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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펼쳐낸 독립 향한 만해의 ‘기다림’
(재)선학원 22일 '만해 한용운 75주기 만해예술제' 성료
2019년 06월 23일 (일) 14:00:00 박선영 기자 budjn2009@gmail.com
   
▲ 연극인 박정자, 김은석, 안정아 씨가 출연한 낭독극 〈나무가 눈 뜰 때〉.

매일 뚜벅뚜벅 독립을 향해 걸어갔지만 결국 독립 1년 전 입적하신 만해 스님. 스님이 평생 기다렸지만 보지 못한 독립의 기반 위에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다. 우리에게는 과거이고 당연한 시간이었지만 만해 스님에게는 미래이고 기다림의 시간이었던 독립.

만해 스님의 ‘기다림’의 시간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만해 한용운 스님의 75주기 기일을 한 주 앞두고 스님의 독립운동과 불교개혁, 이를 바탕으로 한 예술정신을 기리는 만해예술제가 열렸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은 22일 오후 3시 서울시 광진구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선학원 설립조사 중 한분인 만해 스님을 추모하며 ‘만해 한용운 75주기 만해예술제’를 개최했다.

이번 만해예술제는 “민족의식 계몽을 위한 교육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키워 독립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해 나아가는 역동의 순간”을 떠올리며 ‘기다림의 바다’를 주제로 잡았다. 선학원은 이에 대해 “마치 애벌레가 멋진 나비의 날개짓을 꿈꾸며 누에고치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오는 몸부림의 시간과 같은 기다림”이라고 밝혔다.

만해예술제는 1부 추모합창제, 2부 추모예술제로 꾸며졌다.

   
▲ 천안 쌍용선원 바라밀합창단
   

▲ 청주 풍주선원 아사마합창단

   
▲ 제천 강천사 문수합창단
   
▲ 양산 홍룡사 여시아문합창단
   
▲ 선학원 산하 어린이집 연합 합창단

1부 추모합창제에는 △천안 쌍용선원 바라밀합창단의 〈아침서곡〉, 〈별〉△청주 풍주선원 아사마합창단의 〈축복〉, 〈님을 따라 날고 싶어라〉 △제천 강천사 문수합창단의 〈향연〉, 〈성불 이루리〉 △양산 홍룡사 여시아문합창단의 〈산사의 저녁〉, 〈홀로아리랑〉 △선학원 산하 어린이집 연합 합창단의 〈비누방울〉, 〈쿵따리 샤바라〉 등이 펼쳐졌다.

지방 분원에서 몇 달 전부터 준비해 참여한 각 합창단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노고에 응답하듯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졌다. 특히 종로아동회관 어린이집과 볏고을 어린이집의 연합 공연에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율동을 접한 관객들은 함박웃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했다.

   
▲ 후후탱크와 신단비이석예술의 <님 : 네 가지 사연>.

2부는 전문예술가들의 공연으로, 주제인 ‘만해 스님의 기다림’을 부각하도록 구성됐다.

먼저 수화 아티스트 그룹인 ‘후후탱크’와 미디어아티스트, 설치미술가로 구성된 ‘신다비이석예술’의 콜라보공연 <님 : 네 가지 사연>으로 2부의 문을 열었다. 공연은 만해 스님의 사진으로 컴퓨터작업하는 것으로 시작해 스님의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님’의 다양한 모습을 고찰하는 방식으로 퍼포먼스를 곁들인 행위예술을 선보였다.

이어 연극인 박정자, 김은석, 안정아 씨 3인이 등장한 낭독극 〈나무가 눈 뜰 때〉가 무대를 펼쳐졌다.

이번 낭독극은 선학원에 계시던 만해 스님이 병을 얻어 옮긴 말년의 거처 심우장을 배경으로 가상의 소나무, 향나무, 풍란을 의인화한 무대다. 주인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던 세 식물들은 마포형무소에서 옥사한 일송 김동삼 선생의 유해를 직접 모셔오는 만해 스님을 보는 장면에서 크게 감동하고 극은 클라이막스가 된다.

“서슬퍼런 일제의 눈 때문에 아무도 모셔가지 않는 유해를 인수해 10리 넘게 지고 온 길이 어땠을까?”라는 박정자 씨의 울림있는 목소리에서 관객들은 만해 스님의 울분과 슬픔이 세대를 넘어 공감함을 느낄 수 있었다.

   
▲ 정가악회 <기다림의 바다>

마지막 공연은 전통음악을 현대의 음악형식과 결합해 깊은 울림을 전하는 ‘정가악회’의 <기다림의 바다>가 장식했다. 정가악회는 2000년 창단한 전문 국악단체로 전통음악이 가진 미학에 대한 해석이 깊고 탁월하며 현대음악과의 절묘한 접점을 찾아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정가악회는 먼저 만해 스님이 백담사로 간 모습과 백담사에서 시를 쓸 때,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올 때의 마음을 묘사한 〈미탄〉을 공연했다.

다음으로는 “꽃송이에는 아침이슬이 아직 마르지 아니한가 하였더니 아아 나의 눈물이 떨어질 줄이야 꽃이 먼저 알았습니다”라는 만해 스님의 시 〈참말인가요〉가 삽입된 〈꽃이 먼저 알어〉와 〈알리오〉라는 곡을 선보였다. 스님의 아름다운 시 언어에 입혀진 선율은 듣는 이의 가슴을 때론 뜨겁게 달구고 때론 촉촉하게 적셨다.

만해 스님의 시를 돌림노래처럼 낭독하면서 배경으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음악이 흐르고 마지막에는 《반야심경》으로 마무리되는 창작곡 구성은 이번 예술제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만해예술제를 준비한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인사말에서 “3․1 운동으로 서대문형무소에서 3년 옥고를 치르고 출옥한 만해 스님을 모셔서 미완의 독립운동을 다시 전개하자고 당시 민족의 선각자, 의식있는 일부 지사들이 설립한 곳이 선학원”이라며 “만해 스님은 선학원에 1921년부터 10년간 주석하시면서 신간회, 물산장려, 6 10만세운동 등과 만당회 당수 등의 활동으로 미완의 독립운동을 성취하고자 무진 애를 쓰셨다”고 선학원을 먼저 설명했다.

이어 “병을 얻어 1933년에 심우장으로 들어간 만해 스님이 독립을 한 해 앞둔 44년에 입적하셨다”라며 “그토록 간절하게 노력하고 앞장섰지만 독립을 못보고 가신 것을 생각하며 ‘기다림’을 오늘의 주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만해 스님의 글 중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일이면 칼날 위에서 정의를 구하라’라는 구절을 금년 만해행사의 주제어로 삼았다”라며 “예술제에 동참한 분들이 만해 스님이 추구하던 사상, 그 기다림의 세계에 같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만해예술제는 6월 29일 오후 10시 30분 BTN을 통해 녹화 중계된다. 녹화중계 재방송은 6월 30일 오후 4시와 7월 1일 오후 2시이다.

한편 선학원은 지난 4일 ‘만해 한용운과 독립운동’을 주제로 학술제를 개최했고 입적일인 29일 오후 4시에는 서울시 종로구 소재 AW컨벤션센터에서 만해추모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글 = 박선영 기자, 사진 = 이창윤 기자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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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9-06-23 14: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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