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이장의’, 지원 ‘지범요기조람집’도 함께
불교의 번뇌설을 체계화한 원효 스님의 저술 《이장의(이장의(二障義)》와 필사본으로만 전하던 조선시대 승려 몽암 기영(夢庵 箕潁) 스님의 시문집 《몽암대사문집(夢庵大師文集)》이 우리말로 번역됐다.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인이 저술한 불교 관련 문헌을 집대성한 《한국불교전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있는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ABC) 사업단은 《이장의》와 《몽암대사문집》, 원효 스님의 《보살계본지범요기(菩薩戒本持犯要記)》를 주석한 일본 진원 스님의 《지범요기조람집(持犯要記助覽集)》을 번역·출간했다고 9월 5일 밝혔다.
원효 스님은 유식학파에서 확립된 번뇌장(煩惱藏)과 소지장(所知障)의 이장(二障)과 《대승기신론》에서 유래한 번뇌애(煩惱礙)와 지애(智礙)의 이애(二礙)를 하나의 체계 안에 포섭해 번뇌설을 체계화했는데, 그 성과물이 《이장의》이다. 이 책은 안성두 서울대 교수가 우리말로 옮기고, 은정희 전 서울교대 교수가 증의했다.
《몽암대사집》은 2권 1책으로 구성돼 있다. 상권은 시, 하권은 문(文)이 수록됐다. 몽암 스님의 생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시문에 소동파의 시와 장자를 즐겨 인용하는 등 유가와 도가의 전적, 각종 사서를 두루 섭렵한 것으로 보아 학문적 성취가 컸음을 알 수 있다. ABC사업단은 “필사본으로 전하던 이 책이 번역됨으로써 조선 후기 불교계의 상황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이상현 전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이 번역하고, 김재희 광주 백천서당 강주가 증의했다.
지원 스님은 《지범요기조람집》은 원효 스님의 보살계본지범요기를 주석한 책이다. 지은이 지원 스님은 원효 스님의 《보살계본지범요기》를 강의하면서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원효 스님이 《보살계본지범요기》에 인용한 글의 출처를 낱낱이 밝히고, 견해차가 있는 부분은 여러 학자의 주장을 충실히 제시해 원효 스님의 계율 사상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한명숙 불교학술원 교수가 옮기고, 은정희 전 서울교대 교수가 증의했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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