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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존재이유를 모독한 화장실 위치
[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55
2019년 04월 29일 (월) 17:56:48 김규순 지리학박사
   
▲ 왕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고 여긴 교태전의 후원 아미산

경복궁은 왕의 생활공간과 유희공간 그리고 통치공간이 집약되어 있는 곳으로 지금은 최고의 역사문화 관광공간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 왕실은 조선 문화의 선봉장이었고 뿌리 역할을 하였으므로 경복궁은 조선의 유교문화를 구현하는 최상의 공간이었다.

알다시피 경복궁은 철저하게 제왕풍수의 준거 하에 배치되었다. 그 원리의 핵심은 왕기(王氣)이다. 도선국사는 삼각산이 왕기의 상징이라고 했으니, 이에 삼각산의 왕기는 보현봉을 거쳐 백악산에 이르는 것으로 여겼고, 이를 바탕으로 정도전은 백악산과 아미산까지 연결되는 지맥을 자연그대로 보존하였고 아미산 아래로는 교태전과 강녕전, 사정전과 근정전까지 일직선으로 배치하였는데, 이는 왕기(王氣)가 흐르는 지맥에 왕과 왕비의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다.

   
▲ 왕기가 궁궐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금천에 흐르는 물을 공급하기 위해 외부의 물을 끌어들인 도랑


경복궁을 원형대로 보전하고 유지하고 복구하는데 많은 예산과 상당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을 궁궐답사 때마다 경복궁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복궁은 건물 뿐만 아니라 개천이나 통로와 연못까지 전체가 하나의 문화 공간이다. 조선시대의 건물을 복원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반면에 복원이 아닌 전혀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에는 문화콘텐츠의 보존과 훼손 여부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고려가 있어야 한다.

   
▲ 왕기의 보존을 목표로 태종이 만든 금천. 물이 흘러야 진정한 콘텐츠의 완성을 관광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궐보존과 유지와 복원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화장실을 지어놓았다. 과연 화장실이 있는 장소가 궁궐의 문화콘텐츠를 훼손하고 있지 않은지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향원정 동쪽에 있는 화장실은 실로 문제가 심각한 장소이다. 백악산에서 능선이 아미산으로 이어지는 중간지점에 화장실을 세워놓았다. 이는 왕기가 흐르는 지맥에 화장실을 지었으니 이는 경복궁의 존재이유를 망각한 처사이다. 왕기가 흐르는 지맥 위에는 왕의 전각 외에는 지을 수 없다는 원칙이 있다. 공간은 그 존재이유를 보호해야 한다. 넓은 장소에서 왜 하필 그곳에 화장실을 지었는지 궁금하다. 정말로 경복궁의 문화콘텐츠를 살펴보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향원정 동쪽의 화장실은 경복궁을 모독한 것이며 경복궁 콘텐츠를 무시한 것이다.

   
▲ 왕기가 지나가는 기맥에 지은 화장실, 경복궁의 존재 이유를 무시한 처사이다


북궐도를 잘 살펴보기 바라며 담당관청이나 부서는 향원정 동쪽 화장실을 신속하게 이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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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9-04-29 17:56:48]  
[최종수정시간 : 2019-04-29 18: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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