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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 서초경찰서장님께
바른불교재자모임 임지연 상임대표, 29일 공개편지
2019년 04월 29일 (월) 17:15:11 서현욱 기자 mytrea70@gmail.com

서초경찰서장님께.

   
▲ 바른불교재가모임 임지연 상임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 임지연이라고 합니다. 불철주야 시민들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을 지켜주시기 위한 서초경찰서의 노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의 감로수 사건 배임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부탁드리기 위해 이렇게 서장님께 편지를 씁니다. 아름다운 일로 편지를 쓴다면 좋겠지만, 종단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한 마음 큽니다.

제가 불교 개혁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약 4년 전입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저는 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것 외에 다른 삶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바른불교재가모임을 알게 되었고,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조계종단의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겠다는 종교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는 권력을 쥐고 있는 승려들 중심으로 돈 선거와 각종 폭력, 성차별, 사찰, 언론탄압 등 사회에서도 엄하게 다스리고 있는 온갖 부정한 행위들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 공분을 살만큼 큰 잘못들임에도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 없이, 오히려 이를 지적하는 불자들을 해종세력, 외부세력이라 낙인찍으며 탄압하길 즐겼습니다.

지혜와 자비, 평화와 생명이라 적힌 가면 뒤에 가려진 종단의 실제 모습은 어리석음과 무자비, 갈등과 고통의 유발자였습니다. 정의로운 분노의 마음을 가진 불자들은 종단 내 정화 능력을 강조하며 종단이 스스로 반성하고 잘못을 바로잡아 가길 바랐지만, 이에 대한 응답은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사회법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안타까운 사건이나 종교 관련 일이라 처벌에 한계가 있다. 종단 내에서 책임 있게 처리하길 바란다’는 결론으로 더욱 큰 실망감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온갖 부정한 잘못들이 버젓이 행해졌고 자체 정화 능력도 없는데, 종교 관련 일이라 처벌할 수 없다니, ‘종교는 치외법권의 영역인 걸까, 왜 그런 특권을 누리는 걸까,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시민들은 조그만 잘못에도 다 처벌을 받는데, 종단의 거대한 잘못이 우리 사회를 좀 먹고 있어도 괜찮다는 걸까, 종단 내에서 일어난 부정한 행위로 고통을 당하는 불자들은 그저 참고 견뎌야만 하는 걸까?’, 스스로 되묻길 반복하며 나름의 의미를 찾고자 했지만, 쓰리고 비통한 심정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감로수 사건은 그간 종단에서 일어난 일들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있었던 불교단체들의 비판을 넘어 이제는 종단 내에서 자정과 개혁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시민들이 하나씩 깨어나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듯이, 일반 신자를 포함하여 종무원들이 하나씩 깨어나 보다 나은 종단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이번 감로수 사건을 계기로 도대체 그간 종단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소상히 밝혀져 잘못은 한 사람에게 제대된 처분이 내려지길 기대합니다. 아이가 잘못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그대로 둘 어른은 없을 것입니다. 어른으로서 당장엔 가슴이 아프겠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종단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기도 한 불자들의 고통이 치유될 수 있도록 이번 감로수 사건에 대한 철저하고 엄중한 수사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감로수 사건을 바라보는 불자의 심정을 전하며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2015년 겨울, 총장선거 과정의 부당함과 총장의 논문표절 행위를 비판하며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은 약 50일간 단식을 합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학생의 단식에도 학교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종단은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상황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올곧은 마음을 응원하며, 각종 사찰과 회유로 인한 모멸감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형형한 눈빛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거리 집회 중 그 어머니와 저는 부둥켜안고 한참을 크게 울었습니다. 아들이야 제 길을 간다지만, 하루하루 말라가는 어미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려야 할까요? 감로수 사건을 대하는 불자들의 마음은 아들을 보살피고 살리려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습니다. 서장님께 거듭 요청 드립니다. 불자들의 애타는 마음을 떠올리시어, 감로수 사건의 전모를 밝혀 비리로 오염된 감로수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진짜 감로수를 맛보게 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길 빌며,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9년 4월 29일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
임지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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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9-04-29 17:15:11]  
[최종수정시간 : 2019-04-29 17: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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