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평위 "신앙 우선할 거면 황교안 대표직 내려놓아야"
조계종 종평위 "신앙 우선할 거면 황교안 대표직 내려놓아야"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9.05.23 20:09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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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법요식서 합장과 관불의식 거부한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2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합장과 관불의식 등 불교의례를 거부한 것 관련,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신앙을 우선할 거면 공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만당 스님, 이하 종평위)는 22일 "번뇌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입니다" 제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는 부처님오신날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봉축법어이다.

종평위는 "황 대표는 '지구촌의 진정한 평화는 어떤 무력이나 현란한 정치나 어느 한 이념으로써 가능하지 않다'는 종정 진제 스님의 봉축 법어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배타적 종교와 극단적 이념으로 테러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황 대표는 어떤 원칙과 기준을 가질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12일 영천 은해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해서는 합장을 하지 않았다. 관불의식 때도 손사레 치며 외면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다음은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의 입장문 전문이다.
 

번뇌煩惱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救援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입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의례 논란에 부쳐 -

지난 5월 12일,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한 사찰에서 진행된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던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가 합장과 관불(灌佛) 의식을 거부했다고 하여 모든 언론에서 기사화되고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날에 이러한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불교계에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받아들이며, 깊은 우려와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황교안 대표가 믿고 따르는 종교와 신앙 생활을 존중합니다.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함부로 남의 신앙을 폄훼하거나 다른 종교 행위를 강요하는 것은 모두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황교안 대표가 스스로 법요식에 참석을 한 것은 자연인 황교안이나 독실한 기독교인 황교안이기 때문이 아니라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지도자로서 참석한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지도자이기 보다는 개인의 생각과 입장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의 황교안 대표의 모습은 단순히 종교의 문제를 넘어 상식과 합리성, 존중과 이해를 갖추지 못한 모습이기에 깊은 우려를 표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신앙에만 투철했던 황교안 대표로서는 불교 의례를 따르는 것이 불편하고 옳지 않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날 이렇게 우려할만한 언행을 해 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지구촌 곳곳은 배타적 종교와 극단적 이념으로 테러와 분쟁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원한과 보복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구촌의 진정한 평화는 어떤 무력이나 현란(絢爛)한 정치나 어느 한 이념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황교안 대표가 참석했던 불기2563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발표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예하의 봉축 법어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습니다. ‘배타적 종교와 극단적 이념으로 테러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는 어떤 원칙과 기준을 가질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이러한 상황에서 남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는 오로지 나만의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개인의 삶을 펼쳐 나가는 것이 오히려 황교안 대표 개인을 위한 행복의 길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독재와 권위의 시대를 지나 민주와 평등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여정에서 우리는 획일화하고 통제되었던 과거와 달리 다양성과 차이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함을 알게 되었고,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의 범주에서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정치인, 특히 지도자들이야말로 이러한 자세를 가장 잘 실천해야 할 당사자들입니다. 사회 통합 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어야 할 책무를 이 시대의 지도자들은 짊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고 따르고자 하는 거룩한 스승들이 있습니다. 설사 내가 섬기지 않는 스승이라 하더라도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정상적인 지식인이자 교양인으로서 그 예를 갖추는 것조차 손사래를 칠 정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과연 우리 사회를 얼마나 행복하게 이끌고 나갈지 우려됩니다.

십여 년 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장에서 거룩한 인류의 스승들을 올바로 볼 수 있는 지혜를 직접 일러주신 종정 예하의 봉축 법어를 황교안 대표님께 전해드리며 그 뜻을 화두삼아 지도자로서의 자세에 대해 깊이 참구하시기를 바랍니다.

번뇌煩惱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救援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입니다.

불기 2563년 5월 22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기사제보 ceta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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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우 2019-05-30 14:20:56
mb랑 다를바가 하나도 없어보인다 ..
"절에를 안가봐서 예법을 잘몰랐다"는 거짓말을
믿을사람이 있다고 얘기하나?
잘나갈때 불교행사에 한번도 안가봤다는 얘기인가?
설령 그렇다치더라도 눈치껐 옆사람 따라하면 될것이고
수행팀들은 그리행동할줄 전혀 몰랐단 말인가?
앞으로는 불교행사에와서 지지해달라고 하지말고
그냥 그쪽에서 지지호소하며 지내는게 좋겠다 ..
보면 열받으니까 ..

긴말 필요없고 2019-05-27 15:03:19
황교안 대표는 지도자가 될 자질이 없고 그릇이 적으며 기본이 없는 사람이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가장 기초상식도 갖추지 못하고 어영부영 사찰에 나온 처사부터 벌써 이사람은 지도자감이 못되니 정치인의 길을 내려놓으심이 마땅합니다
이만한 일도 매끄럽게 처리못하는사람을 무슨일을 맡기겟어요?

갈등조작은 나빠요 2019-05-25 12:55:14
황교안보다 이기흥이 더 쪽팔린다는걸 알아야지!
아마도 두분은 친할낀데?

남탓 2019-05-25 12:51:39
황교안이고 나발이고 평소 국민들에게 불교가 어떻게 다가가고 있었는지 자성할 생각은.안하고 겨우 기독교인 탓만 하고 있으니
니들의 한계가 딱 거기까진거다

경남 부산 현수막걸라 2019-05-24 10:06:39
개독 장로 황교안은

공공연히 기독교 앞세우고 있다

불교를 보란듯이 폄하한다

일찍 대통령 후보되기전에

아웃시키자

불교계도 뭉쳐야 한다

부처가 좌파라니

미이친 기독교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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