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와 의열단을 동시에 만나다
박정희와 의열단을 동시에 만나다
  • 이원영 교수
  • 승인 2019.09.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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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의 숙제를 풀어가는 ‘3.1백주년독립운동투어’

2019년 올해는 특별한 해다. 3.1절 백주년이자 임시정부수립, 백산무역 및 의열단 창립 백주년이다. 이 뜻깊은 해에, 민족의 정신적인 유산을 물려주는 투어를 진행하고자 한다. 백년전 1919년은 세계적으로도 의미 있다. 50세 간디가 바로 인도의 독립운동을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그의 ‘무저항 비폭력’ 운동은 그해 3월초에 세계로 퍼져갔던 ‘3.1운동’의 맥락과 함께한다.

올해는 필자에게도 뜻깊은 해다. 사학비리와의 투쟁으로 해임당한 시절에 바티칸을 향해 걷기 시작했던 ‘생명·탈핵 실크로드’가 달라이라마를 뵙는 등 의미있는 인연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해다.  

그런데 필자순례의 여건과 관련이 있는 ‘사학문제’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영남대 ‘교주’ 박정희를 만나고 삼성 이병철을 만난다. 그리고 임시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원이었던 백산무역과, 그 백산무역을 가능케 했던 조선시대 ‘청부’의 상징이자 민족과 민중의 귀감이 된 경주최부자집을 만나게 된다. 

독립운동의 기둥은 ‘자금’과 ‘행동’이다. 그 시절 일제강점을 부정하고 나라를 되찾는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자신뿐 아니라 조선조 10대를 넘게 ‘청부’로 내려온 집안의 명운을 걸고 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숭고한 정신의 맥이 흐르고 있다.  

그 집안이 해방후 되찾은 재산으로 영남유지들과 함께 설립한 것이 ‘민립’ (구)대구대학이다. 이 ‘민립’의 대학을 삼성 이병철회장이 위탁경영 하다가 자신이 궁지에 몰리자 박정희 전대통령 개인에게 헌납하게 된다. 바로 영남대학교 전신이자 박근혜 전대통령의 하수인이 아직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현대사의 커다란 숙제로 남아 있는 곳이다.

의열단은 최근 대통령의 언급에서도 알려졌듯이 항일무장투쟁의 중심이다. 신흥무관학교를 통한 독립군 양성과 국내잠입 무장투쟁을 줄기차게 해온 투사들의 역사가 빛난다. 밀양에 그 기념관이 있다.  

안동은 어떤가. 나라를 구한 서애 대감이 계신 병산서원이 있는 곳이다. 수많은 독립투사를 배출한 곳이다. 오미동의 한동네에서만 수십명의 걸출한 인물들이 나왔고, 무엇보다 석주 이상룡선생의 독립운동의 역사는 만인의 귀감이다. 

백주년은 100년에 한번 뿐이다. 필자는 평소 독립운동과 영남대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터에 다년간의 순례단 운영의 경험을 살려 백주년 탐방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특히 독재와 경제성장시대의 향수만을 그리워하는 TK지역에서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되찾아주는 행사가 될 수도 있다.

전체일정을 요약하면, 9월20일 금요일 아침8시15분 양재역 9번출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버스가 출발하여 10시경 독립기념관에 도착하여 한 시간 동안 독립운동의 주요장면을 견학한 후 경주최부자집에 3시까지 도착한다. 여기에서 경주최부자집 13대주손인 최성길변호사(59세)가 직접 집안의 내력과 백산무역을 통한 독립운동의 경위, 그리고 민립대학 설립과 이후의 이야기를 해설할 예정이다.  

이후 밀양의 의열 기념관으로 자리를 옮겨 이준설 해설사로부터 의열단 투쟁의 역사를 들은 후 저녁8시까지 대구시내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으로 이동한다. 이날 공원을 살펴보면서 영남대정상화를 위한 대구시민의 촛불집회와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연후 숙소는 천도교 대구 대덕교구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머물게 된다.  

다음날은 아침식사 후 안동으로 이동해서 오미동에 11시까지 도착하여,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의 학예부장으로 있다가 최근 안동대 사학과에 부임한 강윤정 교수의 해설을 들을 예정이다. 그런 후 하회 병산서원으로 이동하여 서애대감의 종손인 류창해 선생으로부터 역사의 현장과 관련된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마지막 코스는 석주 이상룡 선생의 임청각이다. 이 자리에서도 석주 선생의 후손되는 이항증 선생의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증언해주시는 분들은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분들이다. 투어의 취지에 흔쾌히 호응하여 시간들을 내주셨다. 현장에서 보고 듣는 생생한 이야기는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고 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다. 한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의 참여도 기대된다. 미래로 그리고 지구촌으로 세상을 밝히는 불씨가 되는 투어다. 크든 작든 불씨는 제 몫을 해낸다.  

이원영 | 수원대 교수·국토미래연구소장

*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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