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이 등심초와 만났을 때
침향이 등심초와 만났을 때
  • 신광호(한의학박사)
  • 승인 2019.10.11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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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광호 박사의 침향이야기 23

양양 현남면 하월천리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의 이웃에는 다예원이라는 보이차 전문 체험장이 있습니다. 이곳에 계시는 진현 스님께서 귀촌한 필자에게 묵은 논을 하나 소개했습니다. ‘이 논에 봄부터 어성초, 삼백초, 도라지 등을 심고 가꾸었는데 주변에 잡초가 많이 나더라’ 구요. 그런데 필자가 확인해 보니 이 잡초가 골풀이라고도 불리는 ‘등심초’ 였습니다.

묵은 논에는 다양한 잡초들이 자라고 있다. 우측은 골풀 (한약명으로 등심초)
묵은 논에는 다양한 잡초들이 자라고 있다. 우측은 골풀 (한약명으로 등심초)

 

묵은 논에 많이 자라는 잡초인 이 골풀은 한약명으로는 ‘등심초’라고 하며 이 약은 원래 등잔불의 심지로 사용했다고 해서 ‘등심초’ 라고 불렸습니다. 등심초는 심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스펀지와 같은 미세한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잎이 없고 길게 줄기가 곧게 자라 올라가 중간이나 끝부분에 이삭이 맺히는 식물입니다.

 

 이 식물을 보면서 이것도 자연과 벗하는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인연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 골풀의 줄기를 잘라다 선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원래 침향의 향을 즐길 수 있는 침향선향 제작법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길게 선향으로 뽑아내려면 매우 질 좋은 바인더가 필요한데 이것이 탈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오히려 인체에 해롭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식물성 풀을 활용해 선향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하는 족족 실패를 했습니다.

작년에 이것을 만들다 몇 가지 샘플만 제작해서 스님께 나눠주고 피워보았는데 양산하기에는 비루한 기술력 때문에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등심초 줄기를 보는 순간 침향 성분을 등심초 줄기에 코팅해서 선향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침향 선향과 일본 침향 선향 미세먼지 오염도 실험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침향 선향과 일본 침향 선향 미세먼지 오염도 실험
침향등선향 미세먼지 오염도 실험
침향등선향 미세먼지 오염도 실험

 

이런 생각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의미가 있는 시제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본 침향선향은 기존 시중에서 판매되는 침향선향과 기타 일제 선향, 중국제 침향선향에 비해서 미세먼지 발생이 1/2 수준이며 자극적이지 않고 그윽한 침향의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기계로 뽑지 않고 수작업으로 수제 침향선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향 공양을 하는데 직접 수작업으로 만들어 침향선향을 만들 수 있으며 그것도 야생하는 들풀인 등심초의 줄기로 만든 침향선향은 그 자체로도 매우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제 침향선향은 침향등 향료를 태울 때 발산되는 향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온으로 구워진 침향의 향을 즐기는 효과가 있어서 기존의 침향선향에 비하여 덜 자극적이고 편안하고 그윽한 마음으로 명상에 들기 좋게 하며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침향체험관 휴  신광호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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