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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 건립이 종단운영 기본 틀이라는데...
[기고] 우선순위 문제…백만명 모집 과연 가능할지.
2019년 03월 26일 (화) 09:38:18 법응 스님 (불교사회연구소) dasan2580@gmail.com
   
 

필자는 아직 조계종의 <종헌>해설집을 접하지 못했다. 조계종이라면 <종헌>에 대한 해설집을 발행해서 자체교육은 물론 불자들에게 조계종의 이념과 목적 그리고 종교 활동의 방향이 무엇인지 널리 알려야 마땅하다. 새삼스럽게 종헌 해설집을 들먹이는 것은 조계종이 불자와 출가자 감소 그리고 사회적 위상이 추락하는 원인 중 하나는 종단 구성원들의 내면에 종도로서 그 이념이 확고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갈 길을 잃고 파행이 지속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종단의 원로와 총무원장을 비롯해 교구본사 주지와 종회의원들만이라도 불교와 종단에 대한 확고한 이념과 철학으로 무장돼 있다면 적어도 조계종과 한국불교의 건강성은 담보될 것이다.

불교종단이 400여개에 이른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한국학중앙연구원이 2011년에 조사한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국내 불교 종단은 265개였다. 이렇게 도처에 수백 개의 불교종단이 난립해서 호도된 불교가 뿌리내리는 것 역시 대표종단이라는 조계종이 국민과 불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종단이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고 힘을 제대로 못쓰니 그 틈새를 비집고 너도나도 창종을 해서 교주가 되려는 자들이 넘친다.

한국불교가 아무리 통불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근래 외국에서 들어온 온갖 명상법이 난무하는 가운데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각각의 지향자들이 끝도 없이 대립하고, 모두 각자의 소리로 참선, 기도, 염불 등 자신들의 수행방법만이 옳다고 하니 백가쟁명의 놀이터가 따로 없다. 불교의 다양한 방편에 대한 여러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며 발전적일 것이다. 그러나 종헌과 종지에 기반하지 않고 종단의 정체성에 반하거나 대중을 오판케 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종단의 화쟁위원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수행과 교리에 대한 종단내부 구성원들의 소모적인 다툼과 갈등, 군소 종단의 난립을 그치게 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어느 집단이든 구성원들에 대해 내부규약(이념과 정신)을 지속적으로 확인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구성원들 자체가 내부 규약에 대한 자기 확신이 부족하게 되면 그 조직은 내부로부터 무너지게 되어 있다. 바로 오늘의 우리 종단이 처한 현실이다.

최근 보도에 현 총무원장 스님의 숙원사업으로 오는 4월 17일에 ‘백만원력결집 모연을 위한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한다. 백만불자를 구성해서 일일 100원씩 모연을 해서 ‘조계종 요양병원·요양원’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불교신문> 보도를 인용하면 “백년대계본부에 따르면 출가자 감소와 은퇴자 출가 등으로 만65세 이상 스님 비율이 5년 뒤인 2024년에는 36.1%, 15년 뒤인 2034년에는 54.8%에 달한다. 때문에 요양시설 건립 불사는 이 같은 초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종단 기본적 틀을 만드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 했다.

곧 고희에 들어 설 필자로서도 반가운 소식이고 필요한 시설이라는데 공감한다. 그런데 어째서 “종단 기본적 틀을 만드는 작업”의 우선순위가 요양병원이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국의 각 교구본사는 본사별 노후 대책이 필요 없으며 중앙에서 집중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것인지 종단 정책의 방향부터 혼란스럽다.

백만 명에 대한 구체적인 연차적 계획도 제대로 기획될지 의문이다. 그동안의 보도에 따르면 10년이 넘게 진행해 오고 있는 조계종신도증 발급자가 2013년 기준으로 21만 명이다. 아마 현재도 30만 명이 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종단 집행부가 100만 불자의 원력을 모으겠다고 할 때는 내부적으로 세밀한 모집에 대한 계획이 있었을 것이나 과연 가당할지 의문이며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라면 남은 기간 동안 깊은 연구와 정보의 수집을 제안한다.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재직 시절 소위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일명 아쇼카선언)’을 졸속으로 준비한 사례가 있었다. 종단이 조계종과 총무원장의 명칭을 걸고서 대내외적으로 하는 사업은 그 준비과정에서 불교와 종단이념에 부합하는지, 종단의 현실에 우선사업으로 가당한지, 그 결과는 반드시 긍정적으로 회향이 가능하며 내부 추동력은 충분한지 등 깊고 넓게 착안해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종단과 현 원행 총무원장스님에게 시급한 문제는 흩어지고 얇아지는 종도들의 정신세계를 건강하고 건실하게 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종교집단이 정신적으로 약해지면 이는 자성(磁性)을 잃은 지남철과 같아 결코 그 어떠한 것도 끌어당기거나 와서 부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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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9-03-26 09:34:09]  
[최종수정시간 : 2019-03-26 13:11:15]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몽구리 2019-03-30 08:17:16

    모처럼 제대로 바라보는 시각을 쓴것 같은데 불교닷컴부터 선학원이나 태고종 사건을 본질적을 잘 접근하고 있는지 점검하면 좋겠습니다. 조계종을 공격해서 정체성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이곳에 글을 쓰면서 조계종 비판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신고 | 삭제

    • 사바세계 2019-03-26 16:53:39

      좋은글 참 잘쓰신듯. 경책의 마음으로 받아드립니다..
      어떤 정치적 이해를 떠나 정치하는 스님들이 꼭 마음에담아
      개인의 이익이전에 마음을담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마음입니다..신고 | 삭제

      • 기대는 견몽일세 2019-03-26 16:01:45

        뭘해도 뜯길 것 같은 기분, 그냥 각자 배나 불리다 가는 거지 뭐...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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