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 스님 단식일기 ⑥] 立春少葉-應然餘塵
[설조 스님 단식일기 ⑥] 立春少葉-應然餘塵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3.19 11:25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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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감싼 자가 국무위원이 된다니..."
▲ 설조 스님 단식일기 立春少葉-應然餘塵

#2019년 3월 11일(월) 단식 26일째

내 스스로 생각하여도 부끄럽다.

내 정진력으로, 내 수행력으로 이웃을 설득하여 교단을 맑게 하지 못하고 부처님께 매달리는 일이 참으로 부끄럽다.

이것이 다 실답게 살지 못한 과보요, 병을 핑계 삼아 정진하지 않은 결과다.

참회라도 진실히 하고, 원이라도 바로 세워 교단을 위한 거름이 되도록 마무리를 잘하여야 겠다.

123(최고 혈압) 82(최저 혈압) 63(맥박)

#2019년 3월 12일(화) 단식 27일째.

바늘 허리를 묶은 이들 중에 두 사람이 왔다. 불광사 신도들이었다.

단식을 중단하라는 뜻인 듯하다. 어떤 불광 거사의 글을 가져 왔다.

그들 나름의 바람이나 지난여름 일도 경험하였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개 사찰의 평온함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불광사에서 큰 물의를 빚은 사람이 불광사의 한 지분을 유지한 채 몸만 떠나서 포교원장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 이들의 결정이 상식적인지 알 수 없다.

지위나 중요성으로 보아도 포교원장이 우위라고 할 상위인데 불광사만 제외하고 그자가 어디에 있던 관계없다고 생각한 것이 과연 지성적 불자라는 이들이 매듭지은 결과인가?

나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내 지분만 건드리지 않으면 관계없다는 사고가 승속관계 없이 두루한가 보다. 하기사 이 시대 한국교단 사부대중의 공업이여서 겠지.

이 틀을 깨지 않고는 새로운 교단의 모양은....

123(최고 혈압) 82(최저 혈압) 64(맥박)
 

#2019년 3월 13일(목) 단식 28일째.

들리는 말에 전 원장시절에 감사원의 감사를 막아 주었던 당시 법사위원장 박 모가 국무위원으로 지명되어 청문회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저들을 감싸주었던 자가 국무위원이 된다니 환희하겠지, 그러나 그 반대 입장의 불자들이라면 어찌 생각할까...

이러나 저러나 각자의 역량만큼 누리는 것인데 불자들이 본분을 몰라 적폐들에게 점령당하여 서도 점령군인 적폐의 눈치 보느라 도둑이야 소리도 못 지르니 누굴 탓하랴.

그도 그렇지만 백성들의 세금으로 백성들을 보호한다면서 적폐들의 하수가 되어 그들 보호에 앞장서는 이들도 공복이라 하니 그자들의 눈에는 적폐들에게 짓밟히는 주인보다는 자기들과 잘 어울리는 도적들이 주인으로 보이나 보다.

못난 주인은 공복들로부터도 외면 당하나?

123(최고 혈압) 82(최저 혈압) 64(맥박)
 

#2019년 3월 14일(목) 단식 29일째.

대청 스님이 어제 늦게 와서 아침 일찍 갔다. 바쁜 일정에도 찾아와서 고마웠다. 나 보다 더 그가 걱정스러웠다. 세상이 하 이상하니.

BBSTV. 원빈 스님의 불교인문학을 유투브에서 보았다. 타국의 불교를 급작스레 모사하거나 답습하지 않고도 불교를 잘 하는 이도 있어서 퍽 안심되었다.

흔히 타방의 것을 본 받는 것이 선망의 대상인양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전통 가사장삼에 기본교리를 바탕으로 인문과학을 인용한 설교는 보기 좋았다.

마치 한쪽에서는 나무들이 늙어서 삭아 주저 앉는데, 한쪽에서는 싱싱하게 새싹이 자라는 듯한 현상이랄까...

이런 바람직한 변화들이 있어 다행이다.

125(최고 혈압) 83(최저 혈압) 64(맥박)
 

#2019년 3월 15일(금) 단식 30일째.

법응 스님과 장 대표와 설봉 화백이 왔다.

단식을 중단하라는 간곡한 말림이었다.

요번에는 여름철에 범했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

지난 여름철에 생을 바꾸었으면 오늘의 이런 참상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미친놈의 장난도, 절실했던 불자들도 실망하는 일이 없었을 터인데 잠깐 오판으로 종단은 단식하기 전 보다 더 어렵게 미끄러지지 않았는가.

말리는 분들의 뜻도 간절하나 늙은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종단의 중한 병이고 재난이 아닌가.

내가 이 재난 극복의 전환점이 되고자 함이 무리하거나 부당한 일이 아니고 죄업을 많이 짓고 수행을 열심히 하지 않은 업을 녹일 일로 보고 헌신함이 당연한 일이다.

종단이 적폐들에게 강점당했다고, 문정부와 함수관계라고, 숨이 멎을 때까지 외치다 가야 한다.

