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헌·종법 농단에 중앙종회 맞장구?
종헌·종법 농단에 중앙종회 맞장구?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10.02 15:42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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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광 스님 원로의원 추천 논란

조계종단 대의기구인 중앙종회가 자광 스님을 원로의원 후보로 추천하자 ‘종헌·종법 농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구별 1 원로의원 추대 원칙’을 입법기구인 중앙종회가 무시한 데 따른 논란이다.

중앙종회는 지난달 19일 제216회(임시회)에서 전 동국대 이사장 자광 스님을 새 원로의원 후보로 추천했다. 대표 추천자는 전 원장의 지시를 받는 종책모임 화엄회 만당 스님 등 5명이다.

종헌 농단하고 비판 세력 중징계한 자광 스님

 전 원장은 정대 스님의 건당상좌이다. 그의 출가 은사는 경산 스님이다. 자광 스님과 사형 사제 간이다.

자광 스님은 전 원장 재임 시 사법기구의 대표인 호계원장과 종립학교인 동국대학교 이사장을 지냈다. 그는 호계원장 시절 94개혁회의가 멸빈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을 살려 내는 데 총대를 멨다. 당시 사부대중은 분노했다. 

결국 자광 당시 호계원장은 지난 2015년 8월 26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6차 사부대중 100 대중공사 입재식에서 “대중공사, 종도 뜻을 받들어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자광 스님은 그 해 9월 7일 사퇴했고 다음날인 9월 8일 열린 중앙종회에서 지원 스님을 호계원장으로 선출했다. 총대를 멘 대가인지 자광 스님은 동국대 이사장을 지냈다.

2015년 11월 중앙종회는 전 원장에게 비판의 칼날을 세운 영담 스님을 ‘의원 제명’이라는 폭거를 단행했다. 이어 중앙종회는 영담 스님 징계를 요청했고, 당시 자광 호계원장이 책임진 재심호계원은 영담 스님에게 ‘공권정지 10년 및 법계 강급(종사→ 중덕)’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 판결로 영담 스님은 절 주지도 할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 법원은 호계원의 징계 이유가 없고 절차상 문제까지 있다면서 호계원의 징계 결정을 무효화했다. 

영담 스님에 대한 징계가 세속법원에서 무효가 됐지만 또다른 핑계를 내세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폭거를 이어갔다. 전 원장을 비판하면 누구도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과시했다. 공포정치에 누구도 머리 들지 못하게 하는 전례를 만든 것이다. 

조계종 호계원과 사회의 검찰에 해당하는 호법부 등 사법기관이 총무원장 등 권력을 쥔 승려들의 당동벌이(黨同伐異. 옳고 그름의 여하 간에 한 무리에 속한 사람들이 다른 무리의 사람을 무조건 배격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렇지만 조계종 마지막 보루라는 전국선원수좌회도 결집이 안 될 만큼 원장을 비판하는 출가자를 찾기 힘들어 졌다.

▲ 자광 스님은 호계원장 시절 종헌 농단이라는 비판에서 서의현 전 총무원장 재심을 결정했다. 종도들의 분노에 2015년 8월 26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6차 사부대중 100 대중공사 입재식에서 “대중공사, 종도 뜻을 받들어 사퇴한다.”고 발표했고, 다음 달인 9월 7일 사퇴하고, 둥국대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6차 대중공사에서 마이크를 들고 사퇴 의사를 밝히는 자광 호계원장)

조계종 <원로회의법>은 “원로회의는 17인 이상 25인 이내 위원으로 구성하고, 교구별 재적승 1인을 원칙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로회의법>의 ‘교구별 1원로의원 원칙’은 총무원장 재임 때인 2013년 6월 194회 중앙종회(임시회)에서 개정됐다. 당시 원장의 뜻을 종회에 반영하던 화엄회가 나서 이 법을 개정했다.

