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총림(曹溪叢林)이 '해제를 당하느냐' 아니면 방장 선출 혹은 추대로 '해제를 막느냐' 기로에 놓였다. 조계총림 송광사는 이미 총림해제 필요충분조건에 해당된 상태다.
위기 속에 '형제(兄弟)의 난(亂)'이 지속될지 아니면 그칠지, 오는 30일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성사여부가 이를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후보로는 원로의원 현호 스님, 유나 현묵 스님, 광원암 감원 현봉 스님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출가 은사가 세 스님 모두 구산 스님으로 승가에서 형제지간이다. 큰형이 현호 스님이다. 이들 사형사제들이 합의해 한 스님을 방장으로 추대 혹은 선출한다면 1년 6개월 동안 벌여 온 보이지 않는 '형제(兄弟)의 난(亂)'은 종지부(終止符)를 찍게 된다.
산중총회가 성사될 경우 그동안 '형제(兄弟)의 난(亂) 키'를 쥐고 있던 주지 진화 스님의 거취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송광사 대중스님들은 산중총회 소집에 관한 행정책임자인 주지 진화 스님의 지도력을 도마에 올린 지 오래다.
문제는 조계총림 송광사가 이미 총림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라는 점이다. 총림 해제 요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총무원 차원에서 방장 부재 사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이 충분하고, 중앙종회 등을 장악한 다수파의 정치적 개입까지도 가능한 상태다.
조계종 총림법 제4조에 따르면 '방장의 부재 상태가 1년 이상 계속되었을 때', 총림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해 3월 전임 방장 보성 스님의 임기만료 이후 후임 방장을 1년 6개월 동안 선출하지 못했으므로 이미 총림 해제 요건이 충족된 셈이다.
공식적으로 총무원이 개입해도 송광사측이 항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현호·현묵·현봉 3명의 형제스님들과 진화스님이 각자의 주머니만을 만지다가 조계총림 해제를 당하느냐, 아니면 방장 선출 혹은 추대로 해제를 막느냐의 절체절명 기로에 놓인 셈이다.
앞서 조계총림 송광사는 방장 선출을 위해 지난해 3월과 11월 산중총회를 열었지만 성원 부족으로 무산된 바 있다.
24일 복수의 송광사 스님들은 구산 스님 문도 중심의 방장 추대를 위한 산중총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2월 임기 만료되는 주지 진화 스님 연임문제까지 얽혀 있어 산중총회 무산을 점치고 있다.
한편 방장 후보들은 "언론과 일체 접촉을 하지 말자"는 약속을 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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