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치러진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과정이 종법에 적법하지 않다면서 이의가 제기됐다. 절차상 하자 등을 이유로 사실상 새로 송광사 방장으로 선출된 스님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조계총림 송광사 재적승 A 스님 일동은 4일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중앙종회 사무처에 산중총회의 내용과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는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스님들은 이의신청서에서 현봉 스님을 차기 방장 후보로 선출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중총회 과반수 결의 불충족(不充足), 방장 추대를 임회에서 하기로 한 결의의 부적법성, 임회관장 사항에 방장 추천 조항이 없음에도 결의해 총림법 위반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스님들은 "지난달 30일 대한불교 조계총림 송광사에서는 산중총회법 제3조 2항에 따른 산중 총회를 열고 방장 추대에 관한 회의를 열었다."며 그러나 "그 회의 과정이 종법에 적법하지 않아 산중총회에 따른 추대는 문제가 있어 이의(異議)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산중총회법 제5조 4항에 "중총회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출석한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이번 송광사 산중총회는 총원 280명 가운데 185이 참석해 개회했다. 그러나 방장선출을 임회로 위임하자는 안건에 대해 90명만 찬성해 과반수가 미달했음에도 임회에 위임한 것은 불법이라는 게 이의를 제기한 스님 측의 주장이다. 심지어 송광사 홈페이지에는 "산중총회는 구성인 280명 중 197명이 참석해 성원했습니다"라고 돼 있어 산중총회 참석 인원도 들쭉날쭉하다.
또 다른 문제점은 과연 임회에서 방장을 추천할 수 있느냐이다.
총림법은 "방장은 산중총회에서 추천하여 중앙종회에서 추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중총회법은 "중앙종회에 추천할 총림 방장 후보자의 선출은 산중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산중 고유의 방식으로 한다."고 돼 있다.
총림법 16조의 임회 관장사항 어느 조항에도 방장을 추천하거나, 산중총회에서 위임한 사안을 심의의결하라는 규정이 없다.
스님들은 "이런 절차적 문제 외에도 임회에서 결의한 방장후보자 추천을 다시 산중총회에 부의한 사실도 없는 등 이번 송광사 방장 추천은 절차와 내용 모두 하자 덩어리이다"고 말했다.
스님들은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종단기관의 시정절차 직후 사회법 제소를 통해 이 문제를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조계종 중앙선관위가 이 문제를 용인할 경우, 앞으로 8개 총림은 산중총회가 유명무실화되고 임회에서 방장을 추천하게 돼 종헌종법이 송두리째 쓸모 없게 되기 때문이다.
종법을 무시하고 직할교구 원로를 1명 더 추천했던 중앙종회가 이번에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중앙선관위 결정에 따라 앞으로 종헌종법을 무시하고 모든 총림들이 임회에서 방장을 선출하는 계기를 만들지도 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