 ‘교구별 1 원로의원’ 종법 만들고

당시 중앙종회 회의록에 따르면 “교구별 1원로의원 스님을 추대해야 하는 데 그동안 지켜지지 않아 상당히 부작용이 많았다.”면서 “원로의원 스님들이 각 교구를 대변하도록 교구별 1명의 원로의원만 모시자.”고 제안됐다. 당시 중앙종회는 원로의원의 말사주지 겸직 제한을 양보하면서 교구별 1 원로의원 원칙을 종법에 반영했다. 일부 종회의원들은 “원로의원은 교구별 재적승 1인으로 한다”는 개정안이 각 교구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참정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교구별 재적승 수가 차기가 큰 데도 일률적으로 교구별 원로의원의 수를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장의 뜻을 대변하던 일부 종회의원들은 “교구별 1원로의원이 더 민주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앙종회가 무의미하게 원로의원 후보를 여럿 추천해 원로회의에 올리는 것도 맞지 않고, 원로의원 선출 방법을 교구별 1원로의원으로 정해야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재적승이 많은 교구의 원로 스님들을 명예원로의원으로 모시고 의결권을 갖는 ‘원로회의 의원’ 스님들은 교구별 1인을 원칙으로 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해인사 통도사 동화사 등 재적승이 타 교구에 비해 월등히 많은 교구본사 종회의원들은 이 법 개정에 반대했지만, 총무원장의 영향력을 받는 다수의 종회의원들이 앞장서 이 법을 개정했다.

전 원장 원하면 교구별 1원로의원 종법 규정 무시

194회 중앙종회는 <원로회의법>에 교구별 1원로의원 규정을 넣으면서, ‘부칙’에 “이 법 시행 이전에 선출된 원로의원은 이법에 의하여 선출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부칙은 “원로의원이 결원이 생겼을 때, 직할에 결원이 생기면 직할에서 모시는 등의 원칙에 합의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에 의해서다. 부칙까지 만들면서 중앙종회는 교구별 1원로의원 원칙을 법제화했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 못하게 부칙까지 만들었는데 전 원장이 원하면 이도 무시된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현재 21명이다. 최대 정원 25인에서 4인이 비었다. 교구별 원로의원은 △직할교구-정련 스님 △2교구 용주사-원경 스님 △4교구 월정사-원행 스님 △5교구 법주사-의원 월탄 스님 6교구 마곡사-철웅 스님 △7교구 수덕사-우송 스님 △8교구 직지사-대원 스님 △9교구 동화사-지성 스님, 성우 스님 △10교구 은해사-법타 스님 △11교구 불국사-성타 스님 △12교구 해인사-세민 스님 △13교구 쌍계사-법융 스님 △14교구 범어사-정관 스님 △15교구 통도사-성파 스님 △16교구 고운사-근일 스님 △17교구 금산사-월주 스님 △18교구 백양사-암도 스님 △21교구 송광사-현호 스님 △22교구 대흥사-보선 스님 △25교구 봉선사-일면 스님 등이다.

직할교구 원로의원 있는데도 직할교구에 추천

원로의원이 2명인 교구는 현재 동화사뿐이다. 직할교구는 종하 스님(전 원로회의 의장)이 임기 만료로 자연스럽게 교구 1원로의원 원칙이 만들어 졌다. 원로의원이 한 명도 없는 교구본사는 신흥사 화엄사 관음사 선운사 등 4곳이다. 신흥사는 오현 스님의 입적으로 공석이 됐고, 화엄사도 명선 스님이 임기를 마치면서 후임 원로의원을 추천하지 못했다. 관음사와 선운사는 아예 원로의원을 모시지 못하고 있다. 선운사는 2017년 3월 임시회에 재곤·재석 스님을 원로의원 추보로 추천했지만 종회가 거부했다. 동화사 원로의원 2명은 임기 만료로 자연스럽게 교구별 1원로의원 규칙을 만들면 된다. 

