합원장.

왁자지껄 식사 공간이 명상센터로

침묵 속에 식재료를 느끼고 관찰하고, 먹는 것이 내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스스로 체험했다. 평소였으면 그릇에 오가는 수저의 부딪힘에 소란하고, 씹기보다 말하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침묵에 씹고 맛보고 삼키는 먹는 행위에 집중하는 때가 되었고, 왁자지껄했을 식사 공간이 명상센터로 변했다. ‘먹기 명상의 첫 경험은 조용히 크게 작용해,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김준영 씨는 “음식과 관계맺기는 명상에서 말하는 관계맺기와 다르지 않다. 시간 공간 사물 등과 나와의 관계,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속에서 알아차림하는 것”이라며 “지나치게 욕망이 작용해 먹기보다, 지금 이 순간 이 공간에서 음식물과의 관계맺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먹기 명상’ 체험 후 김현진 아카마지 대표는 “mindfull eating은 무엇을 먹느냐가 아닌 어떻게 먹느냐에 집중하는 식사법이자 명상법”이라며 “공장형 식육시스템의 잔혹한 먹거리 내용을 바꿀 수 없다면 나 자신과 지구를 위해 먹는 방식을 바꿔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먹기 명상은 무엇을 먹느냐 보다 어떻게 먹느냐에 집중"

그는 “채식 전문 식당을 운영하면서 내국인과 외국인 손님이 6:4 비율로 만나게 된다. 혼밥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의외로 먹기 명상을 하는 분들이 많다.”며 “먹기 명상을 하는 분들은 음식을 남기는 경우가 없고 식사예절이 매우 올바르지만, 오히려 지위가 있거나 불자라는 분들은 음식을 남기고 소란스럽고 식사 후 자리 주변이 청결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음식을 앞에 두고 바라보고, 음식을 입안에 넣고 식감과 다양한 맛을 구분하고, 목으로 넘겨 음식이 식도를 지나 위로 내려가는 느낌을 챙겨 보는 것이 mindfull eating 식사법”이라며 “이는 느낌 없이 뱃속에 음식물을 쏟아 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먹기’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습관적으로 먹는다.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물을 입으로 가져간다.”며 “수저를 들고 있거나, 무엇인가 먹을거리를 입으로 가져 가고 있다면 ‘너 진짜 먹고싶니’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라.”면서 “이 같이 몇 번 묻다 보면 몸이 내게 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진 아카마지 대표는 “음식을 앞에 두고 바라보고, 음식을 입안에 넣고 식감과 다양한 맛을 구분하고, 목으로 넘겨 음식이 식도를 지나 위로 내려가는 느낌을 챙겨 보는 것이 mindfull eating 식사법”이라며 “이는 느낌 없이 뱃속에 음식물을 쏟아 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먹기’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현진 아카마지 대표는 “음식을 앞에 두고 바라보고, 음식을 입안에 넣고 식감과 다양한 맛을 구분하고, 목으로 넘겨 음식이 식도를 지나 위로 내려가는 느낌을 챙겨 보는 것이 mindfull eating 식사법”이라며 “이는 느낌 없이 뱃속에 음식물을 쏟아 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먹기’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너 진짜 먹고 싶니...몸이 내게 전하는 소리를 들어야"

강연 후 먹기 명상을 체험한 한 참가자는 “외국은 완두콩을 먹고, 한국은 흰콩(메주콩)을 먹는 데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질문했다.

김 대표는 “우리 몸 속의 미생물은 유전자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로컬푸드를 먹는 게 장내 미생물의 활성화를 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입이 즐거운 식사보다 장내 미생물이 즐거운 식사가 건강에 더 좋은 식사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장내 미생물은 장에서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고 뇌의 활성화에도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건강한 장의 미생물은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은 의학계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독성 단백질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일부 연구자들은 장내 미생물이 뇌의 단백질 변화에 어떤 영향을 일으키는지를 연구하기도 한다. 국내 한 병원 신경과에서는 치매 환자의 분변을 수거해 미생물과 치매의 관계성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월 '여자, 어디까지 아니' 야한토크쇼 예정

이날 ‘먹기 명상’은 ‘오감체험힐링프로그램 '바람난 여자'를 주제로 열린 성불연대의 2019정기강좌 올해 마지막 강좌다. 이 강좌는 내 안의 궁극적 욕망은 어디에서 오는지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는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 오감체험을 통해 나를 깨우는 시간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날 강좌는 2019년을 마감하며 ‘신들의 만찬’과 함께 개인별 체험 음식을 제공받아 먹기명상을 체험는 ‘맛보고(舌)’ 편이다.

성불연대는 내년 1월 2019정기강좌 마지막 강좌로 ‘느끼고(身)’ 편을 진행한다. 이 강좌는 야한토크쇼 ‘여자, 어디까지 아니?’를 주제로 열린다. 야한 토크쇼는 최근 전더이슈 따라잡기로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가 맡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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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말 먹고 싶니 2019-12-05 20:46:49
사실현대인에게 식사 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지만
음식을 즐길만한. 여유는 없어요
일반인들 대부분 생존 즉 에너지. 충족. 위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물 론 식도락가는. 많이. 늘어난 추세지만
사람은 살기 위해. 음식을 꼬박꼬박 먹어야. 하는데 잘 먹 고
에너지로 잘 활용해서. 몸을 살리고 움직이고. 남은 찌꺼기는 잘 배설하고
이게 엄청 중요해요
헌데 잘 잊어 버리죠
나이들면. 이게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죠
모두들 건강하게. 백세까지. 삽시다

좋은. 프로그램 2019-12-05 20:26:17
이군요
글 잘읽어습니다
장내 미생물 세균이. 무엇이냐에. 따라
장수하며 건강하게. 살수있는. 척도가 된다는 이야기
한번 들어 본것. 같군요

진정한 수행 2019-12-05 20:15:15
하루 한끼만 먹는다고 진정한 수행이 아니다

불자 2019-12-05 20:14:38
이게 바로 진정한 불교수행의 현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