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 지지자를 자청하는 익명의 독지가 3명이 황우석 박사의 연구비 지원금으로 600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전 의장 설정 스님 등 스님 5명은 8일 오후 서울 봉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명을 요구한 독지가 3명이 황 박사 연구비로 600억원 상당의 현금과 부동산을 기부키로 했다"며 "이들 중 한명은 스님이고 2명은 기업가"라고 전했다. 기부금과 건물 등을 내기로 한 스님은 모 사찰의 주지로 알려졌다.

독지가들은 우선 연말에 150억원의 연구자금을 출연하고 수년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30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며, 서울과 부산에 있는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 150억원 상당을 함께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정 스님은 "독지가들은 황 박사가 지닌 스너피 등 세계적인 동물 복제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며 "황 박사가 반성하고 있는 만큼 연구를 계속해 우리나라와 세계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연구비 지원 사실이 공개된 데 대해서는 "검찰을 압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이미 불교계에 2개월 전 제의가 들어온 만큼 모른 척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결국 발표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스님들은 “백양사, 송광사, 은해사, 공선사, 마곡사 등이 황 교수의 연구와 기금 조성에 뜻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황 박사 변호인인 이건행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황 박사도 독지가들의 기부 사실을 알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고맙다'고만 말을 했고 수락 여부는 결정하지 않고 고민 중"이라며 "검찰수사 결과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이 자리에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황우석 박사 후원지지 회견문 전문이다.

황우석 교수 연구 재개를 위한 후원

우리 불교계 인사들과 평소 황우석 교수와 그 연구팀이 처한 상황에 대하여 안타까워하던 시민들이, 황우석 교수가 연구를 재개하여 다시 인류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업적을 쌓기를 바라며 이러한 후원의 뜻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황우석 교수가 과학자로서 일부 흠결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반성하고 미래를 향한 성실한 실험실 일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황 교수 자신은 해외에서 연구하는 것이 당장은 선택하기 쉬운 길일 수 있겠으나, 국내에서 훌륭한 기술 개발로 실추된 위상을 스스로 회복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과도 있으나, 스너피를 비롯한 세계적 동물 복제기술과 인간 복제 배반포의 생산기술은 황우석 교수팀이 지닌 자랑스럽고 독보적인 기술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오늘 발표해 드릴 후원의 내용은 간략하게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사찰 주지스님, 그리고 불자이신 기업가 등 총 3분께서 현금 및 부동산으로 시가 총 600여 억 원의 연구 기금을 아무런 조건 없이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위하여 출연하기로 약속하셨습니다.

올 연말까지 총 150억이 연구자금으로 출연될 예정이며, 그 다음 해부터 300여 억 원이 수년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지급될 것입니다.

부동산에 관하여는 연구 시설로서 서울시 소재 건물을 제공받기로 하였으며, 그밖에 지방에 있는 3,000여 평의 토지와 그 위 황우석 팀의 요구에 맞는 건물을 건립해 줄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오직 황우석 박사의 연구 재개만을 위하여 큰 금액을 후원하는 후원자들의 뜻을 받아 우리는 황우석 교수팀이 부처님의 자비의 정신에 기초하여 그간의 사태에 대하여 반성과 아량의 계기가 되고 감사와 봉사의 정신을 실천하는 참 과학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2006. 5. 8.
설정, 혜자, 원혜, 의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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