이런 사정을 누구보도 잘 아는 입법기구 중앙종회는 직할교구에 자광 스님을 추천했다. 교구별 1원로의원 원칙을 무시한 것이다. 전 원장이 원하는 대로 종법을 만들고, 전 원장이 필요하면 종법마저 무시한 인사를 중앙종회가 대리하느냐는 것이다. 이러니 종도들이 종단을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왜 자광 스님이 후보냐”는 지적도 있다. 전 원장이 특정인을 원로의원으로 만들어 원로회의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얘기다. ‘강남원장’이 종권을 유지하기 위해 선출된 총무원장 인준권과 중앙종회 해산권을 가진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에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다. 원로의원이 없는 본사가 있는데도 굳이 직할교구에 복수의 원로의원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강남 원장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답만 나온다. 강남 원장에게 종헌 종법도 ‘종단 운영 원칙’이기보다는 정치적 도구일 뿐인가 보다. 이러니 전 총무원장이 종헌종법을 농단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고의결기구 원로회의 장악력 높여 무엇을 하려 하나

문제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원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속으로 불만을 쌓고, 드러내 말하지 못한다. 늘 전 원장에게 인사 등 대소사를 묻고 답을 듣고 재가를 받아 운영을 하니 문제를 알아도 말을 못한다. 전 원장 덕에 교구본사 주지를 하고 종회의원을 하니 말을 못한다. 잘못 말하면 찍히고, 찍히면 종회의원 직은켜녕 주지직을 유지하기 힘들다. 여당 속 야당이 되거나, 늘 야당이거나, 이익이 있는 곳에서 배척당한다. 종회의원들은 그렇게 느낀다.

원로회의 분위기는 역시 비슷하다. 설정 스님 등이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선하는 데 전 총무원장의 힘이 작동했고, 원로회의 인준에도 마찬가지였다. 전 총무원장의 입김에 표 대결까지 가도 올바른 뜻은 성과를 얻지 못한다. 그런 원로회의에 전 원장은 또 한 명의 원로의원을 제 입맛대로 집어넣으려고 한다. 원로의원들까지 무시한다는 전 원장의 처신에 머리만 내두르는다.

조계종 원로회의 오는 1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제62차 회의를 열어 새 원로의원을 선출한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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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자님 2019-10-08 09:09:43
지승악당 영당 영웅 벗어나서
제발 선학원 법진 좀 비판해주세요
선학원 대중스님들 피눈물 흘립니다.

전직 수좌 2019-10-07 08:37:42
참..구구절절 다 맞는말씀이요
나도 20년 중노릇하면서 선원에서 밥만축내고 꾸벅꾸벅 졸다가 염치없어 환속해서 열심히 노동하고 살고있소.그동안 참 부끄러운 삶이었네요. 직업수좌.생계형 출가자.은처승.정치승들 제발 속퇴해서 지가벌어서 뜻뜻하게 삽시다..이게뭡니까?? 진짜
조계종 도둑놈소굴.지옥찌꺼기 천지입니다
각설하고 지발 인간이 좀 됩시다..
도로 아미타불..

백양아치사 2019-10-06 22:20:19
대표적인놈 하나 있지
돈이면 돈 여자면 여자 협잡에 모사라면 중되고 나서부터 하던짓이시

그때 2019-10-06 13:09:56
그때랑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에요 출가자들 자체가 고령의 생활형 출가자들이라서 돈보고 출가햇는데 40넘어 출가한놈들 치고 올바른른인간들 하나도없

자승 2019-10-06 05:15:04
본인에게 관심 가져주어. 고맙고 감사하고
그은혜 꼬옥 불은으로 갚을것 입니다
이한몸. 마르고 닳도록기도하고. 참회하며
108배 하고 또 하고. 아 힘들다 중생들아
나처럼 살지 마라. 나를보고 크게 깨쳐라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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