적주와 적폐들은 남의 종단에 잠입하여 난장판을 만드는데 설사 평정은 못한다 하여도 “도적이야” 소리도 못 친다면 중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

가는 길은 내 의사로 가야 한다.

늦게 조, 백, 김 거사와 한 보살이 왔다.

115(최고 혈압) 89(최저 혈압) 65(맥박)

#2019년 3월 16일(토) 단식 31일째.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간직하고 행해야 할 소중한 말씀이 마음을 바르고 맑게 하라는 “반야바라밀”이리고 설교하였다.

경주 유교수가 왔었다.

또 다 같이 단식 만류고 걱정이었다.

다 따뜻한 인정이나 교단정립을 위한 방법과 순서의 차이에서 오는 일이었다.

용주사 문제의 해결방법을 일러주었다.

내실한 선지식 큰스님의 자비로 용주사가 적폐의 소굴로 전락한 것을 구해 주십사고 송담 큰스님께 100일 기도를 드리라고 하였다.

전래로 진실한 선지식은 선신이 옹호하는 바이니 송담 큰스님의 자비심에 호소하면 용주사 재난은 평정된다고 하였다.

정상배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적폐일당이 움직일 수 있는 표 보다는 송담 큰스님을 믿고 존경하는 불자들의 수가 더 크니 감히 어쩌지 못할 것이고 적폐청산은 불법으로 보아도 옳고 건전한 사회로 보아도 옳고 정상배의 표 계산으로도 이익되는 일이니 꼭 성사될 것이라 하였다.

나무 불타야!

130(최고 혈압) 89(최저 혈압) 65(맥박)
 

#2019년 3월 17일(일) 단식 32일째.

목욕을 하였다. 체중이 66.45Kg였다.

7, 8명의 불자들이 다녀갔다.

단식 중단을 말하나, 자기들이 문 정부와 적폐 일당의 유착관계를 끊겠다는 말은 누구도 하지 않았다. 소위 살아있는 권력이어서 선뜻 말이라도 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혹자들은 효율성을 말하기도 한다. 때가 아니란다.

도둑이야! 살인이야! 불이야! 하는 급박한 외침도 때를 기다렸다가 하는가 보다.

오늘의 종단 현실이 위급상황이 아니라고 보는가 보다. 이 이상 어찌되어야 위급상황이란 말인가? 적주와 도적패와 외도들과 정상배의 유착이 얼마나 심화돼야 위급상황이란 말인가.

나는 이 세상에 올 때는 업력으로 왔지만 떠날 때는 내 의지대로 가고 싶다.

남들은 나를 보고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한다. 즉, 귀한 목숨을 걸고하는 일에 보람이 없다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승만경>에 이르시기를

“거두어 들어야 할 바른 법과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일은 다르지 않습니다.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은 몸과 목숨과 재산을 다 버리기 때문입니다. 몸을 버린다 함은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서 생로병사를 떠나 무너지지 않고 바뀌지 않으며 생각할 수 없는 공덕인 여래의 법신을 얻는 것입니다. 목숨을 버린다 함은 죽음을 완전히 떠나 끝이 없으며 항상 머물고 생각할 수 없는 공덕과 불법을 얻는 것입니다.”

늙어 기력 없는 몸을 버려 교단의 정립에 거름이 되면, 교단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서 좋고, 불자들의 도량을 청정하게 만들어서 좋고, 부수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공덕과 불법을 얻는다니 이 세상 저비용 고효율이 있을까.

아, 나무 불타야!

131(최고 혈압) 87(최저 혈압) 65(맥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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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9-03-25 14:08:33
중계?

관세음보살 2019-03-22 18:23:58
불교닷컴에서 관세음보살 댓글에 반대를 하는자는 개독인가
어떤 몰상식한 자인가?

관세음보살 2019-03-21 18:00:33
관세음보살

마지막 잎새 2019-03-21 08:52:50
그시절 푸르름 어느 낙엽지고
달빛만 싸늘히 허전한 거리

바람도 살며시 비껴가건만
그얼마나 참았던 사무친 상처길래

흐느끼며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

젊은날의 배호는 보리고개시절 사무친 상처를 앉고 무대에서 쓰러졌습니다.
늙은날의 설조는 적주비구시절 사무친 통증을 앉고 교단에서 꺼져가고 있습니다.

두인물의 공통점은 ~
"마지막 잎새"라는 사실입니다.

노파심 2019-03-20 10:51:06
수행자의 기본의지는 자신의 영달을 멀리함이고
중벼슬이 닭벼슬이라..허공속에 영상의 화려함이나
만져보면 실체없는 허황됨이니 익어야 맛이들고
차야 숙여지지요.

설조스님은 자신의 영화를 포기했고 육체를 버리면서
불교청정을 호소하는데..기껏 찾아와서 염장지르는 분들은
무슨 생각으로 사는건지,
부끄러운줄 모르는 빨간엉덩이 원숭이들 같으니..

禪의 실체는 자유로움이고
자유로움의 실체는 무집착이니
수행자의 상징인 승복은
오계속에 자유로운 구속으로
걸렸으나 힘쓰지 않는
진실한 수행자의 몫이라네

설조스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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